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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딸아이 키우는 이야기입니다.

글쓴이 두딸맘

등록일 2003-11-17 12:19

조회수 2,263

댓글 6

http://www.suksuk.co.kr/momboard/BEC_001/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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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입니다.
신랑이랑 결혼할때 가난하고 또 홀시어머니에 외동아들이라고 엄청난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했는데 딸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그저 건강하고 탈없이 커준다면 정말 감사한 일이라 생각하며 지내왔습니다. 욕심갖지말고 그냥 마음이 행복한 아이로 커주길 진심으로 바라면서...
얼마전에 운동회를 했는데 릴레이 선수로 뛰었습니다. 저는 정말 달리기를 못하고 또 딸아이도 저를 닮아 몸이 좀 약해 보여서 사람들도 다들 놀라고 저도 운동회날 아이가 뛰는 것을 보고 속으로 참 놀라고 대견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요즈음은 학예회 준비를 하느라 바쁩니다.학년별로 행사를 하는데 저희 반에서 피아노 반주를 맡았다고 하더군요 저보다도 더 오래 배운 아이들도 더러 있는데 곡을 내주고는 계명을 알고 있는지 테스트해서 뽑혔다고 하더군요
저도 피아노는 좀 배웠는지라 제 딸아이의 실력을 알고 있는 터라 우습기도 하고 또 배워나가는 진도와 관계없이 음감이나 반주실력은 별개니까 라고 고개를
끄덕여 보기도 하고 그랬는데 드레스나 원피스를 입고 오라고 해서 마침 사촌
언니한테 얻어놓은 회색 공단 원피스가 있어서 입혀 보냈습니다.좀 화사한 맛은 없었지만, 사는 형편이야 다들 비슷하다고 해도 요즈음 부쩍 졸지에 결손가정이되어 힘들어진 애들도 많고 그래서 아무리 행사복이라지만 너무 요란하지 않은게 오히려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집에 돌아온 아이가 선생님께서 옷이 좀 밋밋하니 스카프로 포인트를 주라고 하셨대요 그래서 부랴부랴 아파트 상가에 가서(낮에 제가 일을 하는 관계로 밤에 갔습니다.)또 무난한 분홍 스카프를 하나 샀는데 다음날 선생님이 좀 화사한 걸로 하면 좋겠다고 하시더래요. 참 갈등이 생기대요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가봐요
릴레이 선수 뽑히고 또 피아노 반주를 한다고 했을땐 선생님이 우리 머시기를 참 이쁘게 봐주시는가보다하고 은근히 뿌듯했는데 막상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뭐 인사라도 하라는 건가 싶은 생각까지고 들었어요
그래도 제 신조가 다른엄마들보다 더 튀지도 소홀하지도 말자 기본만 하자
아이만 반듯하게 정확하게 잘하면 된다 거든요
그래서 바빠도 2주에 한번씩 급식은 꼭 갑니다.
아이가 어떻게 지내는지도 보고 또 지말대로라면 지만 이쁘고 잘하고 똑똑한척
하지만 막상 가보면 다른애들도 다 잘하고 있다는 걸 확인도 하고 그러려구요.
그런데 아이 마음은 달랐나봐요
저딴에 신경을 많이 썼는지 몸살이 나고 목이 붓고 .. 무심해 보이는 엄마를 믿고 있자니 월요일 학교갈일이 걱정되고
큰일을 앞두고는 막 잠꼬대도 많이 하고 그러거든요. 제생각에 그럴걸 뭐하러 맡냐 그냥 참가만 해도 행복하면 그게 더 바람직한게 아닌가하고 혼자 생각해 보기도 하고 어쨌든 제 짐작에 그래서 아픈 거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안좋대요
그래서 드레스 대여하는데 물어보니 2박3일에 3,4만원 정도 한다니 그쪽으로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저혼자 살때는 그냥 화장도 안하고 옷도 되는대로 입고 살았는데 막상 아이를 키우니 좀 센스있고 관심있는 엄마가 아이에게도 도움을 많이 줄수있을 것 같아요
선생님께 전화를 드리니 대여하면 부담이 되니 그냥 있는 드레스에 빨간색이나 깜찍한 스카프를 하라고 그러시대요 순간 제 마음속 약간의 오해는 풀렸지만
어줍짢게 코디하느니 이번만큼은 드레스 빌려서 처음 피아노 반주하는 우리딸 행복하게 해주려구요
별로 요점도 없는 글이라 많이 망설였는데 마음이 좀 복합하여져서 몇자 올렸습니다.쓰고 보니 암것도 아니고 그냥 진짜 아이 키우는 얘기라 좀 거시기 하네요
그럼 추운데 다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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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이 2003-11-19 18:40 
예쁜 딸아이 가지셨네요 걱정보다 기쁨이 늘 크시길 바랄께요
뚱이 2003-11-19 18:39 
아이를 키우는 것이 .. 어떻게 생각하면 아무일도 아닌데 작은 것 하나에 생각이 사로잡혀 일이 되지 않고
두딸맘 2003-11-18 11:40 
그리고 벤쿠버에 계신다는 집토끼님이신가요 제 제일 친한 친구도 벤쿠버에서 7년정도 살다왔습니다.게잡이도 하고 공원도 많은 곳 맞는가요?
두딸맘 2003-11-18 11:38 
딸가진 엄마님의 말씀에도 충분히 공감을 하고 딸아이에게도 기회를 주신 선생님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주어진 기회에 열심히 해보자고 했습니다.고맙습니다.
집토끼 2003-11-18 09:21 
저는 그 선생님의 태도에 좀 부정적인 감정이 듭니다. 아이의 재능을 인정해 주고, 발표할 기회를 준것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아무 정성없이 후줄근하게 입은 것도 아니고, 드레스라고 신경까지 썼는데...깨끗한 티셔츠에 깔끔한 청바지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 저의 작은 의견입니다만..좀 아쉽네요.
딸가진 엄마 2003-11-17 15:42 
많은 아이들 가운데 선택받은 아이의 심정은 힘들어도 기뻤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기회를 주신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 가져야 도리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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