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가 멀티플 하는 이야기 나중에 할게요...이런 글을 남겨두었더니
외출해서 볼 일 보는 내내 마음에 걸리더라구요.
별 이야기거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런데 오늘 두 아들 맘님 글을 읽고
제가 요즘 고민하던 문제도 있고 하여 생각이 많았답니다.
그래서 꼭 멀티플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그냥 이야기 나누고 싶어서
괜히 자리잡고 앉아 봅니다.
지우가 벌써 3학년이 되네요.
두 아들맘님 아이도 같은 학년이었던 것 같은데...맞지요?
지금까지는 그야말로 저학년이라고 생각하고
아직까지 터잡기다 싶은 마음으로 지냈는데
문득 3학년이 된다는 생각을 하니 아,마음 급하여라....
돌이켜보았을 때 제가 제일 후회되는 부분은
아이와 함께 동화책을 읽었던 시간들을 좀 더 길게 갖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지우는 4살때부터 본격적으로 영어 동화책을 접하기 시작해서
정말 순수하게 영어 동화 한가지 만으로 영어를 익혔습니다.
읽기도 저절로 되었구요.
요즘은 어릴때부터 영어동화를 접하는 케이스가 보편화 되었지만
지우가 어릴때는 그런 케이스가 흔하지는 않았지요.
그런 점에서 저는 두 아들맘님과 동질감을 많이 느낀답니다.
하지만 작년부터 영어동화책을 읽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어요.
우선은 제가 너무 시간이 없어 시간을 할애해주지 못했고
초등학생이라는 이유 때문에 '학습'이라는 형식을 도입했던 거지요.
그런 시간이 2년이 지나고 나니
어릴 때 영어 동화책으로 쌓은 ...그 실체는 알 수 없지만 든든한 배경이 되었던 '실력(?)'이
손에 모래를 쥔 것 처럼 빠져 나간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동안 LET'S GO 를 하였고(현재 4권 하는 중),이것 저것 몇 가지의 시도를 하여 명맥은 유지하고 있었지만
영어 동화책을 꾸준히 읽었을 때의 그 힘은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우는 듣기가 많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제가 테입듣는 것을 그다지 선호하는 편이 아니라서 그것이 은근히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그동안 테입이 있는 영어동화책도 제가 읽어 주거나 직접 읽었거든요.
듣기는 비디오 보기 정도로 해결 할 수 밖에 없었으니까 많이 부족하지요.
앞으로는 듣기에 더욱 시간을 투자해 볼 생각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지우의 대안은 읽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뭘 읽혀야 할까요?
엊그제 문득 이런 말을 하더군요.
"엄마,영어책을 읽으려고 하니까 너무 시시하거나 너무 어려워요."
저는 갑자기 너무 어려운 숙제를 받아든 사람이 되어 버렸지요.
아이의 읽기를 어떻게 더 보충해주어야 할까....
(아마 이런 고민끝에 두 아들맘님의 글을 읽으니 영어동화책을 꾸준히 못 읽힌 것이 또 후회스러워서 이런 넋두리가 나오는 것이겠지요.^^;;)
아직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우선은 책읽는 습관을 다시 한번 더 다지고 가려고 합니다.
책의 레벨을 떠나서 아직 습관화 되지 못했다는 점,꾸준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큰 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참,멀티플 이야기 한다고 그랬죠?
C 단계 중간쯤까지 읽었습니다. 잊고 있다가, 몰아서 읽다가...이런 식으로 했기 때문에 이 역시 꾸준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 보면 하긴 했습니다.^^
사실 이번 겨울 방학부터 멀티플 삶아먹기(?)에 들어갔습니다.
그동안 멀티플을 본연의 역할 그대로 독해용으로 이용했다면
앞으로는 이 교재들을 좀더 야무지게 활용해볼 생각입니다.
(이 교재가 특히 좋아서라기 보다 가지고 있는 것을 활용해야 겠기에....)
prep. 단계는 넘어 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아주 쉬운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이에게 부담이 덜 될 것 같고 습관화 시키기에 좋은 것 같아서
prep. 단계부터 했습니다.
매일 1과를 하는데 이래저래 넘어간 날도 있어서 이제 딱 중간쯤 했나 봅니다.
하는 방법은
1)먼저 전체를 들으면서 바로 따라하기를 5번 정도 합니다.
