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일찍 알았더라면
큰 아이까지 다같이 보러갔을텐데
아쉽게도 오늘, 12일까지
공연이어서 금요일인
어제, 둘째 유치원을 빠지고
다녀오게 되었어요.

첫째도,둘째도 유치원에서
남산골한옥마을로
견학을 자주 갔던터라 아이들은
익숙한 곳이었는데 저는
처음 가는지라 모든게
새롭고 좋더라구요.

곳곳에 한복을 대여하고 사진촬영을
하는 외국인들과 중고등학생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고,
유치원에서 견학을 온
듯한 모습도 보였는데요.

저희가 갔던 금요일엔
마침 제 14회 떡.한과 페스티벌과
제 11회 전통주와 전통음식의 만남
행사로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이
이루어져 구경하기도 좋았습니다.

강아지똥은 익히 알고있는대로
강아지똥이 자신이 더럽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사실에 슬퍼하다가
거름이 되어 민들레를 꽃피우며
자신의 쓰임에 행복해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의 내용대로 단순하고 짧은
이야기지만 곳곳에 재미와 감동
요소가 가득해 아이도 저도 무척
재밌고 행복하게 관람했습니다.

특별히 대사가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
참새가 짹짹, 닭이 꼬꼬하고
동물들이 내는 소리가 마치
대사처럼 들리는듯 다양하게
표현해내는 배우들의 연기도
재밌고 훌륭했어요.

저도 재밌어서 많이 웃었지만
루시는 보다가 매순간 까르르~
너무 재밌다며 어찌나 빵빵
터지며 웃던지 ㅎㅎ

또 하나 너무 좋았던건
원작을 살린 무대 장치와
배경들이었는데요.

특히 드론을 이용해서 파리나
반딧불 효과를 입체적으로
표현해낸것이 신선하고
멋있어 보였습니다.
아이도 저도 우와~하면서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강아지똥이 자신이 쓸모없다고
슬퍼하며 우는 장면에서는
저도 짠한 마음이 들면서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는데요.
아이도 옆에서 어떡해~하면서
안타깝게 보더라구요~

마지막에 강아지똥과 민들레 홀씨가
춤을 추다가 민들레 꽃이 피어났을때는
객석에서 박수가 쏟아졌어요.

강아지똥은 몽실언니, 엄마까투리
등을 쓴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님의 대표작인데요.

요즘 아이들과 강아지똥은 물론
빼떼기, 황소아저씨를 읽고
이야기를 나눠 보며 한국적 색채를
가득 담은 아동문학작품을 많이
써주신 권정생 선생님에게
감사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저도 학부모 독서 동아리 활동을 하며
권정생 선생님의 작품을 공부하다보니
지금도 단편집에 실린 잘 알려지지않은
그 분의 많은 작품을 세상에 선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손길이 많이 있다는걸
알게 되었는데요. 10주기 기념 재출간된
빼떼기를 시작으로 단편집에 실려있는
여러 작품들이 속속 재출간 될
예정이어서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강이지똥 공연을
하게 될 때 첫째와 함께 재관람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또, 서울남산국악당은 처음 찾는
공연장이었는데 공연장 시설도 무대도
주변에 볼거리가 많은 환경도
무척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 이곳에서
하는 공연들에 더 관심을 갖고
찾아보려고합니다.

큰 아이와는 뮤지컬,연극,영화 등
공연을 참 많이 보러 다녔었는데
둘째는 언니따라 함께 보러 다니느라
1년에 한두편정도만 혼자
보여주고 있어서 늘 미안했었어요.

작년에 대학로에서 신데렐라를
보러 갔을때도 열이 높고 많이 아팠을때라
제대로 공연에 몰입하기 힘들었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많이 웃고
많이 느끼고 감동받는 모습을
보고 잘 보여줬구나싶었습니다.

늘 언니만 더 사랑해주는것같고
엄마의 사랑을 자신의 존재 이유를
고민하고 힘들어했던 우리 둘째...

어쩌면 지금 루시에게
자신의 존재 이유를 고민하고
찾아가는 강아지똥의 이야기가
남다르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