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공연을 보러 조금 긴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가까이 덕양 어울림 극장이 있고, 세이브존에 어린이 전용 극장이 있어

 데리고 다니기 힘들어진 아이의 문화생활을 동네에서 해결하고 있었거든요.

 어릴 때는 저 멀리 교육문화회관까지도 공연만 좋다면 아이와 가곤 했는데,

 아이가 클수록 더 엄두가 안나네요. 이상하죠?

 

 집에서 한번 버스로 갈 수 있는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

 오늘 건주와 친구 2명과 함께 '달타냥과 삼총사'를 보러 다녀 왔습니다.

 꽤 오래 전에 예매를 해두었던 거지요.

 일찍 가서 좋은 좌석을 받아놓은 덕에 왼쪽 사이드이긴 하지만 앞자리에서 공연을 볼 수 있었죠.

 달타냥으로 마수리의 주인공인 아역 탤런트가 나왔죠. 친근감이 들더군요.

 재밌는 광대들의 쇼로 시작된 공연은 아이들의 눈높이를 딱~ 맞춘 작품이었습니다.

 

 삼총사의 원작과 조금 달리

 은퇴해야 할 지경에 이른 늙어버리고 힘이 없어진 삼총사가 등장했고,

 맹랑하면서 용감한 달타냥이 왕궁의 총사가 되기 위해 왕궁으로 찾아오면서 삼총사와 만납니다.

 달타냥이 삼총사와 결투를 해서 이기기도 하구요.

 뮤지컬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춤과 노래도 제법 많이 나옵니다.

 달타냥의 연기도 아주 좋았구요,

 배우들의 코믹하면서 아이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연기도 아주 좋았습니다.

 뚱뚱한 성인 배우들이 춤추는 모습은 귀엽기까지 했구요.

 엄마는 물론 아이들이 무척 재밌어했습니다.

 아이들의 눈망울이 어찌나 초롱초롱한지...

 중간에 등장한 올챙이 송과 댄스는 확실한 surprise를 우리에게 제공해주었고,

 그 이후 이루어진 쉬는 시간에는 배우들과 함께 만나는 시간이 주어져 더 신이 났었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마이크 성능 때문인지 배우들의 대사가 좀 작게 들렸다는 것과,

 흔들리는 바닷물이 시간이 갈수록 천이 밑으로 처지면서

 배우들이 배에 끼고 있는 배와 그 밑에 다리들이 다 들어났다는 것.^^

 

 먼거리 나들이를 피하고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아이가 공연을 지루해하고, 그로 인해 엄마가 아이를 달래면서 짜증이 나고

 그 상태에서 긴거리를 돌아오는 시간이 힘들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공연은 이러한 문제들을 하나도 야기시키지 않았고,

 공연이 끝나자 건주는 한번 더 보겠다고 조르기까지 하더군요. 처음 있는 일입니다.

 아주 재밌있었다는 아이들의 평가는 엄마의 기분까지 좋게하죠.

 나오면서 현수막에 그려져 있는 다른 공연들도 꼭 보여달라는 아이들에게

 다음주에 예매되어 있는 '오즈의 마법사'를 보러 다시 오기로 약속했답니다.

 

 사랑티켓과 단체관람을 이용하여 공연을 보아 공연비도 저렴했고,

 아이들과 엄마 모두 만족했던 공연이었습니다.

 추운 겨울, 집에만 웅크리고 있는 엄마와 아이들에게

 과감하게 추천하고 싶은 공연입니다. 꼭 한번 가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