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주일 내내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도서 축제 봉사를 하고 난 후 급격하게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전교생을 대상으로 봉사를 하고 나니 힘이 들어서 오후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어김없이 집안 일과 아이들 케어는 최소한이라도 해야 했고, 나를 위한 시간은 전혀 가질 수가 없었다. 
봉사 자체의 보람과 뿌듯함이 분명 있지만, 오랫동안 이어지고 나니 이제는 매너리즘에 빠진 것이 아닌가 싶다. 
지친 나를 위해 멋진 선물을 해야겠다 싶어 지인들과 다녀온 브런치와 해설이 있는 음악회 올 어바웃 클래식, All about Classic.

음악회가 진행된 곳은 강남에 있는 라움 아트센터.
건물의 외관에서부터 내부의 모든 인테리어가 고풍스러운 유럽의 성에 들어온 느낌이다. 
멋진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기분~

올 어바웃 클래식은 매달 마지막 화요일 클래식 각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의 쉽고 재미있는 해설과 함께 만나게 되는 클래식 공연이다. 
6월에 내가 만난 클래식 공연은 올 어바웃 오페라.

오페라에 대한 해설과 함께 멋진 아리아들을 들려준 분들은 팬텀싱어 출신의 에클레시아와 테너 안세권.
TV를 전혀 보지 않기에 처음 알게 된 팝페라 그룹이었는데 꽤 유명한지 팬들이 자리를 한 듯했다. 
소프라노 김태희와 피아노 성현, 그리고 현악 2중 주의 멋진 조화가 1시간 내내 귀를 호강시켜 주었다.

종종 무대에 내려와 관객과 호흡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퀴즈를 맞히면 꽃다발을 선물하기도~ ㅎㅎ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 조르다노의 오페라 페도라 중 '금지된 사랑', 칠레아 오페라 아를의 여인 중 '페데리코의 탄식',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바니 중 '나에게 그대의 손을, 연인이여', 푸치니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중 '아무도 잠들지 말라', 레하르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중 '입술은 침묵하고', 칸초네 메들리까지. 
1시간 동안 이렇게나 많은 곡들을 소화하다니 대단하다는!

아리아를 들려주기 전에 오페라에 대한 설명과 함께 곡에 대한 설명도 하나하나 곁들여졌는데, 대부분의 스토리가 막장이라는 것에 빵 터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스토리의 힘보다는 곡의 힘이 아닐까 싶었다. 
특히나 투란도트에 나오는 '아무도 잠들지 말라'에서는 전율이 느껴질 정도!

음악회가 진행된 곳은 라움 아트센터의 체임버홀.
이탈리아 판테온 신전을 모티브로 건축했다고 하는데, 9.5m의 둥근 천고와 높은 천장에서 쏟아져 내리는 자연 채광에 유럽에서 공수해 온 대리석의 바닥이 조화를 이루어 마치 유럽의 대성당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한층 아래로 내려가 맛난 브런치를 즐겼다. 
유럽의 대저택 같은 우아함과 클래식함이 느껴지는 홀에서 함께 간 지인들과 우아함과는 거리가 먼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는. ㅋㅋ

식사가 세팅되는 동안 출연진들이 테이블을 돌며 인사를 했다.
마치 결혼식장에서 신랑신부가 하객에게 인사하러 다니는 듯한... ㅎㅎㅎ
실제 라움에서는 결혼식도 많이 한다고 하는데 분위기가 정말 좋을 듯.
선물을 전해주는 팬도 있고~

브런치지만 식전 빵부터 애피타이저, 메인까지 차례차례 세팅이 되었다. 
두 가지 종류의 라움 식전 빵과 이탈리안 허브 버터가 가장 먼저 나왔는데, 사진을 찍기 전에 빵을 덥석 먹어버렸다... 
갓 구운 듯 따뜻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굿!
애피타이저로는 훈제 연어와 아티초크, 브로콜리, 그릴 채소와 파스타 샐러드.
지인분 중 연어를 좋아하지 않는 분이 계셔서 나는 2배로 맛나게 먹을 수 있었다. ㅋ

메인으로 나온 구운 소시지와 베이컨, 스크램블 에그, 크림소스 전복과 감자, 그린 샐러드와 시저 드레싱.
식사와 함께 커피까지~
멋진 공간에서 아름다운 공연과 맛있는 식사로 오랜만에 여유를 느끼며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올 어바웃 클래식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은 공연, 가족 나들이의 모든 것 애플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