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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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문에는 초등학생이 성적을 비관하여 자살을 했다는 소식이 실렸습니다.
얼마 전에는 수능시험을 보다가 자살한 고등학생 이야기가 부모들을 안타깝게 했지요.
초등학생이나 고등학생이나 모두들 그렇게 성적에 대해 노심초사했던 이유는 다름 아닌 대학 때문이었을 것인데, 아이러니 한 것은 그토록 원하던 대학에 간 선배들은 취업이 안 되어 또 걱정 중이라는 것이죠.
동창회에 갔을 때 왕년에 공부 잘 했던 친구들이 느끼는 낭패감은 이런 것이라 합니다. 즉, 학교 다닐 때는 나 보다 공부 못 했던 친구가 동창회에 와서는 성공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는 아픔 말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전 이런 상황이 보편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성공의 척도가 자칫하면 돈으로 귀결되는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 공부 잘 하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다라는 것을 여러 사람들이 이미 증명하고 있다는 사실이 학생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길 원하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성적 때문에 자살을 한다는 것은 공부 잘 하는 것 외에는, 좋은 대학에 가는 것 외에는 인생에서 성공하는 방법이 없다는 잘 못 된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그 일차적 책임은 물론 부모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목고 이야기가 나와서 드리는 말씀인데, 이 특목고가 여러 아이들을 생지옥으로 몰아넣는 주범 같아 안타깝습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특목고 입학 시험에 나오는 문제들이 정규 중학교 수준을 넘는다고 하더이다. 그러니, 학원에서는 특목고 대비한답시고 정규 과정을 선행 학습시키고 어려운 수준도 커버하려는 것인데, 이렇게 하려다 보니 절대 시간이 부족하잖아요. 그래서, 초등학교 때부터 특목고를 대비하여 선행학습을 시켜야 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된 것이라 보입니다.
저희 누나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인데, 이야기 들어 보면 웬만한 아이들은 모두 그룹을 짜서 과외를 하고 있는데 배우는 내용이 학교 교과 과정을 보완하는 것이 아니고 궁극적으로 특목고를 대비하여 선행학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누나는 과외 학습을 시키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참, 안타까운 것은 그렇게 선행 학습을 하는 아이들이 그 진도를 따라가지 못 하면 부모들이 그만두게 할 생각이라도 할텐데, 아이들은 대체로 잘 따라 간다고 합니다. 아마도 악을 쓰고 하는 것이겠지요.
저는 이제 겨우 초등학교에 들어갈 아이를 둔 입장이라 특목고의 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잘 알지 못 합니다. 아마도, 그렇게 미리 공부해두면 좋은 대학 갈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 같은 특목고 출신끼리의 인맥 형성(왕년의 비평준화 고교 인맥처럼요), 막연하지만 미국 대학으로의 유학이 더 현실화될 것이라는 점, 그리고 특목고에 다닌다는 자부심 등등의 이유 때문에 특목고를 목표로 하는 가정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특목고 준비의 폐해가 이미 도를 넘고 있는 것 같아 진정 아이들을 위하는 부모라면 한 번 더 생각 해야 하지 않을까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준비를 시작한다면, 무려 10년간을 틈 하나 없는 입시 상황 속에서 아이가 지내야 한다는 이야기거든요. 이거 진짜로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저는 특목고가 아닌 일반고에 진학해도 좋은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보기 때문에, 미리 아이들을 그 생지옥으로 보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안 그래도 어차피 과도한 입시 경쟁을 치루어야 할 아이들이잖아요.
이제 제 아이도 드디어 내년에 공교육 체제로 들어갑니다.
바깥에서 제 3자의 눈으로 본 모습이 현실로 닥쳐올 때 부모로서 제가 어떻게 반응을 할지 솔직히 두렵습니다. 그저, 아이가 아이 시절, 청소년 시절을 입시 준비만 하다가 보내지 않게끔 최선을 다 하려 합니다.
| 특목고에 대한 단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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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승호아빠 등록일 2003-11-17 09:59 조회수 2,308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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