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에서 선정릉 가까운 곳인데 몇년만에 가본것 같아요.

안내도를 보니 도로 때문에 제일 왼쪽 성종임금님 묘역이 아슬아슬하게 잘렸네요.

아쉬운 부분이지만 이렇게라도 서울 시내 한가운데 조선임금님의 묘역이 그대로 보존된 것이 정말 다행입니다. 

​

잼터 역사모둠터 수업은 매 차시 시작할 때마다

지난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다시 되새김질하고 오늘의 장소와 어떻게 연관지어지는지 이야기나눠봅니다.

아이들이 지난달 고궁박물관에서 배웠던 내용 잘 알고 있더라구요.

왕족의 무덤은 왕실의 위계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지요.  

[능]은 추존왕, 추존왕비, 왕과 왕비의 무덤이고 [원]은 왕세자와 왕세자비, 왕의 친아버지와 친어머니의 무덤을 말한답니다.

조선의 왕릉은 조선519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총 42기의 왕릉이 만들어졌는데

북한에 있는 2기를 제외한 40기가 모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분포도 ​

아이들 집중하는 모습... 너무 예쁘죠?? !!!

이 마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표시인데요.

가운데 사각형은 인간이 만든 인공물을 의미하고 바깥쪽의 원은 자연을 의미합니다.

사각형과 원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인간과 자연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을 나타내며 둥근 로고는 세계의 표상이고 보호의 심볼입니다.

전체적으로 인간이 만든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상호보존 및 자연과 인간의 연관성을 상징하는 것이지요.

아이들 옆으로 홍살문이 보이네요.

나쁜기운이 들어가지 말라고 세워둔 것이랍니다.

선릉 정릉 두 능을 만나러 온 거지만 조선왕릉 전체의 구조와 역사적 의미를 이야기해야하기 때문에

한곳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자세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아이들이 한눈 팔 새가 없더라구요. ^^

​

홍살문을 들어서면 돌이 깔려있는 두 갈래 길이 있는데 이 길을 참도라고 합니다.

울퉁불퉁한 돌로 깔려 있어 미끄러지거나 햇빛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거나 하는 일이 없답니다.

약간 높은 왼쪽길은 돌아가신 왕의 영혼이 다니는 신도이고

약간 낮은 오른쪽길은 참배하러 온 임금님이 다니는 길로 어도라고 한답니다.

이 네모난 돌은 [배위]라고 하는데 참도로 들어가기 전

제사를 지내러 온 왕이 돌아가신 왕의 혼령에게 네 번 절하는 곳이랍니다.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정자각은 한자로 정(丁)자 모양처럼 생겨서 정자각이라 부릅니다.

정자각 안에 제물을 차려놓고 무덤에 계신 돌아가신 왕에게 바치는 것이지요. ​

정자각 주변에 있는 건물들은 제사음식을 준비하는 수라간과 능을 지키는 관리인이 머무는 곳인 수복방

그리고 왕의 업적 또는 생애를 새겨놓은 비석이 들어가 있는 비각이 있습니다.  

사진에서 아이들 발 아래 보이는 석물은

정자각에서 제사를 지내고 난 축문을 태우는 곳으로 정자각 뒤의 서쪽편에 있고

예감, 소전대 또는 망료위 라고도 한답니다.

​

정자각 수라간 수복방 비각 예감 등 왕릉의 제향공간을 둘러본 후에

성종임금이 잠들어 계신 능침공간으로 올라가기 전에 조용한 곳에 둘러앉아

방금 둘러본 왕릉의 여러가지 구조를 복습하고 있습니다.

성종임금의 능침공간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고 있어요.

선생님의 설명을 한명도 빠짐없이 열심히 듣고 있는 아이들 너무 예뻐요.

능침앞에 있는 네모난 돌은 혼령이 나와 노는 곳이라 하여 혼유석이라고 합니다.

능침 앞 양쪽에 서 있는 돌기둥을 망주석이라고 하는데 혼이 무덤을 찾아올 때

멀리서 찾아올수 있도록 표지판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네비게이션~ 이라고 외치더라구요. ^^

병풍석은 무덤 아랫부분을 병풍처럼 둘러싼 돌이고 난간석은 12칸의 돌난간으로 봉분주변을 둘렀습니다.

