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
쑥쑥을 3년 반 동안 운영해오면서 지금까지 수많은 이들이 이 게시판을 거쳐갔고, 또 크고 작은 논란이 생겨온 과정을 수없이 지켜보았습니다.
그 중에는 서로간의 이해로 좋은 말과 글로 끝이 난 경우도 있었고, 혹은 탈퇴라는 극단적인 결말도 있었고, 혹은 상쾌하지 않은 감정의 찌꺼기를 남긴 채 흐지부지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개적인 게시판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지만, 이번 경우처럼 소송이라는 최악의 경우 직전까지 간 경우도 몇 번 있었습니다. 모두 다 ‘명예훼손’이라는 명목이었지요. 특정상품에 대해 강도높게 비난했다가 손해배상 청구소송 협박을 받은 적도 있고 (제 얘기입니다.), 특정유명인에 대해 거론한 비난, 혹은 평, 혹은 언급이 명예훼손에 해당되어 소송직전까지 갔다가 관련된 회원들이 모두 사과글을 올린 적도 있고, 한 다이어리 필자분이 다른 사람에 대해 쓴 글을 자신의 얘기라며 고소하겠다고 전화하신 유명인의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제가 느낀 것은 ‘소송’이나 ‘고소’라는 말이 평범한 주부로서 살아온 저희들에게는 얼마나 살 떨리고 두려운 단어인가.. 그러면서도 의외로 가까운 곳에 웅크리고서 기다리고 있구나..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단어가 남발되어서는 안될 성질의, 최후까지 남겨두어야할 마지막 영역으로서의 선택사항이라는 것입니다. 현실의 인터넷 문화는 우려스러운 부분도 많습니다. 쑥쑥이라는 ‘온실’을 떠나서 젊은 이들이 주로 글을 올리는 비실명 커뮤니티에 한발짝이라도 발을 들여놓으신 분들이라면 무슨 말인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인터넷 문화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게시판을 꾸준히 지켜보면서 인신공격적인 용어를 사용한 글에 대해 삭제나 수정 조치를 취하는 운영자의 관리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앞서 언급한 소송직전의 사례들을 경험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왜 처음부터 소송이라는 극한대응부터 들고나오는가, 같은 주부로서 혹은 아이를 키우는 입장으로서 대화로서 풀지 못할 부분은 결코 없을 터인데 왜 그다지도 메마른 행동을 취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물론 명예훼손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의견에 대한 반박이나 인신공격을 (특히 아이에 관한 부분은 아주 사소한 것이라하더라도) 받았을 당시의 기분이나 감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저 역시 수없이 많이 겪어왔고 몇 년 동안 근거없는 비방이나 오해에 시달려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가지는 확신 하나는 어떤 사람이라 하더라도 직접 얼굴을 보고 눈을 마주치면서 진심으로 대화 할 때 서로 이해가 되지 않을 경우는 없다라는, 인간에 대한 신뢰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상적인 글 (좋은 글, 나쁜 글)을 올려주신 회원분들에게 개인적으로 전화를 드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물론 그 진심이 오히려 오해가 되어 게시판이 더 시끄러워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만…제 진심은 그렇습니다.
이번 일의 경우도 제가 일찍 두 분을 중재하는 과정을 거쳤더라면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송구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개인적인 변명을 하자면 송년회로 공사가 다망한 시기라… 어제 저녁부터 게시판을 둘러보지 못하고 새벽에 들어온 제 불찰이지요.
이번 사안에서 누가 잘했느냐 못했느냐는 운영자 입장에서 따지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공개적인 게시판에서 명예훼손이라는 명목의 소송이 언급되는 것 자체가 당혹스러운 일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우를 막론하고라도 삭제를 해야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님께 전화를 드릴까도 싶었지만, 이 건에 대해 끝까지 사과를 받고 싶어하시기에, 그리고 지나가는 맘님과는 제가 연락이 되지 않고 있기에 아마 삭제조치를 끝까지 설득시키기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므로 송구스럽지만 잠시 후에 양해를 구하며 운영자의 권한으로 관련글을 삭제하겠습니다. 이는 분명히 저희가 세우는 기준으로는 삭제대상 사안이라 생각됩니다.
