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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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반가운 글이네요.
제 딸아이가 38개월인데 왼손을 많이 쓰거든요. 전 일부러라도 고쳐주지 않고 은근히 좋아했더랍니다.
근데, 문젠 저의 시부모님이시지요. 같이 사는건 아니지만 기회가 있을적마다 오른손 쓰는것을 강요하신답니다. 심지어는 매일 전화로 '어느 손으로 밥먹었냐'고 물어보실정도예요. 그럴적마다 스트레스받는쪽은 오히려 저였거든요. 아무리 왼손을 많이 쓰는것에대한 장점을 말씀드려도 소용이 없어요. '왜 멀쩡한 손을 놔두고 왼손을 쓰는냐'는거죠
그 전유성의 책을 슬쩍 시부모님께 보여드려야겠네요.^^
님의 글에 기운이 나네요.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여러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영엄마님의 글입니다.
> 이글은 전유성님의'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라는 책 중의 글입니다. 제가 왜 이 글을 올리냐면요, 전에 게시판에 글 읽은 것도 생각나고, 실은 저도 그 피해자(?)의 한 사람이라 그렇습니다. 어릴때 부터 무지 야단맞고 교정하느라 얼마나 애를 먹었었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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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이 조금 길지도 모르겠네요. 전문 다는 아니고 제가 공감하는 부분들을 발췌해서 올립니다. 전유성님이 혹시 이 글 읽으면(^^;) 서운해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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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 손은 옳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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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배기라는 말 아세요? 사투린지 표준언지 모르지만 경상도 가니까 왼손잡이를 짝배기라고 그러더라고요. 어감상 일단 뭔가 좀 삐닥하게 들리지 않아요?
> 고개를 외로 꼰다, 이런 말도 있어요. 고개를 옆으로 삐딱하게 기울인다는 뜻 아닙니까? 그러니까 왼손이라고 할 때 '이'의 본래 뜻이 '삐딱한', '틀린', 뭐 이런 뜻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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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손의 어원은 당연히 옳은 손일 겁니다. 이건 반에서 오십구등하는 아해도 아는 사실일 겁니다. 바른손이라고도 하고. 영어로도 오른손은 right hand 아닙니까? 무협지 보면 좌도 방문이라는게 나오는데, 이게 뭐냐 하면 정파에 대적하는 나쁜놈들을 일컫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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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손잡이들이 얼마나 기분 나쁠까? 아휴, 난 왼손잡이가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다.
> 왼손잡이들, 정말 애로사항 많습니다.
> 가위 한개, 책상 서랍 하나도 다 오른쪽으로만 쓰게 돼 있더라 이 말입니다. 군대 가면 총검술도 오른쪽, 집에 오면 냉장고 손잡이도 오른쪽, 텔레비젼 채널도 오른쪽.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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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요즘에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같은데서는 왼손 투수, 왼손타자가 대접받잖아요. 하지만 그건 좀 특수한 경우고,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왼손잡이가 구박덩어리입니다. 왼손잡이도 대부분 글쓰고, 밥 먹을 때는 오른손을 많이 씁니다. 고등학교 때 왼손잡이가 드러나는 건 멀리던지기 할 때더라구요. 글씨고, 밥 먹고 할 때는 훈련에 의해서 왼손잡이도 오른손으로 적당히 떼울 수 있지만 멀리던지기 할 때는 왼손이 힘이 좋으니까 왼손으로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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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요, 왼손잡이들이 오른손을 쓰게 되기까지는 얼마나 피눈물나는 훈련을 받았겠습니까? 어릴 때부터 왼손 쓰는 기미만 보이면 초전박살 피작살이 납니다.
> - 왼손 쓰지 말그라. 걸뱅이 된데이.
> - 멀쩡한 오른손 놔두고 왜 왼손을 쓰냐. 흉칙하게스리.
> 운운하며 몰매를 주는 건 물론이고, 어떤 애 엄마는 오른손 쓰는 애로 키울려고 아예 왼손을 칭칭 묶어버리기까지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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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부모에게 도대체 왜 그렇게 목숨걸고 왼손을 못 쓰게 하냐고 물으면, 대개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 -다른 애하고 똑같이 오른손 써야지, 우리 애만 유별나게 굴어서 좋을 거 뭐 있어요.
> 유별나서 좋을 거 없다는 고정관념, 그것이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으로 비약하고 있는 겁니다.
> .........(중략)
>
> 대기업체에서 신입사원 뽑을 때도 개성 있는 놈 못 찾아서 안달입니다. 짜장 먹는 일곱 놈보다 우동 먹는 세 놈이 더 유리한 개성시대라 이겁니다.
> 유별나야 좋을 게 있습니다. 왼손잡이도 마찬가집니다. 게다가 알고보면 왼손잡이가 장점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오른쪽 뇌를 많이 쓰게 되어 예술성과 창의력이 뛰어난 게 왼손잡이라지 않습니까? 그런 판에 왼손 쓴다고 두들겨 패거나 아예 손을 묶어 놓는다면 시대착오도 그런 시대착오가 없는 거 아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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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손은 옳은 손이 아닙니다. 왼손잡이는 왼손잡이 대로 다 자기만의 개성이 있고 장점이 있는 겁니다. 왼손 쓰는 애들 나무라기 전에 오른손 쓴 애한테 왼손도 한 번 써보라고 가르치는 건 어떨까요? 창의력이 있어야 살아 남는 세상이니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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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고, 팔 아파라. 확실히 좀 기네요.
> 사실 저도 짝배기라는 말 들으면서 컸어요. 저희 부모님, 어릴 때 저 손가락 빠는거랑, 왼손 사용하는 거 교정하느라 무지 애 쓰셨던거 아직 기억납니다. 결국 습관이란 무서운 거라 왼손잡이였던 제가 이제는 오른손 잡이 다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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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 하나, 가위질만은 아직도 왼손을 주고 씁니다. 그게 편해요. 뭐, 오른쪽으로 자른다고 종이가 안 잘리는 것은 아니지만 정교하게 가위질 해야 할 것은 꼭 왼손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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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 부모님이께서 제가 두 소을 다 자유롭게 사용하게 해 주셧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왼손잡이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어요. 정말 우리나라는 이 왼손잡이를 거렁뱅이 팔자라고 생각하는 곳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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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쓰는 사람들 보면 거의 왼손으로 쓰잖아요. 우리나라도 어서 그런 인식이 바뀌어서 왼손잡이가 이상한 취급받는 나라에서 탈피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이 글 끝까지 읽어주시는 분께는 고맙다는 인사를... ^m^...
> (끝까지 못 읽은 분들은 이 인사 못 받겠네요..)/font>
| [일반][RE] 왼손잡이로서의 항변-전유성님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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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박현정 등록일 2000-12-31 00:29 조회수 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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