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했던 주말 오후,

대학로로 공연나들이 다녀왔어요.
게임에 중독된 초등생 진구이야기
<진구는 게임 중>

학전 어린이 무대라는 타이틀로 
가족극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는 극단 학전의 작품이에요.

토마스 아렌스의 <Flimmer-Billy>를 
학전 김민기 대표가 직접 번안 연출한 작품으로
원작의 공룡이 아닌 게임 중독이란 설정으로 바뀌었네요.

수준 높은 어린이공연으로 매니아층이 많다는 학전공연,
가족단위 관람객이 유독 많아보였어요.

<진구는 게임 중>을 시작으로 
<슈퍼맨처럼-!>, <우리는 친구다>, <모스키토2017>로
학전 어린이 무대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저희는 의미있는 첫 공연 관람하고 왔답니다. ㅎ

온통 게임 생각 뿐인 진구의 모습을
기가막히게 잘 표현한 것같아요. ㅋ
여섯 살이상 모든 이들을 위한 무대...는 맞지만
이왕이면 초등 2,3년 정도가 좋을 듯합니다.
6, 7살의 공감을 끌어내기엔 수준이 높더라구요.ㅎ

이날, 날이 더워서 그랬는지
급 중간에 앉기 싫다는 생각에 
앞자리가 있음에도 뒷자리에 앉았다가
딸램한테 혼났네요 ^^;;;
공연은 늘 앞자리를 추구하는데 왜 그랬나싶어요.^^;
공연은 무조건 앞자리가 좋아요 ㅋ

학전 공연의 좋은 점은 라이브반주를 즐길 수 있다는 거였는데
CD로 판매중이네요.
다양한 악기연주를 즉석에서 들려주셔서
생생한 연주들으며 공연이 더 실감났답니다.

학전블루 소극장 무대에요.
소극장 중에서는 작지않은 규모인데 관람석이 꽉 찼었어요.
눈에 띄이게 아빠들이 많이 오셔서 자리이동이 필요했다는 ㅋ
뒤에 보조방석있으니 미리 챙기시는 것도 좋을 것같아요.
무대 위 천정이 높다싶었는데
2층 높이에서 불이 켜지며 연주자 분이 등장하셨어요.
보통 장면이 바뀌는 텀에 조명이 전부 커지고
무대 위에서 바쁘신데
<진구는 게임 중> 공연은 연주자 석에 불이 켜지며 시선을 집중시키네요.
자연히 음악에 귀를 쫑긋세우며 듣게되더라구요.ㅎ
그리고 배우분들이 무대 양쪽 코너에서
오픈된 채 캐릭터 변신?을  하셔서 색다른 재미가 있었어요.
무대 장치의 방향전환만으로 
또다른 느낌의 무대가 만들어지는 무대연출도 좋았네요.

온 종일 게임생각밖에 없는 초등 3학년 친구가
게임홀릭에서 벗어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스토리를 표현하고 있는데요.
배우 두 분이서 7명의 캐릭터를 소화해내셨답니다.
근데 어쩜 넘 자연스럽더라구요.^^
높은 연기력에 박수를 보내고파요~

온 종일 게임 속에서 사는지라 
현실이 아닌 가상의 세계에 사는듯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어요.
잔소리하는 엄마를 피해 할머니의 병실에 가서 게임을 하고
그마저도 안되어
친구 수빈이네 슈퍼에서 게임 속 장면을 흉내내다
결국 사고를 치고 말았네요.
수빈이 아빠가 필리핀에서 온 수빈이엄마를 위해 준비한 청소기를 망가뜨린...
자그만치 299,900짜리 ㅋ
어쩜 이리 귀에 쏙 박혔는지 재밌었어요.
게임에 빠진 진구이야기 속에 다문화가정이 등장하며
필리핀 노래와 음식을 알 수 있어
다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답니다.

문제의 청소기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진구는 조금씩 성장하며
게임 속에서 점차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게 돼요.
뚜렷한 방법을 제시하기보다
은연 중에 전달되는 문제해결의 해법이 여운으로 남는 공연이었어요.

아직 게임을 잘 모르는 아이라
직접적인 공감을 이끌어내기에는 무리가 있었지만
앞으로 마주할 지 모르는 누구의 모습을 미리 엿볼 수 있기도 했고
나름 생각할 수 있는 꺼리를 만들어줬을 것같아요.
그리고 수준높은 어린이연극을 접하며
공연을 바라보는 안목도 한층 높아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ㅎ
이것도 어릴 때부터 나름 훈련이 필요하더라구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