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회원 초대권으로 어제 오후에 아이 둘을 데리고 다녀왔습니다.

'타임머신 타고가는 장래희망체험전' 거창한 타이틀, 아이가 구체적인 체험으로 커서 무엇이 되면 좋을까에 대해 한번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자 기대를 많이 하고 갔는데....

어떤 선입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사실 관람후기 같은 건 미리 읽어보지 않았구요.

큰 아이는 초등 1학년인데 학교에서 구독하는 소년조선일보에서 이 장래희망체험전에 대한 기사를 읽고 평소 자신의 꿈인 발명가, 마술가의 방에 큰 관심을 가졌었죠.

 

연말이라 여기저기 많이 붐비기는 해도 평일 오후라 크게 북적이지 않고 관람하기에는 적정인원이 입장했는데... 입구에서부터 가슴까지 울려대는 소음으로 아이들 뿐 아니라 제 정신까지 쏙 빼놓아버렸습니다.

 

색다른 체험을 통해 15개의 방에서 어른들의 직업세계를 경험하고 아이들이 희망, 목표를 가질 수 있게 한다는 문구는 그저 홍보성 멘트에 지나지 않아 그저 예술가의 방에서 드럼을 두드리고 펜으로 그림을 그리고 스포츠인의 방에서 공을 던져 집어 넣은게 전부라고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사실 제일 의문스러운 건 왜 사차원 블랙혹을 지나(아이들만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도록 해놓았더군요)제일 처음 접하는게 끔찍한 감옥인지.. 꿈, 희망과는 너무 거리가 먼 공포라 여겨지거든요.

 

이미 삼성어린이박물관에서 발로 밟아 소리를 내는 피아노건반을 접해본 아이들에게 그전 모형으로 설치해놓은 피아노는 아무런 호기심도 느끼게 해주지 못했고, 각각의 방에 전문 진행요원의 부재가 전시행정력의 문제를 노출하고 었었습니다.

 

각 방에 그 직업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구체적인 체험을 가능하게 해주는 진행요원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프로게이머의 방에서 큰아이가 분해해놓은 컴퓨터부품을 보며 평소 관심을 가졌던 CPU가 어떤건지 궁금해했는데 우스꽝스러운 복장의 진행요원은 난감해하며 설명을 못하더라구요.

 

그래도 좀 재미있게 보고 아이에게 뭐 하나라도 기억되는 체험학습을 만들어주고 싶으신 분은 'EVENT'를 미리 꼼꼼히 챙겨 그 시간에 맞춰가심이 낫을 것 같네요.

 

참, 마지막으로 출구 근처에 '사주보는곳'이라는 부스를 별도로 만들어놓은 것이 제일 눈에 거슬렸어요.

타임머신 타고 어른이 되어 신나게 체험하는 직업의 세계에서 '도사심이 아이의 성격과 직업을 꼭 찍어드립니다 . 복채 10000원'라는 불쾌한 상술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