능 앞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가운데 정자각과 수복방 수라간 비각이 보이네요.

뒤편에 보이는 빌딩들과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

선릉은 조선 제9대 임금 성종과 계비 정현왕후 윤씨를 모신 동원이강릉입니다.

서쪽언덕에 성종의 능침이, 동쪽 언덕에 정현왕후의 능침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동원이강릉이란 왕과 왕비의 능이 정자각 뒤편 좌우의 서로 다른 언덕위에 조성된 형태를 말합니다.

아하~  아까 그 정자각에서 성종과 정현왕후를 함께 모시는 거로군요. ^^

정현왕후의 봉분에는 병풍석 없이 난간석만 둘러져 있습니다.

성종임금의 봉분과 다른 점인데 왜 그럴까요?

조선의 제 7대 임금인 세조는 병풍석을 만드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백성들이 고통받는 것을 알고

자신의 무덤과 후대 왕들의 무덤에도 병풍석을 만들지 말라고 유언했습니다.

이 후로 대부분의 왕릉에는 병풍석을 만들지 않았는데 성종의 선릉은 풍수지리에 기대어

아들인 연산군과 한스럽게 죽은 폐비 윤씨의 원한을 피하고 싶어 병풍석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또 중종의 정릉과 문정왕후의 태릉과 명종의 강릉에 병풍석이 있는 이유는 문정왕후의 허영심때문이라고 하네요.

역사를 알면 알수록 재미있습니다.

정현왕후의 능침공간에서 홀대를 들고 있는 문인석, 장검을 짚고 서 있는 무인석 그리고 석양과 석호도 살펴보았습니다.

​

정릉으로 넘어가기 전에 복습하는 시간... 우리 아이들이 모두 초집중모드~  

정릉의 제향공간 정자각 옆면에 나란히 앉아 오늘 배운 내용을 전체적으로 퀴즈를 통해 복습해봅니다.

아이들과 조금 떨어져 있었던지라 모든 내용이 다 들리진 않았지만

선생님이 내는 퀴즈의 답이 너무 쉽다며 자신만만해하며 깔깔거리고

어찌나 즐겁게 수업을 하는지 지켜보는 엄마는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더군요.

홍살문 바깥쪽에는 제사를 준비하는 곳으로 재실이 있습니다.

제물을 마련하고 제례를 준비하는 모든 일이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왕이 제사를 지낼 때 잠시 휴식을 갖는 곳이기도 합니다.

평상시에는 제사에 사용하는 제기를 보관하거나 왕릉을 관리하는 능참봉이 머무는 곳이지요.

재실 옆에 500년 이상 된 은행나무, 노오란 은행잎이 너무 고와서 한 컷 ~

시간 넘는 시간동안 한명도 빠짐없이 초집중하며 조선왕릉에 대해 꼼꼼히 공부한 우리 아이들

헤어지기 전에 서로 손을 얹어 화이팅을 외쳐봅니다.

잼터역사모둠터 수업 화이팅~~ ^^

선정릉 입구에 위치한 선릉정릉 역사문화관도 둘러보고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왔네요.

오늘은 어쩌다보니 2시간 넘는 시간을 계속 아이들을 따라다니게 되었는데요.

엄마가 따라와도 사람들이 지나가도 선생님만 바라보며 왕릉을 꼼꼼히 살피고 설명을 듣고

질문에 대답하고 ​학습교재에 기록도 하는 아이들 모습 너무 대견했답니다.

잼터 역사모둠터 수업에서 항상 느끼는거지만 한가지라도 더 이야기해주려 하시고

아이들이 조금 더 오래 기억하도록 도와주려 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다음 차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조선실인데요.

경복궁, 고궁박물관 그리고 선정릉을 살펴보고 나서 국중의 조선실에 가면

우리 아이들의 머리속에 얼마나 체계적으로 잘 정리될까 제가 막 흥분되네요.

잼터 역사모둠터 친구들 다음달에 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