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아이와 함께 즐길만한 문화생활이 없을까 찾게 됩니다. 남자아이라서 그런지 박물관에 데리고 가고 전시회에 데려가도 아이가 별로 흥미가 없어해요. 하지만 아이의 정서함양을 위해 좋은 전시가 있으면 자꾸 데리고 가고 싶어집니다 ^^

아이를 억지로 데리고 다녀봐야 아이가 좋아하지 않고 건성으로 보면 아무 소용이 없잖아요.

요즘에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체험 수업을 많이 한다고 해서 어떤 곳이 좋은지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미술관 박물관 창의 수업을 하는 뮤지엄러브는 스토리텔링으로 초등학생들에게 미술관 박물관 체험학습을 해주는 단체입니다. 뮤지엄러브의 목표가 전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배우는 것은 즐거운 것이라는 멋진 경험을 통해 창의적인 사람으로 자라게 하는 것"

엄마가 아이들에게 일부러 이런 곳을 방문하는 이유는 이런 목표때문이기도 하니까요.

5-8명정도의 소규모 인원에 부담없이 한번 수업을 받을수도 있고 6개월 학기 수업을 받을 수도 있더라구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니이번 여름방학에는 좋은 전시가 많이 있지만 너무 먼 곳은 가기 힘들어서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하는 풀란드, 천년의 예술을 택했습니다.

아이에게 폴란드는 너무 낯선 나라라서 폴란드가 어디 있고 어떤 위인들이 있는지 조금 이야기 해 줬는데 나중에 보니 수업 내용에 다 들어가 있더라구요.

수업은 2시간 구성으로 전시관에 들어가기 전 사전 수업 20분 전시감상 60분, 워크북 활동 30분, 학부모 부리핑 10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수업시작 전 10분전까지 모여야 해서 아침부터 서둘렀는데도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멀긴 머네요 ^^

아이를 선생님께 맡기고 전 오랜만에 편안하게 차 한잔의 여유를 즐겼습니다. 아이들과 전시회나 박물관을 가면 이런 저런 설명해주고 아이에게 하나라도 더 보여주려고 애쓰다 보면 아이는 엄마의 재미없는 설명과 욕심에 조금씩 지쳐갔는데 뮤지엄러브 수업을 다 듣고 나오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너무나 즐거워하더라구요. 선생님께서 아이들의 수업 내용에 대해 짧게 알려주시고 생각보다 전시도 많이 봤다고 아이들이 잘 따라해줬다고 칭찬해주시더라구요.

수업 들어갈때는 빈손이였는데 아이가 나오면서 이런 저런 것들을 많이 가져와서 뭔지 살펴 보면서 아이에게 수업에 대해 물어봤어요. 아이는 폴란드가 너무 멀어서 나랑은 전혀 상관없는 나라인데 왜 보러 가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해요. 수업을 들으면서 자신이 아는 인물들도 나오고 우리나라와 역사적으로 비슷한 부분도 많아서 놀랐다고 하네요. 워크북을 들여다보니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자세한 설명과 시각자료 그림이 첨부되어 있어서 폴란드에 관한 좋은 책이 되겠어요. 승부욕이 있는 아이인데 문제 푸는 부분에서 하나 틀렸다고 아쉬워하더라구요.

짧지만 전시회를 보고 감상문까지 쓰다니 너무 대견하더라구요. 아이는 엄마랑 가는 것보다 또래 친구들과 선생님과 가는 게 더 재미있었다면서 다음에도 재미있는 수업하면 다시 가자고 이야기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