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ucy Cousins의 책방에 가면 유난히 알록달록한 원색의 쥐 그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작고 귀여운 쥐 Maisy이지요. ‘미키 마우스’가 가난한 시절 다락방에서 발견한 쥐를 만화로 형상화한 월트 디즈니의 작품이라면, 이 Maisy는 아이를 넷이나 키우는 Lucy Cousins가 생활 속에서 건져 낸 작품입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누구나가 다 그림책이나 동화를 쓸 소재가 풍부해집니다. Lucy는 그런 자잘한 이야기를 건져 올려 그림을 그리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작가는 자기 책의 주인공인 이 작고 귀여운 생쥐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메이지는 온 세상의 아이들과 똑같은 짓을 하지요.” 바로 이 점 때문에 어린아이들은 메이지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요?
Lucy는 자기 책의 대상을 아주 낮게 잡습니다. 책을 보면 물고 뜯고 빨아대는 아기들, 바로 그 책의 그림에 칠해져 있는 것과 같은 색깔의 크레용을 들고 벽에다 그림을 그려대는 아장아장 걷는 아이들, 유아원이나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싸우고 금방 해해거리며 책을 펼치는 아이들이 바로 독자들이지요.
글자 없는 그림책(wordless picture book)이자 헝겊 책(Cloth Book)인 『Bedtime, Maisy』는 아침에 일어나서 하품을 하고, 속옷만 입고 양치질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화장실에서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볼일을 보고, 인형과 책을 가지고 놀다가 행복한 표정으로 잠자리에 듭니다. 우리 아기들의 일상이 이 글자 없는 그림책에 그대로 담겨 있지요. 이 외에도 Lucy가 만든 메이지 책은 아주 많습니다.
한 권을 만들기도 힘든데, 이 작가는 어디서 이런 힘을 얻는 걸까요? 답은 ‘성실’에 있습니다. “나는 버릇이 잘 들어 있는 편입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무조건 책상 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하지요.” 또한 그녀는 다른 예술가에게서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그럼 미술관으로 가냐고요? 아니지요. 바로 초등학교 근방을 어슬렁거리는 겁니다. 바로 ‘꼬마 예술가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Lucy는 메이지 그림책에서 특별한 도덕적 메시지를 전하지 않습니다.
레오 리오니 할아버지의 책을 보면 언제나 교훈이 담겨 있지요. 하지만 이 아이 엄마는 ‘특별한’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저, 아주 단순하게 빨강, 파랑, 노랑, 녹색 등 가장 기본적인 색깔에 검은 색 테두리로 선을 두른 그림에 상황을 묘사하는 단어 하나, 혹은 문장 한 줄로 아이들이 날마다 하는 일들을 전할 뿐이지요.
철학적인 내용의 그림책, 뭔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그림책을 원하는 어른들은 이 작가를 스쳐 지나가도 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르지요. 어른들은 글자를 읽지만, 아이들은 그림을 보니까요. 바로 그 때문에 아이들이 Maisy 그림책을 펼치겠지요? 아이 넷을 키우면서 그 아이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얻는 행복한 엄마, 행복한 작가 Lucy Cousins. 아이들이 자람에 따라 이 작은 생쥐 Maisy도 어떻게 자랄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