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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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토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주시다.
<눈물>이라는 김현승님의 시입니다. 시인이, 사랑하던 어린 아들을 잃고, 그 슬픔을 기독교 신앙으로 승화시켰다고 하는 이 시의 참뜻을 이제서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이제까지는 추상이었던 시가 님으로 인해 구체화 되는 느낌입니다.
님의 시신기증이라는 그 약속이 <눈물>의 의미를 구체화한 것 같습니다. 크리스천도 아닌 저이지만, '인간이 신 앞에 드릴 것이 있다면 그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변하기 쉬운 웃음이 아니다. 이 지상에 오직 썩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신 앞에서 흘리는 눈물뿐일 것이다'고 한 시인의 말까지도 알 것 같구요.
참척의 슬픔을 슬픔으로만 버려 두지 않고 눈물의 열매를 맺으신, 그 열매를 또 모두에게 나누어 주신 님께 정말 부끄럽지만 감사한 마음 전하고 싶었답니다.
님께서 위로가 필요해서 글을 올리신 것이 아님은 알겠지만, 지난 여름에 언니를 떠나 보낸 저는 이런 생각으로 위로를 삼곤 했답니다. 이 세상 어느 것 하나도 사라지는 것은 없다고.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사라짐이 아니라 변화의 한 모습일 뿐이라고. 나무가 타면 재가 되지만 그것은 나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열과 재로 변한 것일 뿐이라고.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는 생명체 또한 이 우주 공간 어딘가에서 다른 형태로 변화해서 존재하는 것이지 절대로 절대로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물론 그런 변화라고 해서 슬프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요.
둘째 아이를 낳고 몸조리를 하던 때라 저는 마지막 가는 길도 보지 못하고서 그런 생각만 했더랍니다. 아직도 저는 언니가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답니다. 그리고 어쩌면 둘째 아이가 언니를 대신해 우리에게 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었지요. 차가운 땅 속에 혼자 누웠을 걸 알면서도 말이지요. 가슴 아픈 것은 남겨진 조카들이지만 그보다 더 아픈 것은 그런 아이들을 두고 차마 눈이 감겨지지 않았을 언니의 마음이지요. 그 마음이 어떠했을까요.
언젠가 '자식의 은혜'라는 말을 했던 어떤 아버지 생각납니다. 자식을 키우면서 부모가 느끼는 행복이란 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기에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거기에 아이들이 부모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덧붙이고 싶네요. 아이들이 없었다면 보지 못했을 세상이 얼마나 많은지요. 아이들은 철없는 저를 철들게 하는 넓은 세상입니다. 물론 아직도 완전히 철들려면 멀었지만요. 그런 '자식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란 아이들 잘 키우는 것밖엔 없겠죠. 따뜻한 마음으로, 더불어 살 줄 아는 그런 아이들로 말이지요.
어느덧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었습니다. 내 아이들 줄 선물 생각만 하고 있던 한심한 저에게 성탄절의 참 의미를 생각케 해 주신 지나가는 여인님께, 부끄럽고도 고맙다는 말씀 다시 한번 드립니다.
| [일반]'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지나가는 여인님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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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도도맘 등록일 2000-12-24 03:42 조회수 1,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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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지나가는 여인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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