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서점, 장난감가게가 아이들 크리스마스선물거리로 넘쳐나건만, 나는 우리아이한테 아무것도 사주지 못했습니다. 아직 어려서 (20개월)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모르니 특별히 미안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엄마맘엔 좋아하는 블록 한세트를 선물하고픈 생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적, 경제적이유를 핑계로 24일은 그냥지나갔습니다. 그런데 25일 아침, 하늘에서 선물이 왔더군요. 화이트 크리스마스. 눈이 뭔지 잘 모르는 우리아이를 데리고 당장 집앞 산책을 나갔습니다.
자동차 위에쌓인 눈도 날려보고, 뽀드득하며 걸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저는 아이를 방에 두고 다시 혼자 나왔습니다. 파란 바가지를 들고서... 거기 눈을 담아와 씽크대에 서서 조그마한 눈사람을 만들었습니다. 꺾어온 나뭇가지로 눈과 손을 만들고 냉장고 속의 당근으로 입도 만들어 주었지요. 아이는 생각보다도 훨씬 좋아했습니다. 아가... 아가...라고 하면서요. 그 차가운 눈사람에 입도 맞추고 , 나뭇가지 손을 잡고 jump, jump,라하고, 빙빙 돌리며 round, round 하면서 놀았습니다. 조금씩 녹아 물이 흐르자, 자기가 감기 걸렸을때 콧물 흘리던 기억이 나는지 손수건을 가져다 코도 닦아주고 합니다. 그렇게 잠시 놀고 난후 저는 눈사람을 냉동실 한켠에 넣어두었습니다. 냉동실로 들어갈때마다 아이는 섭섭해 하지만 그래도 그것이 눈사람의 운명인데 어쩌겠어요... 그런 식으로 몇번씩 눈사람과 놀면서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냈습니다. 정말 훌륭한 크리스마스선물이지요? 그리고 눈사람은 아직도 냉동실에 건재하고 있답니다. 아마 앞으로 며칠은 더 이 재밌는 놀이를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더불어 우이는 snow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눈에 대한 따뜻한 생각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 외국책이나 비디오 중에 눈, 눈사람에 대한 예쁜 책들이 많아 항상 사주고 싶었지만 , 눈이 무엇인지 구체경험을 하지 못한 아이에게 추상을 먼저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망설였던 것들을 이젠 기쁜 맘으로 전해 줄 수 있을것 같습니다.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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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크리스마스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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