필명: 지투맘 / 이름: 전영아 / 아이디 : jinakang/ 이메일주소:[email protected]

지난 여름에 봤었죠. '넌 특별하단다'
아마도 연우극장에서 봤던 첫 번째 공연이었던걸로 기억되네요.
아이들 공연에서 라이브로 연주되어지는 공연은 처음이었기에 더욱더
기억에 남아있는 '넌 특별하단다'.
싸래기 눈이 내리다가 비가 되어 추적거리는 날씨에
작은 놈 등에 업고 가는 길도 버겁지 않게 생각했던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봐야만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되는 공연이었기 때문이죠.

나에게 나의 특별함을, 아이들에게 아이들의 특별함을,
모두에게 개개인의 특별함을 어서 말해주길 바라며
엘리 목수의 그림자를 뚫어져라 쳐다보았죠.
나무마을의 작은 나무사람들을 만들어주는 엘리목수의 그림자가 왜그리 반갑던지...
사랑을 담은 손길로 나무를 다듬어 생명을 넣어주고
그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조심스레 어루만져주는 목수,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나를 기준으로 나를 평가하는 내 자신의 소심함에
다시 한 번 용기를 불어넣어 주던 엘리 목수의 온화하고 확신에 찬 목소리가
귓가를 맴맴 맴돌다 가슴으로 파고 들어오네요.
이번에도 펀과 엘리 목수의 대화에 고개를 끄덕여 봤어요.
'전 자꾸만 넘어지는걸요.'
'그럼 버얼떡 일어나면 되지!'
그렇죠.
벌떡 일어나면 되는걸 넘어졌다는 사실만 부끄러워
일어날 생각을 안하고 있다면 그냥 넘어진채로 살아야하겠죠.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다른 이의 기준에 못 미치는 아이의 자그마한 실수에 아파하고,
부질없는 닥달로 아이에게 아픔을 주는 미련한 엄마의 모습을 부끄럽게 만드네요.
여전히 생기 발랄한 쌍둥이의 연기... 정말 제대로죠.
여름보다 더 귀여워진 쌍둥이의 여자 연기자분, 제일로 반갑더군요.
이쁜이와 마법사 연기하시는 분이 바뀌셨던데
예전부터 그냥 그 자리에 있었던 분들 같았어요.
라이브 반주에 살랑살랑 흔들리던 몸짓도,소리 자체가 음악인듯했던 효과음도,
정말 좋았죠.
루 언니의 노래 소리를 듣고 우리 10살짜리 큰 아이가
'엄마, 루 언니 음감 참 좋다.'
뭘 알고나 하는 소리인지,,,^*^

1시간 1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지난 여름에는 채 30개월이 되기전인 둘째가 조금 힘들어 하더니
오늘은 제법 공연을 즐기더군요.
좋은 공연과 더불어 커가고 있는 작은 아이의 발전을 보는 것도 큰 기쁨이네요.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나와서 아이들의 흥을 돋구워주며 자리까지 잡아주시던
연출자분과(나이가 드니 기억력이 흐릿해져서 이름이 가물가물) 연주하시던
분들의 작은 친절과 배려가 기다리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하더군요.
공연이 끝나고 나서는 사진 찍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디카로 사진을 찍어 홈피에 올려주신대요.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 주시는 마음 아주 감사하게 느끼며
'나뭇결 생생'인사를 하고 나서니 찬 바람도 시원하게 느껴지는 여유가 생기네요.
내 자신에게 화가 나거나, 아이에게 화가 나면 나즈막히 속삭여 보세요.

나뭇결 생.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