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더운 어느 날, 폭염 주의보 문자를 받고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너무 더워서 가는 내내 돌아오고 싶었습니다.

지난 번 같은 장소에서 한 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길은 그렇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뛰어 놀기에 좋은 꿈의 숲 공원이 모두 자글자글 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울림홀에 들어가 공연을 기다리며 더위를 식히고

앉아서 공연을 보는 내내 선선하다 못해 좀 추운 공연장은 이글거리던 밖과 사뭇 다르더군요.

아마도 저 더운 털옷을 입고 이렇게 추운 공연장에서도 땀을 뻘뻘 흘릴 출연자들을 보니

어쩐지 조금 더 열심히 땀 흘리며 여름을 보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들은 공연내내 신이 나서 박수를 치고 엉덩이를 들먹거렸습니다.

하얀 고양이와 '거북 거북'하던 고양이가 좋다던 손녀는 집에 와서도 내내 고양이 흉내를 내더군요.

좋은 공연을 큰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 고마웠습니다.

아, 자리는 가장 구석 앞쪽이었습니다. D열. 매우 좋은 자리가 아니어도 충분히 즐길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