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떡볶이> 공연이 강남 흰물결 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어요.

강남 흰물결 아트센터는 서초역 7번 출구로 나가서 직진하면 금방 만나실 수 있어요.

저는 주로 아이들 공연을 대학로나 신도림, 윤당아트홀 등에서 봐서

강남 흰물결 아트센터는 처음이었는데 좋더라고요.

도착해서 저는 표를 찾고 있는데 아이들이 대형 현수막을 자세히 보고는,

애들이 떡볶이에 치약을 넣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관찰력이 뛰어나다니까요.

아이들끼리 요리를 하면 그럼직하겠다 싶은 장면.

유명 움짤 중에 꼬마 여자 아이가 아빠 물 떠다주는데 변기물 떠다주는 것, 그게 생각남. ^^

아이들은 치약을 넣으면 안 된다는 생각도 못하고 신나서 넣을 수도 있겠어요.

아이들도 뭐든지 아주 잘 할 수 있어, 그치?

어려운 것도 해 봐야돼.

우린 똑똑하니까. 오예!

표를 받고 지하로 내려가시면 됩니다.

중간에 계단이 좀 희안해서

다른 쪽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오는데 거기로 올라가지 마시고

극장 출입문이 나올 때까지 쭉 내려가시는 겁니다!

오늘이 애플도도에서 프리뷰 특가 판매일 중 하루였는데

그래서인지 가족단위로 많이 오셨더라고요.

공연 시작 전에 아이들이 브로셔를 꼼꼼히 읽었어요.

공연 시간은 중간에 10분 텀을 두고 두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보통 아이들 공연이 한 시간이라 한 시간인 줄 알았는데 두 시간이라고
해서

아이들 집중력이 그만큼 될까, 했는데

내용이 정말 재미있고 웃음 포인트가 많아서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가더라고요.

제가 지금까지 본 아이들 공연이 꽤 많아 손에 꼽지 못할 정도인데

단연코 이 공연에서 아이들 웃음을 제일 크게, 제일 자주 들었어요.

저는 이번에 처음 안 공연이지만 저희 딸과 나이가 같은, 오래 사랑받고 있는 공연이라고 들었어요.

오늘 보니까 진짜 명불허전.

뽀로로나 핑크퐁처럼, 실제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수정하고 다듬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이들의 눈높이를 잘 맞춘 공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이 웃은 장면은 너무 많아서 못 나열하겠고 제가 재미있었던 부분, 정말 빵 터진 부분은 두 군데였습니다.

1. 옛날옛날에 OOO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름은 ...... O였습니다.

(궁금하시라고 빈 칸으로다가. ㅋㅋ 제가 적어도 맥락을 모르면 안 웃겨서요. ^^)

2. 와인 따개 따라하는 장면.

1부에서는 비룡과 백호, 나리, 흰머리 할아버지, 엄마의 성격이 보여지고

엄마가 맹장 때문에 병원에 가신 후 둘만 남겨진 비룡과 백호가

둘이 어떻게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막간 끝에 비룡, 백호, 나리가 나와서 노래와 동작을 가르쳐 줍니다.

2부에서는 드디어 떡볶이를 만들지요.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과

아직은 아이들에게 뭐든지 다 위험하다고 과보호 하려는 엄마 사이의 갈등은

너무나 현실적이고 일반적이라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해요.

저만해도 어제 김장할 때 자꾸 도와줄 거 없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너희는 정말로 가까이 안 오는 게 도와주는 거라고, 얼른 자라고 했거든요.

과보호 엄마에 비해 아이들은 손을 데인 엄마에게 떡볶이를 먹을 포크를 건네 주면서

어렵더라도 혼자 먹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 지점에서 조금 느끼는 바가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비룡과 백호의 성장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있었겠지요?

사실 아들은 놀이터에서 놀고 싶다고 외가에 남고 싶어 했었는데

친정 엄마가 일이 있으셔서 데리고 온 거였어요.

그런데 안 데려왔으면 어쩔 뻔했어, 싶게 제일 신나게 봤습니다.

어른들도 재미나게 볼 수 있는 작품이어서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공연으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