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 대학로에 창작뮤지컬을 보러 가게 되다니~~~
그것도 전부터 그렇게 보고 싶었던 대학로 창작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를!!!
그것도 초등생이상 관람가능하대서 시니가니를 델고 갔다 왔습니다.^^
초등생 이상 관람가이긴 하지만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공연을 보러 간 성인도
그 당시 시인 백석의 삶과 자야와의 사랑이 어떠했을지
현재를 사는 사람들의 정서로는 사실 이해하기가 쉽진 않더라구요.
먼저 백석과 자야를 조금 알고 간다면 더 극에 몰입해서 감상하기가 좋을 거 같다는 팁을 드려봅니다.
결론은..... 다시 한번 더 봤으면 하는 공연이였어요.
저 나름 아쉬움이 남았거든요..... 
방통대 주차장에 주차하고 미리 도착해서 유니플렉스에서 티켓팅을 합니다.^^
늘근도둑 이야기도 하고 있나봐요.
유니플렉스 전용주차장은 주차요금이 너무 비싸더라구요.
대학로 공영주차장으로 방통대 주차장에 대는게 더 나을듯~~~
많이들 아시겠지만 방통대 주차장은
1시간에 3천원, 경차는 50% 할인, 당일 티켓 제시하면 30% 할인받을 수 있거든요.
제가 갔던 날에는 전석 15000원 특가로 볼 수 있던 날이었어요.^^
15일, 22일 수요일만 한정으로 저렴하게
멋진 창작뮤지컬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대학로 창작뮤지컬 찜하신 분들이라면
이때 가세요~~
↑↑↑↑↑
전석 15000원 특가정보
공연 시작전에 1층 매표소 바로 옆에서
MD상품들 판매하고 있더라구요.
에코백도 예쁘고 파우치도 예쁘고 마스킹테이프도 있어요.^^
술을 즐겨 한다면 술잔 정말 탐났을 아이템인데 그냥 예쁘다.... 요러고 ㅋㅋㅋ
이미 봉투에 담겨져서 받았지만 좌석은 좋더라구요.^^
근데 좌석운은 없었던 듯...... 
아이 앞자리에 앉은 덩치 크신 아줌마 때문에
공연에 몰입하기가 어려웠거든요.
워낙 공연이 조용하고 차분하고 백석 시인의 작품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 흘러나오다 보니
조그만 소리와 잡음에도 넘 예민하게 반응을 하셔서 제가 너무 신경이 쓰이는 거예요.
기분도 살살 언짢아 지면서 괜히 아이만 더 단속하게 되고..... ㅠㅠ
괜히 제가 나중에 아이에게 미안할 정도로 말이죠.
다른 관람객에게 불편을 줄 정도로 소란을 주는 것도 아니고
옷 바스락 거리는 작은 소리에도 뒤를 몇번을 돌아보던지...... ^^;;
초등생 이상 관람공연이지만 다 성인들만 있어서
초등생은 내용도 어려워하고 이런 예민한 관객들 생각한다면
데려가시는 건 말리고 싶어요.
내용이 어른도 사실 쉽진 않으니까요.
유니플렉스 2관은 2층에 있답니다.
그런데 들어가기 전에 언뜻 보니 저기 저분, 박슬기씨 아닌지.....^^
방송에서 보던 풀 메이크업이 아니어서 순간 긴가민가했는데 맞더라구요.
엄청 말랐음~~~
공연 시작전에 들어갑니다.
자리는 아주 좋았는데.....
근처 좌석관객 운도 공연 만족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아주 오랜만에 경험한 하루..... 
백석 역할은 5명의 배우가, 자야는 4명,
백석과 자야를 연결해주는 사내도 4명의 배우가 맡았어요.
돌아가면서 연기를 할 텐데 다른 분들의 작품 분위기는 어떨지 그것도 궁금합니다.
다른 분들도 잘 하시겠지만 충분히 감동을 받았다면
제가 봤던 배우들 캐스팅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죠.^^
첨엔 맨처음 나온 사내가 백석인줄 알았는데
시집을 할머니가 된 자야에게 전해주는 걸 보면서
백석은 따로 있다는 걸 직감했죠.
그리고 등장하는 흰 수트를 입은 백석.
그 당시 모던보이라고 알려진 백석 시인의 모습이
고상호 배우를 통해서 상상이 되고 저 나름의 백석을 그려 봤습니다.