- 아마도 잠수네에서 말하는 연따와 같은 방법이겠지만 글이 워낙 짧기 때문에 잠수네에서 말하는 연따의 효과를 보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발음을 정확히 잡아 내는가를 알아보는...받아쓰기의 전 단계의 효과를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2)따라 말하지 않고 다시 한번 들은 다음 어떤 내용인지를 간략하게 말합니다.
- 제가 등장인물 묘사나 글의 배경 등에 대해 영어로 간.단.하.게. 질문하면 지우가 대답하는 거지요.
이러면서 그나마 아쉬운 말하기 연습을 쬐끔 겸하는 것입니다.
3)문장 단위로 정확하게 발음하며 따라하기-->받아 적기-->문장 분석을 합니다.
- 발음은 그야말로 체화되어야 하므로 틈날때마다 발음법에 대해 지적을 하는 편입니다.
어쩌면 이런 점 때문에 오히려 부담없이 말하기가 안 될 수도 있어서 걱정입니다만 아무래도 발음이 걱정되어서요...
그리고 받아적기를 하면서 그동안 읽을 수는 있는데 스펠링이 애매했던 부분을 많이 보완하고 있는 중입니다.
문장 분석이라고 하니까 좀 학습적인 냄새가 강한데...
그동안 온갖 읽을거리들로 머리 속에 넣어둔 어휘나 문형,문법적인 요소들을 가볍게 정리해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She did not want them to get wet when it rained. 라는 문장을 적으면서 want + 목적어 + to 부정사 의 형태에 대해 다시 한번 정리해보는 거죠.
그렇다고 공식처럼 외우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읽거나 들었던 말들을 모아서 일정한 형식이 있음을 확인하는 겁니다.
I want you to help me. Do you want me to read this book? 뭐 이런 말들을 많이 익혔으니까요.
그리고는 그와 비슷한 유형의 짧은 글짓기(?)로 들어갑니다.
알고 있었던 말이나 새로운 내용으로 바꾸어 보는 거죠.
이러면서 또 은근히 작문연습 들어갑니다.
4) 이번에는 거꾸로 제가 우리말로 말하면 영작하는 연습을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외워서 말 할 우려가 있으므로 그날 공부한 내용은 기본으로 하고 전날 공부한 내용도 테스트합니다.
이 때는 full sentence 로 하지 않고 끊어서 말해줍니다.
머리 속에 영어 문장의 형태를 잡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합니다.
5) 마지막으로 그 날 공부한 단원 전체를 외우는데 외운다기 보다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해주는 기분으로 말하기 연습을 하는 식으로 합니다.
그동안 소프트하게(?) 영어를 접하다가 좀 하드(?)해지니까
처음엔 좀 힘들어 하더니 지금은 적응이 된 듯 합니다.
무엇보다 한 교재로 듣기,읽기,말하기,쓰기를 모두 짚어보려니 시간이 꽤 걸립니다.
아마 이런 과정을 들으시면 너무 한 교재를 가지고 쥐어짠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요.
이건 순전히 저의 취향입니다.
어떤 사람은 한 가지를 충분히 하고 넘어가라고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4가지를 골고루 동시에 해야 한다고도 말하지요.
저는 마음은 후자 쪽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똑같이 투자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리고 본격적인 학습 형태의 영어 공부가 시작된 셈인데
그 시기의 적절함에 대해서도 아직은 '알수없음' 상태입니다.
그래도 그동안 읽었던 '영어동화책의 힘'을 믿어 보려고 합니다.
올해는 제발 영어책 읽기를 습관화 하고
멀티플 삶아먹기를 빼먹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기만을 바랍니다.
한가지 더 있다면....(이러면서 슬슬 욕심이 들어갑니다.-_-;;)
대충 한 번 읽어 보았던 인포액티브를 자세히 한 번 더 해 보는 것입니다.
정말 제 취향에 딱 맞는 교재입니다.
이것으로도 읽기/말하기/쓰기를 또 해결하고 거기에 더해서 지식 습득까지 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컨텐츠 중심의 영어 학습법에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지우도 인포액티브 하는 시간을 제일 재미있어합니다. 함께하는 저도 재미있고....
제가 교사이기 때문에 더 그런 성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지우도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구요.
