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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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비록 펀글이지만 관심 갖고 봐 주신 쑥쑥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 주시리라곤 상상도 못했답니다. 선정적(?)인 제목 덕분만은 아니겠지요.
그래서 미당 사후 벌어진 인터넷상의 논쟁에 대해 짧게나마 보고를 드려야할 것 같은 모종의 의무감으로 다시 한번 글을 올립니다(이것이 정말 마지막입니다).
먼저, 미당을 둘러싼 논쟁은 논쟁이랄 것도 없이 대부부은 그에 대한 가차없는 비판입니다. 그의 친일행각과 친군부행위는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니까요.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미당의 문학적 성취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다 그가 그만큼 정치 권력에 빌붙어 문학적 권력을 가졌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뿐이다. 그 문학 권력의 우산아래 있던 이들이 지금도 문단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보면 그런 비판은 분명 타당성이 있습니다. 지금은 국정교과서에서 사라졌지만 지난 시절 우리는 국정교과서에서 미당의 시를 배웠잖아요. 한마디로 미당만큼 시쓸 줄 아는 시인은 흔하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당 시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못하는 사람들이 또한 논쟁의 한 축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그렇다치더라도 시만큼은 인정하자는 거죠. 제가 보기에 그의 시에는 주술적인 힘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네요.사람을 옭아매어 꼼짝 못하게 하는 그런 힘. 거기에 한 번 걸려들어 본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도 같습니다. 또 어떤 이는 시인도 '신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이해하려 들기도 합니다.
결국 이 논쟁은 문학이란 또 시란 무엇이냐로 모아질 수밖에 없지요. 현실적 삶과는 동떨어진 관념 속에서의 문학이냐, 아니면 치열한 현실에 뿌리내린 문학이냐의 문제. 미당은 전자였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고고한 정신적 경지를 보여주긴 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시 안에서. 시인은 시로서만 말해야 한다는 자신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도저히 다가설 수 없을 것 같은 시의 경지와 온몸으로 보여준 추악한 삶. 이 부조화가 주는 안타까움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지.
어쨌거나 미당은 떠났습니다. 빈소에는 내로라하는 문인들이 줄을 이었지만 인터넷상에서는 그에 대한 멸시와 조롱이 판을 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나쁜 짓을 했어도 사람이 죽으면 대부분은 예의를 갖추고 험한 소리 않는 것이 우리의 미풍양속(?)일진대 그에게는 그것마저도 허락되지 않았으니 참담하기 짝이없는 인생이었지요. 그런 인생에 문화훈장이 다 무슨소용이겠습니까.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의 엄마로 돌아오면 더욱 명확해 지는 것이 있습니다. 미당은 일제말기 우리의 청년들에게 학병입대를 선동하고 다녔으면서 정작 자신의 아들이 입대했을 때 그 아들을 빼내보려고 부대 상관을 찾아가 꽤 애를 썼던 것 같습니다. 그 때 미당과 악수 한 번 한 것으로 황홀해했다는 어떤 군인은 그러나 그의 방문 목적을 알고는 허탈해마지 않았다는군요. 미당이 20년쯤 먼저 태어나 때마침 식민지조선의 청년을 아들로 두었더라면 어떠했을까요. 그래도 그런 선동을 하고 다닐 수 있었을까요.
또 한가지, 그의 아들 둘은 다 미국에서 살고 있다죠. 물론 그럴 수 있죠. 그런데 지난 10월 타계한 미당 부인의 빈소에 다녀온 어떤 사람은 그의 손자들이 우리말을 못 하걸 보고는 매우 당황했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 최고의 시인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의 손자가 우리말도 모르는 채로 살아간다는 것. 손자들에게만은 자신의 시를 읽히고 싶지 않았던 걸까요? 자신이 빛냈다는 그 모국어가 그에게는 별것도 아니었을까요?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친일을 했던 많은 문학인들은 대부분 자신의 그런 행위에 대해 언급조차 않았다고. 그러나 미당은 자신의 행위를 인정했고 반성했다고. 정말 그는 반성하고 사죄했을까요. 그가 진정으로 뉘우쳤다면 80년대에 와서까지 그같은 행동을 하지는 않았겠죠. '생명'을 노래하던 바로 그 입으로 생명을 수도 없이 죽인 사람을 찬양하진 않았을 테죠. 그러니까 그의 문제의 행적들은 실수였다거나 아니면 권력가의 요구에 어찌할 수 없었던 그런 게 아니었다는 거죠. 양지만을 골라 현실에 깊숙이 적극적으로'참여'한 결과일 뿐이죠.
흥분하다보니 쓸데없이 글이 길어졌습니다. 하지만 미당의 삶은 우리에게 우리의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할지에 대한 답을 제시해 주고 있는 듯합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 하나.
나의 행동이 남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지를 항상 생각하면서 행동하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기소불욕 물시어인'이라 했던가요. 내가 싫은 것이라면 남에게 시켜서도 안된다는 말.
오로지 자기 자식만을 위해 남의 불편은 아랑곳않는 우리의 엄마들. 많은 엄마들이 자식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욕을 먹기도 하지요. 그러나 남을 위해서 살지는 못하더라도 남에게 해는 끼치지 않고 살고 싶습니다. 그것 하나만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어도 우리 사는 세상은 훨씬 더 넉넉하고 따뜻해지리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뉘우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네요.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는 있지만, 반성하고 개선하는 사람이 있고 반성만 하고 개선하지 않거나 반성조차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진정으로 뉘우친다면 최소한 같은 잘못을 다시 범하는 사람은 되지 않겠지요.
재미없는 이야기 끝까지 읽으시느라 힘드셨죠. 그래서 재밌는 글 하나 퍼 왔습니다. 한번 웃으시라고.
<제목>서정주..반갑다.--박정희
이제사 만나는구나.
그래도 니는 편하게 눈감았다면서..
니나 나나 신세 한 번 x같다.
경제 살린 것, 주옥같은 시 남긴 것.
그것들 좀 주목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후손들이 우리 마음을 1%라도 이해줬으면..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데..
도대체 우리가 뭘 잘못한 걸까?
생각해 보면 나도 손가락질 받을 일 좀 했던 거같다.
....솔직히 말해봐. 우리끼린데 어떻냐?
니도 쪼금 잘못한 것 같냐?
| [일반]과거 있는 남자-미당을 아시나요(완결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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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도도맘 등록일 2000-12-29 05:44 조회수 1,1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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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과거 있는 남자-미당을 아시나요(완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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