배우들이 보여주는 백석 시인과 자야는 실제로 사랑했던 연인.
자야가 말하길, 백석의 시 한줄을 1000억을 줘도 바꾸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자야는 젊은 날 만나 사랑했던 백석을 나이가 들어서도 잊지 못하고
반복해서 회상하며 그렇게 한 남자를 오랫동안 사랑했죠.
대학로 창작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는 극의 구성을 볼 때
자야의 인생을 중심으로 자야가 회상하는 백석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시어들을 서로 주고 받으며 연애했던 그들의 모습이
현재의 연인들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고
지고지순함은 정말 따라갈 수가 없죠.
할머니가 된 자야가 마지막 장면에서 백석의 시집을 가슴에 품고
그를 사무치게 그리워함이 느껴지던 그 순간,
몰입하기 어려웠던 날이었지만 눈물이 핑~ 돌 정도였습니다!!!
백석이라는 시인이 궁금하고
그의 시를 알고 싶어서 안도현 시인이 쓴 백석 평전을 예전부터 소장하고 있었는데요.
이번에 드디어 펼쳐 봅니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도 잘 모르겠던 이 창작뮤지컬이
관심을 갖고 좀 더 알아보고 백석평전까지 보니까
더 백석의 삶과 자야와의 사랑을 절절하게 표현했던
대학로 창작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 참 멋진 작품이었구나 싶더라구요.
실제로 이 작품은 뮤지컬 작품상도 받고 여러가지로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뮤지컬이기도 하답니다.^^
백석 시인을 검색하면 쉽게 볼 수 있는 유명한 사진이죠.^^
모던보이, 잘생김이 묻어나는 이 사진은
일본 유학시절의 백석 모습이랍니다.
헤어 스타일만 조금 잡아주면 현재로 와도 완전 인기남이겠죠? ㅎㅎㅎ
이 사진 속 백석의 헤어스타일 누가 좀 어떻게 해 주세요.....
그 옆에 기생 자야의 모습!!!
아~~~ 백석 시인이 사랑했던 그 유명한 자야가 이 분이었어요.
원래 이름 김진향이지만 백석 시인이 "자야" 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죠.
백석 평전 뒤에 있는 사진자료 중에 예상못한 사진 발견!!!
백석의 삶에 여자는 자야만 있던 건 아니라는 생각이 깨지면서
이 부인과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가늠하기도 어렵겠지만 궁금해 집니다.
원치 않는 결혼을 했던 젊은 시절 백석은 결혼한 부인을 두고 자야와 동거도 했던데 말이죠.
현재의 북한 땅에서 태어나고 생활하면서 경성도 다녀가다가
만주에서도 살기도 했지만
백석 시인은 북조선에서 살다가 돌아가셨더라구요.
러시아어 통역까지 했을 정도로 러시아어에 관심이 많았던 그임을 알고
이제서야 의문점이 풀렸습니다.
왜 나타샤가 등장했는지를...... !!!
북한의 인민증에 붙어 있는 말년의 백석 시인.
아~~~
그 모던보이도 세월이 흘러 할아버지가 되었던 거네요.
무슨 기분이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영원히 백석과 자야의 사랑은 그 모습 그대로 일거 같은데
이 모습을 보니 인간의 삶이 참으로 헛되고 허전함이 밀려오는군요......ㅠㅠ
갑자기 현재로 ~~~!!!
두 딸들과 오랜만에 대학로 창작뮤지컬 구경하고
이제 저녁 먹으러 가기 전에 포토존에서 추억 남깁니다.^^
할리스에서 플래너를 위해 크리스마스 시즌음료를 골라봤어요.
시니가 좋아하는 초코맛으로~~
생강과자아이에게 미안하지만 이제 너를 먹어야겠다며
맛있게 쿠키를 잘라먹는 가니땜에 빵 터지고 ㅋㅋㅋ
톨스토이의 소설 <전쟁과 평화> 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 나타샤 라지요.
대학로 창작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를 쓸 무렵
백석 시인은 함흥에서 러시아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던 때라고 해요.
마음속의 연인에게 나타샤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었을테고
그 대상이 자야가 되었던 것이죠.
실제로 몇달 만에 만난 백석과 자야는 하룻밤을 보내고 자야에게 준 시가 바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입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쌇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