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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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결석후에 개근상도 아니고 우등상(?)까지 받고 감격에 겨워 전부터 하고싶었던 제 개인사를 이제사 말하려구요.
언젠가 귀동냥한 바로는 history라는 것도 역사의 주도자가 남자라는 인식에서 탄생한 단어라니 저는 herstory로 쓰기로하죠.
제가 뭐 위대한 인물도 아니거니와 뭐 대단한건 아니구요,그냥 제가 영어에 관심을 갖게된 동기와 과정을 좀 얘기하렵니다.
그러니까.....제가 국민학교 4학년에서 5학년이 되려던 겨울즈음,제인생의 첫남자(!!) '숀 케시디'를 알아버렸답니다.
당시에는 레이프가렛과 쌍두마차를 이루는 소녀들의 우상이었는데 저는 친구언니의 영향으로 오빠부대에 조기입학한 셈였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되지도 않는 영어노래를 익히느라 혼쭐이 났던데 아마 저의 영어입문기였던것 같아요.
그 뒤로 아바,올리비아 뉴튼존,쥬스 뉴턴 등의 노래가사를 외운다고 한글로 발음이 적힌 '히트팝송'류의 책을 섭렵하기 시작하면서 국민학교 시절을 마감했습니다.(사실 이런 방법이 바람직하진 않은데 말이죠)
다행히 운좋게도 제가 다니던 국민학교에는 외국생활을한 학부영이 많아서 그엄마들을(그분들 중에 교육방송에서 강의를 하시는 분이 아마 주도적 역할이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초빙하여 칠판 옆 시간표에 수요일 첫시간을 차지하고 있던 H.R 시간을 학급회의 대신 영어시간으로 변칙활용했고 특별활동시간에도 영어반을 들어 그런대로 영어환경에 노출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학교에 들어가보니 이건 갑자기 어디에서 대거 출현을 했는지 외국생활을 한 친구가 도처에 포진하고 있어서 기가 엄청 죽었습니다.제짝은 필리핀에서 5년 살다온 친구 두줄 뒤에 L.A에서 무지 오래 살다와서 영어선생님이 스피커로 사용하는 아이가 있었고 말레이지아 상사 주재원인 아빠따라 수년 살다온 아니,학기중간에 뉴욕에서 온 무려 9년을 살다온 거의 네이티브에 가까운 아이,외교관인 아빠따라 인터네셔널 스쿨에 다니다 온 아이...헉헉 이런 분위기에서 토종인 제가 겪었을 스트레스 짐작하시겠죠?
암튼 전 착실히(?) 음악노트 비슷한 영어노트에 알파벳 열심히 그리며 한학기를 보냈습니다.
(제가 좀 고지식한지라 영어선생님이 I"m Jane. I'm a student 라는 페이지를 보다가 무심결에 이런거 한 백번씩 써야하는데...라고 하신게 정말 숙제인줄 알고 그날 배운 문장을 모조리 100번씩 써갔다는거 아닙니까?무식하게.....그거하느라 당시 잠안오는 약으로 명성을 날라던 '타이밍'이라는 각성제를 먹는 겁없는 일까지 감행했다니까요!!)
암튼 그렇게 근근히 정규과정을 따라가기 급급하다 '맽 딜런'을 알게되었죠.
(이거 중요한 시점에선 꼭 남자가 등장하네요)
그래서 '라이어스문'같은 영화 보고 특히나 아예 비디오를 구해 외우다시피한 '그리스'(전 특히 2편을 좋아했네요)를 보느라 영어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1,2 학년을 보냈다고나 할까요.
참 거기에 박차를 가한건 역시 '듀란듀란'과 '퀸'과 '폴리스'였어요.
당시 제 교과서표지는 모두 그들의 사진이었어요.
그러다보니 제 머리속엔 시험과는 무관한 영어들만 꽉차있었는데 근데 훗날 가끔씩 그덕을 보기도 했답니다.
고등학교 모의고사에서 어느날인가 주관식으로 soap opera를 쓰는 문제가 나왔는데 그런 쓸데없는 잡학이 가득한 제가 맞췄다는거 아닙니까.모두들 이딴걸 문제로 내냐고 원성이 자자했는데요...
그러다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제가 영어공부를 해야만 하는 사건이,계기가 생겨버린겁니다.
모두들 민중에쎈스사전들고 성문종합영어를 벗하며 살고있었고 저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생활속에서 지루해하고 있었고 이를테면 영어의 매너리즘에 빠진 시기였거든요.
자율학습시간에 제게 순전히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로 질문을 가끔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누군가 그친구에게 영어문제를 물었나봐요.
그랬더니 그 친구가 무슨맘으로 그랬는지 "영어면 **에게 물어봐.쟤가 잘해."라는 거예요.
갑자기 이게 왠일이랍니까?
졸지에 저는 영어 잘하는 애로 찍혀(?) 질문공세를 받기에 이르렀던겁니다.
근데 혹시 저같은 경험해보신분들은 알거예요.
왠지 그렇게 되니까 진짜로 그래야만 할것같은 의무감마저 생겨 (그리고 물론 실력없다는게 들통나 망신당하는게 겂이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한것도 컸죠) 그떄부터 한두번만 보면 영어가 쏙쏙들어오는거예요.
무슨책 제목에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된다"더니 정말로 마인드컨트롤 덕분인지 영어실력이 점점 느는거예요.
지금와 생각하니 그친구가 정말 고맙네요.
암튼 그덕에 학력고사에서도 영어덕을 많이 보고 대학에 갔어요.
근데 대학가서도 저의 그 딴지버릇은 못버리겠더라구요.
한참 유행하던 버케뷰러리나 토플책은 지겨워서 한페이지넘어 침흘린 자국이 선명하더라구요.(도서관에서 보다 잔 흔적이죠)
그렇게 또 딴짓을 시작했죠.
대출도 간간히 하며 수강신청때는 될수있으면 하루에 몰아 수업듣도록 만들어 하루라도 학교에 안가는 날을 더만들고...그러고선 집에 앉아 AFKN을 봤답니다.
뭐 처음엔 만화부터 시작했습니다.(토요일 오전을 여유롭게 만화로 시작했죠)그러다가 제가 본격적으로 재미를 붙인건 게임프로였습니다.
지금은 안하지만 Family feud란 프로를 참 재미있게 봤구요,Jeoperdy를 진행하는 alex가 진행했던 Classic concentration이란 프로도 즐겨봤구요,물론 Wheel of fortune 이나 Jeoperdy 도 왕팬이었구요.
그러다가 발전해 차츰 드라마나 토크쇼도 조금 귀동냥이 가능하게 되었구요...나중엔 오프라 윈프리를 보다 울기도 하고 엘세뇨홀쑈를 보다 웃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의 딴지공부가 오히려 나중에 토플이나 토익에선 효과를 발휘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제 아이에게도 '놀맨놀맨 영어공부'를 시킬 작정이었고 실제로 그러고 있답니다.
휴우...길기만 하고 별 내용도 없는 저의 herstory를 읽으신 분들 그냥 재미삼아 쉬어가는 시간으로만 여기시면 좋겠네요.
제가 상에 좀 약해 상받고 나니 우쭐한 기분에 주절주절 늘어논거니 말예요.
그럼.좋은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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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원이맘 등록일 2001-01-06 13:56 조회수 1,2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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