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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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 초등생을 둔 엄마는 아니지만 길게 계획을 잡고 있다보니 자주 기웃거려 동태를 살피고 있습니다.
미리내님의 글을 읽고 며칠전 헤매던 제 경우가 생각나서 몇자 적어보네요.
전 지금 43개월 22개월에 접어드는 아이가 있습니다.
큰아이 키울때는 몰랐던 일들을 둘째를 통해 느끼고 얼마나 당황했던지요.
비단 외국의 아이들만이 아니라 어릴수록 미역에 가까운 발음을 하는게 아닌지 싶어서 그냥 지나치질 못했습니다.
둘째아이가 얼마전부터 두단어를 엮어서 말하기 시작했는데...
일주일 전 씽크대 앞에서 열심히 설거지에 몰두하는 저에게 다가와서
"미역 피시"하더라구요?
순간 어처구니 없어서...뭔 소린겨...미역과 생선을 어찌하라는 것인가...
매일 차려주는 밥상에 올라온 메뉴중 fish는 좋아하는 메뉴라 그렇다쳐도 어찌 미역을 알리요...
정말 짧은 순간이었지만 22개월 아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상황만을 생각하고 "뭐 달라구?"만 연발했더니 결국엔 징징거리며 냉장고 문을 열어달라는 바디랭귀지를 하더군요.
"거긴 미역도 피시도 없어 임마"
하면서 아무튼 냉장고 문을 열어줬더니 황당하게도 우유팩을 잡는게 아니겠어요?
정말 혼자서 주저 앉아 웃었답니다.
"Milk, please" 라고 말했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겠더라구요.
발음이 잘 안되니 플리스인지 피시인지 듣는 저나 몰랐지 제 아이는 제대로 누나가 하던 소리를 그대로 흉내낸 것이었어요.
그렇지만 큰아이는 한번도 미역이라는 말을 한적이 없었기에 너무나도 당황했었습니다.
큰 아이는 돌무렵에 영어책을 접하고 생활영어 시작한지는 채 1년이 안되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엄마들 모두 귀로 배운 영어가 아니라 문자로 익힌 영어기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앞으로 생기리라 생각했습니다.
여기는 유아들이 아니라 이러한 일들이 그리 흔하지는 않겠지만 어릴때 접한 아이일 수록 어쨋거나 뻣뻣한 발음으로 엄마가 해준 생활영어도 버터를 발라서 내뱉는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험했답니다.
쑥쑥식으로 키워도 어느 순간 엄마가 따라잡지 못할 순간이 다가오는게 현실인것 같습니다.
일단 엄마인 제가 히어링이 제대로 안되니 제대로 된 피드백을 아이에게 해줄 수 없음이 슬퍼집니다.
이런 경우 어찌해야하는지 선배인 히플러님은 가르쳐주실 수 있는지...
미리내님의 글입니다.
> 조금전에 어느 초등학생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 "우리 영어학원 선생님이 미국에 가면 '밀크'라고 하면 우유 안 주고
> '미역' 이라고 하면 우유준다 라고 하셨어요."
> 어떤 유머를 들었을 때 보다 많이 웃었습니다.
> 근데 그 아이는 유머로써 한 말이 아니더군요.-_-;;
> 정말 정성껏 미/역/ 이라고 발음을....
>
> 그냥 생각해보자고 올린 짧은 글이었습니다.
>
>
| 미역...그냥 갈 수 없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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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짱구맘 등록일 2003-12-17 09:22 조회수 1,826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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