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유명하신 동화작가 고정욱 선생님의 작품. 이 이유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관람의 가치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2014년 이후로 지금까지 아이와 많은 공연작품을 보아 왔지만, 그중에도 "목 짧은 기린 지피"를 손꼽고, 이번 여름방학에 상연되는 이 공연도 이미 예매해 두었다. 

그런데, 이 지피의 작가이신 고정욱 선생님의 신작이라니!

알려져 있다시피, 선생님은 차별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작품활동을 하시는데, 이번 《레인보우 합창단》은 피부색, 혹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국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의 주리가 겪어나가는 이야기인데, 

다른 나라나 다문화를 이해하고 있는 어린이 연령에서 보면야 당연히 훌륭한 작품이겠고,

내 아들처럼 다문화를 처음 접하는 5세 아이라도, 

우리와 다른 그 무엇으로도 놀림을 하거나 차별을 하는건 옳지 않다는 정도의 판단만 가능하다면, 관람 전후로 대화를 하며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스스로 생각을 키워갈 수 있을 듯 하다.

아이는 실제로 '필리핀으로 가버려!'하는 대사가 나오자, "쟤 나쁘다~" 라는 반응을 보였는데, 그로부터 이미 다문화에 대한 차별은 옳지 않음을 깨닫기 시작한 셈이다.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를, 

단순한듯 하면서도 예쁜 무대장치로 교실, 지하철역, 하늘, 바다 등을 표현해 보는 즐거움이 있고,

몇 차례의 합창곡으로 듣는 즐거움도 있는 공연이었다.

특히 끝부분 '거위의 꿈' 에 꽃잎이 흩날리는 무대배경은 너무나 근사하며 감동적이었고,

마지막 엔딩곡 합창에 앞서, 

주리가 무대 한 구석 (객석의 구석이라고 해야 할까?)에서 대사를 하며 수화를 하는데,

이것은 다문화 뿐만 아니라, 장애 까지도 포힘하는, 이 공연이 던져주는 정점의 메세지가 아니었나 싶다.

훌륭한 원작에 잘 다듬어진 연기와 노래, 국립극장  공연의 수준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으며,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차별 일체에 대해 아이와 다시한번 이야기 해 볼 수 있는 기회까지 얻어, 공연 시간 뿐만 아니라 하루가 레인보우 합창단과 함께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