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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글라디에이터.

글쓴이 원이맘

등록일 2001-01-08 10:34

조회수 1,260

http://www.suksuk.co.kr/momboard/BEB_001/11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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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던히도 내리는 눈을 보며 마치 '헤리가 셀리를 만났을때'에서 본 설경같기도 해 왠지 돈안들이고 외국여행하는 기분도 내며 아이들과 지치도록 눈구경을 했습니다.(유모차 경사로에 작은애 시소판을 분리해 놓고 눈썰매도 탔구요)

어짜피 어딜 나가긴 틀린것 같아(원래 오르쎼 전시회 가보려했었는데) 집에서 비디오나 보기로했어요.
처녀적같음 개봉관에서 두번은 봤음직한(제가 좀 편집증 증세가 있는걸까요?같은 영화 서너번 본적이 많았거든요) '글라디에이터'를 이제사 비됴로 봤습니다.
근데 저 그거 보고 잠 못잤습니다.
밤새 뒤척이다 푸석해진 얼굴로 아침에 커피부터 마셨습니다.
오늘이 아이 유치원 개학하는 날인데....

암튼 '막시무스'가 죽는데 어찌나 감정이 격해지는지 원.
실은 그 나쁜 놈이 막시무스를 칼로 찌르는 꼼수를 쓸떄부터 제가 이미 이성을 잃었습죠.
제가 계속 '저런 나쁜 놈! 야비한 인간!" 연발하니까 울 남편이 정신차리라더군요.

그러니까 결혼전까지만 해도 만화책보던 가락이 되살아난 모양입니다.
제가 만화도 같은걸 보고 또 보고 하거든요.
국민학교떈 '동짜몽'이나 '롯데롯데','강가딘' 뭐 이런 정도가 고작이었는데 중학교 들어가 순정만화계에 입문하게 되었죠.
(사실 친구들은 만화보다도 하이틴 로멘스에 더 열광할떄였는데..)
암튼 내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던 "아뉴스데이"가 아직도 제 가슴에 자리잡고 있었는지 글라디에이터를 보니 갑자기 아뉴스데이가 떠오르며 그떄의 감수성이 되살아나는것 같아요.

그후로도 '미스터 블랙'이며 '불새의 늪'이며 '북해의 별'이며 '우리는 길 잃은 작은새를 보았다'며 ....나를 불면의 밤으로 이끈 수많은 명작들이 떠오르네요.
그 중에서도 단연코 제게 가장 큰 영향을 준것은 '올훼스의 창'였답니다.(세뱃돈으로 사다가 침대 밑에 은닉시켰다는거 아닙니까)
크라우스,이자크...전 유스포프를 아마 사랑했던것 같아요.
워낙에 잠깐밖에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요.(14권부터는 만화가 아닌 소설로 연결되었었죠.작가가 그리다 죽었다는 후문만 들리고)
멋진 장교복에 검은 눈동자의 유스포프.....울남편은 영 그과가 아니네요.

참 '우리는 길잃은 작은 새를 보았다' 보고는 아이 낳아 이름을 '진섭이랑 신애'로 짓겠다고 유치한 다짐마저 했더랬는데 우리아이들 이름과는 거리가 머네요.
저 그거 보고 눈이 뜰 수 없을 정도가 되어 학교 결석했답니다.

결혼 전,후,그리고 출산에 이르도록 끝을 보지 못한 '아르미안의 네딸들'은 결론이 난건지 갑자기 신일숙님의 안부가 궁금해지네요.

혹시나 못보신분들 글라디에이터 꼭 보세요.
(근데 엄마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할겁니다.전 막시무스의 아들을 화형시켰다는 말 듣고 TV부술뻔 했습니다.지금 생각해도 화가 치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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