참고로 명예훼손에 대한 소송이 성립되려면 법적인 것은 잘모르지만, 적어도 상대방의 신원은 파악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쑥쑥에서 자발적으로 먼저 회원의 인적사항을 넘겨 드리는 일은 하늘이 두쪽나도 없을 것입니다. 사이버수사대에 고소건이 넘어간다 하더라도 명예훼손이 성립되느냐 되지 않느냐라는 판단을 거쳐야 법적인 절차에 따라 인적사항이 넘어갑니다. (앗, 여기까지 말씀드리고 나니 확실한 것인지 아닌지 자신이 없군요…)
어쨌든 이번일로 함부로 타인에 대해 글을 쓰는 풍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자유로운 의견개진과 반박, 토론이라는 분위기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다른’ 과 ‘틀린’의 의미를 잘 이해를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느낍니다. 쑥쑥은 ‘다른’ 의견에 대해 자유롭게 의사를 나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의견이 모두 ‘틀린’ 의견은 아닙니다. 서로의 의견에 겸허히 귀 기울일 줄 아는 성숙된 자세가 아쉽습니다. 그리고 의견에 대한 반박이 어디까지가 명예훼손이고 어디까지가 허용될 수 있는 범위인지는 개인적인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식을 벗어난 경우는 운영진에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번 일이 활발한 초등게시판의 의견교환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관련글은 잠시 후에 삭제하겠습니다.
| ★ 관련 글을 삭제하며... |
|---|
|
글쓴이 히플러 등록일 2003-12-30 12:45 조회수 3,097 댓글 3 |
쑥쑥닷컴 - 파일 다운로드
파일을 다운로드 합니다.
댓글 남기기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
 |
    |
| 로그인 후 덧글을 남겨주세요 |
|
||||||||||||||||||||||||
|
|
훈이민이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등록일 | 조회 | 추천 |
|---|---|---|---|---|---|
| 4270 | 답글 1개 ▼ | candy | 2003/12/31 | 1,629 | 0 |
| 4268 | [3] | 수진맘 | 2003/12/31 | 2,432 | 0 |
| 4267 | 답글 1개 ▼ | espii | 2003/12/30 | 2,290 | 0 |
| 4266 | [1] | 잘하자! | 2003/12/30 | 2,262 | 0 |
| 4265 | Jonathan.. | 2003/12/30 | 1,836 | 0 | |
| 4264 | [2] 답글 1개 ▼ | 올리브 | 2003/12/30 | 2,052 | 0 |
| 4263 | [1] 답글 1개 ▼ | 샐리맘 | 2003/12/30 | 3,602 | 0 |
| 4262 | [3] 답글 1개 ▼ | 히플러 | 2003/12/30 | 3,097 | 0 |
| 4261 | [1] | Jonathan.. | 2003/12/30 | 2,388 | 0 |
| 4260 | [7] | Jonathan.. | 2003/12/30 | 2,685 | 0 |
| 4259 | [4] | 마리 | 2003/12/29 | 2,186 | 0 |
| 4257 | 답글 2개 ▼ | 종식맘 | 2003/12/29 | 2,312 | 0 |
| 4255 | 수호맘 | 2003/12/29 | 1,762 | 0 | |
| 4254 | 답글 1개 ▼ | 고민맘 | 2003/12/29 | 2,171 | 0 |
| 4252 | 답글 1개 ▼ | 마미 | 2003/12/29 | 2,504 | 0 |
| 4251 | [1] 답글 1개 ▼ | 완욱맘 | 2003/12/29 | 1,943 | 0 |
| 4250 | Jonathan.. | 2003/12/28 | 1,832 | 0 | |
| 4249 | 셋맘 | 2003/12/28 | 1,621 | 0 | |
| 4248 | [2] 답글 3개 ▼ | 윤효맘 | 2003/12/28 | 3,021 | 0 |
| 4247 | [1] 답글 1개 ▼ | 초보맘 | 2003/12/28 | 1,904 | 0 |
★ 관련 글을 삭제하며...
최신
이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