그런 점에서는 찰떡 궁합이지요.^^
하지만 한 과를 하는데 제가 너무 준비를 많이 하려고 욕심을 내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을 잡기가 힘듭니다.
보충 교재가 확보되지 않으면 제가 아예 안 하거든요.
이것이 처음엔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제 단점입니다.
너무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만 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더 부지런해질 수 있을지...아니면 어느 정도는 좀 포기해야 할 지...
그것을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에휴,,,,,
두 아들 맘님 덕분에 며칠 동안 생각한 것을 정리해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올해는 여러 면에서 아이를 좀 안정된 상태로 만들어 주고
내년부터는 스스로 해야 할 일을 결정할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만
그것이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서 말이지요.
어쨌거나 오랜만에 두 아들 맘님을 만나( 실제로 만난 것도 아닌데 정말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니 또 기분이 새로워지고
의욕이 다져집니다.
두 아들 맘님은 아직도 영어 동화책을 많이 읽히고 학습적인 형태의 영어 공부를 강요하지는 않으시니까
비교도 되고 또 서로 배울 점도 있겠지요.
앞으로도 자주 아이들 이야기 나누었으면 좋겠어요.
앗, 두 아들 맘님께서 올리신 글에 대한 의견을 물으신 건데
제 이야기만 했지요?
아시다시피 전적으로 두 아들 맘님의 자세에 동의하구말구요.^^
미리내님 고맙습니다......우리 아들한테는 먼 먼 3-4년 후에나 생각해볼 교재입니다..........그냥 저의 호기심의 발동이지요.......자세한 답변 감사드립니다.....그리고 미리내 아이디 참 좋습니다.....우리말인데 꼭 영어처럼 쿨한 이름이네요....
미리내
2004-01-31 21:26
최소한 2년 이상을 스스로 영어책을 읽어온 아이들이라면 이런 형태의 학습으로 들어가는 것도 그리 무리는 아니지만 독해문제집을 너무 서둘러 고려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혹시 궁금하시다면 에듀카 코리아에 가시면 멀티플 소개가 있고' 책 펼쳐보기'도 서비스 되고 있으니 한번 구경해 보세요.(아참,맥그로힐에서 나온 교재입니다.)
미리내
2004-01-31 21:22
고등어맘님, 정준하도 '난 문제를 안 풀었다'고 말하죠...^^얼마나 당당합니까?멀티플 리딩 스킬은 독해문제집이예요. 특별히 좋은 교재인 것은 아니고 그냥 보편적인 교재입니다.쉽고 싸고 얇고...^^ 제가 처음에 이 책을 선택했을때는 독해 문제집이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 새로운 교재가 많이 나온 것 같더라구요. 제가 글에서 쓴 것 처럼 독해를 위해 이것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독해라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것 이상 없습니다. 그저 엄마가 확인하고 싶어서 독해문제집을 아이에게 들이미는 심리가 좀 있는 것 같아요.
고등어맘
2004-01-31 10:58
지금 생각하니 답이 나왔습니다.......그 명제가 틀린게 아니고....나는 영어를 잘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것 뿐입니다.....난 영어를 못하는게 아니다....아직 하지 않았을 뿐이다....푸하하...울 아들은 이제 걸음마 떼었으니 아직 먼 훗날의 이야기지만 멀티플 이야기를 들으니 궁금하네요.....그게 도대체 어디에 팝니까? ....얼마랍니까?......음매...이 속물적인 내 수준.......어디서 나온 교재인지도 궁금하구요....멀티플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죄송합니다...초보라서...
고등어맘
2004-01-31 10:55
두 아들 맘님과 글과 미리내 님의 글 정말 동감합니다.... 제 목표는 영어만 잘하는 아이는 절대로 아닙니다......영어만 잘해서는 성공할 수 없지요....히플러님을 봐도 증명이 됩니다....히플러님이 영어만 잘했다면 이렇게 운영자 역할 제대로 하실 수 없지 않겠습니까? 코멘트 하시는거 보면 완전 평론가 수준이고....영화에서 만화에 이르기까지....큭큭.....인간관계 좋으신 것 같구....(아닌가?)....하여간.....국어잘하는 아이가 영어도 잘합니다....(근데 난 국어 잘했는데 영어는 왜 못했을까? ..미스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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