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닷컴] [지금도 가슴 설렌다(대학로)]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연극 추천 [지금도 가슴 설렌다 ] in 선돌극장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연극 추천 [지금도 가슴 설렌다 ] in 선돌극장

작성자 :라비올라

등록일 :2018-01-04 14:47:48

나들이명: 지금도 가슴 설렌다(대학로)

2017년의 마지막 날~~
아침 일찍 올 초에 작성했던 계획 중 몇 개를 달성했는지 평가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2017 새해 첫날 가득 차오르는 자신감을 가지고 가열차게 도전한 계획중

절반이상을 달성한 아이들, 남편과 달리 난 겨우겨우 50점 턱걸이~^^
1등에 성공한 딸은 나머지 가족들이 주는 성공축하금 만원씩을 챙겨 연말에 부자가 되었다 ㅎㅎ

한 해의 마지막 날 가족이 함께하는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나는

아이들이 방학을 하면 함께 보고 싶었던 공연
< 지금도 가슴 설렌다 > 를 보러 대학로에 나왔다.

역시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에 나오니 연말 분위기가 나는듯~^^

아직도 엄마,아빠와 같이 나가는 걸 좋아하는 중학생 아들녀석과

연극 본 지 너무 오래되었다고 문화생활을 좀 더 자주 하게 해달라는 딸~

예전엔 공연보러 정말 자주 왔던 곳인데 요즘은 귀차니즘 덕분에 큰 맘 먹어야 한번 나오게 되네^^

대학로 선돌극장 이름은 많이 들었는데 이 극장에선 공연을 본적이 없어서

잘 찾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혜화동 우체국 뒤쪽 골목으로 걸어가면 금방 찾을 수 있다.

아이들이 먼저 스탠딩 포스터 발견~
쉽게 선돌극장을 찾았다!!!

< 지금도 가슴설렌다 > 라는 제목만 듣고 따라온 아이들은

지하철을 타고 오는 내내 공연포스터를 보며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 했는데

팜플렛의 시놉시스를 보고도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잘 되지 않는듯 ㅎㅎ

대학로의 여느 소극장처럼 지하에 위치하고 있었지만

큰 보폭의 계단식 좌석이라 앞 사람의 머리에 가려 무대가 보이지 않는 자리는 없어서 오케~^^

표를 받으시는 분이 마지막 관객까지 다 입장하고 문을 닫으시더니

소품 설명을 하시고는 노래를 부르며 곧장 공연이 시작되었다.

이 분이 공연 전체의 흐름 중 노래를 부르시고 주인공 달리의 친구역인 이랑이더라~~

< 지금도 가슴설렌다 > 는 노래가 함께하는 콜라보 연극이다.

노래가 주를 이루는 뮤지컬은 아니지만 연극 중간중간에 삽입되는 노래가 있어

극의 분위기에 한층 더 깊이 몰입되는 듯~

연극의 배경이 부산이라 사투리를 쓰는 대화가 대부분이였는데...

부산 사람인 나는 공연내용이 귀에 쏙쏙 !!

구정 전 날 명절을 보내기 위해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모인 자녀들~

오랫만에 가족들이 모이면 반가워하고 좋은일만 있으면 좋으련만

우리도 늘 그렇듯이 좋은 시간은 잠시고 각자 생활에 대한 푸념과 불만을 표현하느라 바쁘다.

누구나 각자가 가진 고민은 다르다.

딸로서, 며느리로서, 엄마로서 혹은 아들로서, 아버지로서, 사위로서...

모든 역할을 잘 해내는 슈퍼우먼, 슈퍼맨이면 좋으련만 우리는 각자 부족한 부분들이 있기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기대고 품고 포용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암에 걸린 할머니 ,거동이 불편하신 할아버지, 아빠, 엄마, 이혼한 삼촌, 아픈 아들이 있는 외국인 며느리,

한창 사춘기 고민이 절정인 17세 소녀 달리, 옆집 할아버지

요즘 어디서나 볼 수있는 흔한 등장인물 들인데...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나도 모르게 극속에서 내 모습을 찾아보게 되더라.

늘 다투는 엄마 아빠 사이에서 자라면서 웃음을 잃어버린 달리,

자라면서 절대 아버지처럼은 되지 말아야지하고 생각했다는 달리의 아빠.

고아로 태어나 부모의 정이 그리운 엄마.

서로의 속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에서

구정 전날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부동산에서 걸려온 전화 한통은

그동안 쌓아두었던 감정들을 폭발하는 기폭제가 되고

파국으로 치닫는 다툼은드라마에서나 볼 법 하지만 어쩌면 명절이면

어느집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인지도 모른다.

각자 자리에서 서로의 목소리만 높이다 보면 결국 원인이였던 문제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서로에 대한 원망과 감정만 쌓여간다.

어른은 어른대로 힘들고, 아이는 아이대로 힘들고....

주변인물처럼 등장 하시는 옆집 할아버지가 말씀하신다.

젋었을때 뭐든지 일부러 끊어낼 필요가 없다고....

늙으면 자연스럽게 하나 둘씩 끊어져 나간다고...

가족도...이웃도...

할머니가 말씀하신다.

늙으면 자식들이 곁에 살아야 마음이 든든하다고...

멀리 살면 아무리 마음이 있어도 생각만큼 쉽게 올 수가 없다고....

부산에 사는 우리 친정 부모님이 보셨으면 손바닥을 치며 맞다고 하셨을까?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주제의 연극이었지만

한편의 드라마처럼 극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중학생인 아들 녀석 " 엄마 아빠가 늙어도 절대 요양원에는 보내지 않을게요~

가족은 너무 소중하니까~" 라는 말로 공연감상평을 남긴다.

아직 초등학생인 딸은 왜 달리가 좋아하는 오빠에게 초콜릿을 주지 않고

할아버지께 드렸을까 궁금해한다.

가족이 있어 힘들때도 있지만 더불어 행복할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진심으로 함께 웃을 수 있고, 함께 울 수 있어서 가족의 품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처음 아이를 낳았을때의 벅찬 감격, 그 아이가 자라는 하루하루를 보면서 늘 설레는 마음

지금도 가슴설렌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내가 내 자식에게 그러하듯이 우리 부모님도 그러셨겠지?

아이들의 귀에 대고 조용히 얘기해준다.

< 지금도 너희를 볼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