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원준아빠가 오랜만에 집에서 밥을 먹겠다고 하더군요.
나물도 무치고, 조림도 하고, 밥도 새로 했답니다.
굴튀김을 한다고 기름을 올려놓고, 굴에 계란, 밀가루, 빵가루를
묻혔지요. 근데, 제가 좀 많이 늦거든요. 시간이 좀 지났었나봐요.
기름에 불이 붙었지뭐예요. 너무 놀라서 가스를 끄고, 창문을 열고.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원준이는 "아!뜨꺼"
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순식간에 검은 연기가 온 집안에 꽉 차고,
매운 연기에 원준이는 콜록 콜록대고. 119에 전화해야할지, 수위실
에 연락해야할지, 정신이 없었어요.
그때, 얼마전에 본 외국 TV프로그램이 생각났어요. 소방훈련중인데
가스레인지에 불이 붙었을때 소화기로 불을 끄는 훈련이였어요.
소화기로 불을 끄는데,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사람, 불꽃을 사방으
로 튀기면서 불을 끄는 사람, 소화기 사용법을 몰라서 쩔쩔매는
사람등... 저는요, 분명히 소화기로 끈 불에서 다시 불길이 확
올라오는 장면에서 깜짝 놀랐답니다. 가스를 잠그지않고, 불만
껐기때문이라는군요. 순식간에 검은 연기도 잔뜩나오구요.
근데, 어제 저희 집이 딱 그랬어요. 베란다에서 소화기를 가져다
쏵----사용법은 어렵지않았어요. 처음 사용하는 건데도,
안전핀만 뽑고, 누르기만 하면 되더라구요)
불을 껐지요. 아니, 껐다고 생각한 순간에 다시 불길이 확 치솟았어
요. 다시 소화기를 누르고, 다시 불길이 치솟아 오르고...
별별생각이 다났어요. 옆에서 소리지르는 원준이가 너무 걱정되구요
다시 한번 소화기를 힘차게 누르니, 드디어 불이 완전히 꺼졌어요
그다음은 난리가 난 가스레인지며, 바닥이며, 소화기 분말로 뒤덮힌
밥솥이며 치우느라고 정신이 없었죠. 연기는 문을 열어두니 금방
없어졌지만, 냄새는 잘 안빠지네요.
휴-- 정말 큰일날뻔했지요. 저 많이 반성하고 있답니다.
여러분도 소화기 점검, 가스점검 잊지마세요.
쑥쑥몰
> 
울 앵두.......얼굴입니다요...
[일반] 저, 어제 불낼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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