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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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미미맘님과 같은 경험 여러번 했었습니다.
착찹한 마음도 들고 무서운 마음도 들고...뭐 그랬었어요.
요즘은 엄마들이 아이의 착한 마음씀에 기뻐하기 보다는 아이의 영재적 자질이나 성적에 기뻐하는 편이쟎아요.
제생각엔 아이에겐 엄마의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모습보다 더 큰 성장촉진제는 없는것 같은데 아이들이 공부를 잘해야 엄마가 기뻐하니까 그쪽으로만 기형적으로 성장하는것 같아요.
오히려 아이가 온순하면 '우리아이는 착해빠져서 걱정이예요'라고 한탄하는 세상.
그안에서 남을 배려할 줄 알고 더불어 살아가길 바라는건 무리한 바램같구요.
큰아이가 유치원을 다니고 부터 (아마도 선생님께서 밥먹는데 딴전 피우는 걸 고쳐보시려고 빨리먹는 사람에게 일등 스티커를 주셨던 모양입니다.독려차원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건데 이상하게도 부작용이 생겨) '일등병'이 생겼습니다.
뭐든지 심지어 돌쟁이 동생과 물을 마셔도 제가 일등하겠다고 하고 어쩌다 동생이 먼저 마시면 동생이 일등이니 자기는 꼴등이라며 울어버립니다.
달래기도 해보고 슬쩍 동생의 컵에 물을 더 넣는 편법도 써보고 1등은 그리 중요한게 아니라도 타일러도 봤지만 한동안 계속되었습니다.
근데 그걸 보고있자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저대로 크다간 어쨌든 일등하고보자는 심리가 앞서서 다른것은 돌아볼 줄 모르는 편협한 아이가 되지는 않을까 등등 이런저런 엄마의 걱정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고심끝에 저는 '친구'를 유난히 좋아하는 아이의 특성을 활용해 고쳤습니다.(칫솔도 '칫솔친구'라고 부르는 아이거든요.어릴때부터 제가 그렇게 불러줘서인지..)
숫자들을 크게 오리거나 여러가지로 만들어 1 옆에 2가 있고 3이 있음을 인지시킨 후에 "1하고 2는 서로 친구고 짝꿍이야.그러니까 일등이 아니어도 2등이면 일등과 친구인걸."
또 서너명이 함께 놀아도 "지원이는 3등 이니까 4등과 친구다 그치?"
라는 식으로 반복해서 얘기해줬더니 일등병이 차츰 없어졌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형태의 복병들이 등장해 저를 긴장시킬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저는 능력이 조금 모자라도 마음이 따뜻한 아이를 이 사회에 내놓고싶습니다.
제 친구(별로 친구라고 하기는 내키지 않지만 분명 알고지낸 시간과 정도로 보아 친구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사이입니다.) 중에 우리나라 최고의 S대를 나와 미국 최고의 대학에서 수학하고 지금은 외국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도데체 부족한게 없을만큼 집안배경부터 자신의 능력에 까지 빼어난 재원인데 저는 그친구를 대하기가 껄끄럽습니다.
학교때도 부유층자제들만 모이는 써클을 들었는데(그게 불문율처럼 그렇게 되었다네요.돈없다고 짜르진 않지만 알아서 그렇게들 모였다나봐요) 거기에서 좀 평범한 집 출신이 자기를 좋아했는데 그게 영 불만이라도 서스럼 없이 얘기하는,왜 꼭 돈없는 집 애들이 아픈지 모르겠다고 짜증섞인 얘기를 하는 그친구를 보며 다른게 차고넘치게 풍족해도 남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빈곤한 아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내 딸이,아들이 주고도 남을만큼 마음이 넉넉한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만 간절할 뿐입니다.
참 쑥쑥에 들어오면 따뜻한 맘들이 정말 많쟎아요.
전 그런 엄마를 둔 아이들은 모두 따뜻한 아이들일거라고 맏습니다.
그래서 전 쑥쑥에서 자란 아이들끼리 친구시켰으면 하는 욕심이 생기네요.
요즘 어른이 보기에도 무서운 아이들이 많아서요.
미미맘님.
많이 걱정스러우셨겠지만 쑥쑥에만도 이렇게 수백명의(아니 그이상의)건전한 엄마들이 있쟎아요.
힘내시구요.
미미맘님의 글입니다.
> 지난 토요일 저는 6살 된 우리 딸아이 손을 이끌고
> 강남 킴앤 존스에 다녀왔습니다. CD 하나 살까 하구요.
> 한참 책 구경하다가 화장실에 갔는데, 그곳에서
> 좀 황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딸아이와 제가
> 손을 씻고 나서 가려 하는데, 화장실에 있던
> 어떤 여자아이가 우리 아이한테 "뭘봐?" 하는 겁니다.
> 아마도 우리 아이가 그 아이를 쳐다 봤나 봅니다.
> 손을 씻고 돌아서서의 일이니까 한 2~3초 정도의 시간이겠죠?
> 그러자 우리 아이가 빨리 눈길을 피하더군요.
>
> 흔한 일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애가 놀란 걸 보고
> (서점 안으로 돌아가서도 그 아이를 무서워하더군요)
> 제가 노파심으로 이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그밖의 많은 장소에서
> 이보다 더 심한 일이 일어나고 있겠지요.
> 하지만.... 6살이라고 해봤자 아직 만 4~5의
> 아이들에게 벌어지는 일이라 생각하면 섬찟합니다.
> 생판 모르는 상대에게 잠깐 쳐다봤다는 이유로
> (아이들은 자기 또래에 대한 호의적 관심을 갖지 않습니까?)
> 그런 반응을 보인다면,,,,,,,나중에 커서는 우리 엄마들이
> 다들 우려하는 "왕따"로 발전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
> 그런 현상이 아이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일단 네가 이겨라' 라고 가르치는 부모의 잘못이겠죠.
> 그래서 좀 우울했습니다. 토요일 오후 강남 킴앤존슨에서
> 책 보고 뛰어 노는 아이들을 보며 영어는 잘할 지 몰라도
> 인성교육은 모자란게 아닌가 라는 바보같은 생각까지 들고요...
> 저도 마찬가지겠지요. 그저 가르치겠다는 마음에 급급해서
> 영어 동화책 사주겠다는 욕심만 앞서지 아이한테 정말
> 필요한 건 간과하면서요. 쑥쑥맘 여러분께도 꼭 당부드리고
> 싶네요. 3년후, 5년후, 10년후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즐겁고,
> 건강해지는 건 엄마의 교육에 달려 있다구요.
>
>
| [일반][RE] 저도 걱정스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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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원이맘 등록일 2001-01-08 11:09 조회수 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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