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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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는 고등학교 과학 교사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교사의 관점일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는 교과서와 참고서의 차이점에 대해 그냥 간단히 적어보겠습니다.
과목에 따라 특징이 다양할테지만 제가 주로 보는 것이 과학 교과서라 내용이 좀 치우칠지도 모르겠습니다.
교과서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원리가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되었는지,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어떻게 응용이 되는지..등을 설명해줍니다.
하지만 참고서는 원리를 '정리'해 놓았습니다.
번호를 붙여가며 잘 정리해 두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정보를 얻기가 쉬운 편이지요.
그런데 왜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은 '교과서'를 보았다고 강조할까요.
교과서'만' 본 것은 분명히 아닙니다.
참고서를 보지 않았을리 없습니다. 절대로....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교과서도 비중있게 그것도 특히 마무리 단계로 꼭 읽습니다.
왜냐면 교과서는 조각 조각되어있는 지식들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참고서나 특히 초등학생용 전과를 싫어하는 이유는
아이들의 노력이 필요없을 정도로 너무나 잘 정리해두었다는 점 입니다.
그래서 은연중에 학습자들이 그 내용을 아무 생각없이 외우게 만듭니다.
어느 정도로 자기 생각을 개입시키느냐 하는 것이 아이들 개개인의 차이일 뿐입니다.
하지만 교과서는 언뜻 보면 내용을 줄줄줄...나열해 놓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공부할 거리'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니 시험을 치면 당황하게 되지요.
시험문제 역시 기억해야 할 중요한 내용만 정리해 놓은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제 큰 애도 이런 특성이 초등 1,2학년을 거치면서 여실히 드러나더군요.
보기(?)보다 시험 못 친다는 담임 선생님의 걱정을 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키울겁니다.^^)
참고서의 번호로 나열된 정리된 내용에 익숙해지면
내용과 내용이 연결이 안 되면서 단편적인 지식만을 얻게 되고
역시 단편적인 물음에 답을 하면서 쉽게 만족감을 느껴버립니다.
그리고 종합적인 물음에 적당히 포기하면서 소위 '성적'이라는 것을 만들지요.
일반적인 관점에서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은
단편적인 지식도 꿰뚫으면서 최종적으로는 그 지식들을 잘 연결시킵니다.
그러니 응용도 가능해지고 종합적인 물음에도 생각이 뻗어나가지는 것이죠.
물론 교사의 입장에서 아직도 교과서가 마음에 쏙 드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 참고서로 익힌 단편적인 지식들을 의미있게 엮어주는 역할은 충분히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 기억으로는 사회과목이 그런 특성이 많았던 것 같고 과학도 마찬가지 입니다.
참고서를 보지 맑고 교과서로만 공부하자는 것이 아니라
참고서는 참고로 이용하고 지식 자체를 의미있게 받아들이려면 교과서를 읽는 것이 더 도움이 되며, 그 보다 관련된 여러 책들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시험성적 만으로 평가하시려는 분들껜 제 말이 공연한 소리로만 들릴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교과서의 내용을 참고서처럼 정리하고 나름대로 요약한 다음 참고서와 비교해보는 것도 참 의미있는 활동이고 도움이 많이 됩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그렇게 시간도 필요하고 머리 아픈 활동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단언하건데 그렇게 한 번 해 본 지식은 온전히 자기 것이 됩니다.
수학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다른 참고서는 안 사도 아이의 수학문제집은 꼭 삽니다.
그런데 수학문제집은 정말 간단히 요약 설명을 하고 바로 '실전'으로 들어가지요.
솔직히 왠만하면 그 정도의 설명으로도 문제는 바로 풀어집니다.
그래서 아이나 부모나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그동안 잘 풀었던 내용을 어느날 모르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용 이해가 깊이 되지 않은 까닭이겠지요.
그럴때 수학 교과서를 찬찬히 읽어보게 하면 뭔가 약간 부족하다고 느꼈던 그 무엇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수학 교과서 보다 수학 문제집을 먼저 풀게하면 그...뭐랄까...해치우는 맛이라고 할까요...? 그런 맛에 길들여지기가 쉬워서 교과서의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수학 교과서를 읽으면서 나름대로의 어떤 규칙을 찾아 보라고 하는 것이
이미 규칙이 제시되어 있고 그 규칙으로 만들어진 문제들이 줄 지어 있는 문제집보다 훨씬 더 의미있는 교육일 것입니다.
아이에게나 지도하는 사람에게나 너무 지치는 일이 될 지 모르지만요...
아마도 Jonathan 님의 부인께서 "교과서를 절대로 먼저 보지 말라"고 한 것은
학교에서 느껴야 할 아이의 흥미를 위한 배려가 아닐까 합니다.
그 점은 "교과서"라는 것을 먼저 보느냐 보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과도한 선행학습을 염려하신다면 차라리 새학년이 시작되기 전에 교과서를 동화책 삼아 슬슬 한번 읽어보는 것이 훨씬 유익합니다.
이 내용은 재미있겠는데...선생님은 어떻게 설명해주실까....이 내용은 뭘 배우는 거지? 하면서요...
"교과서를 절대 먼저 보여주지 않는다"는 의미있는 슬로건 아래
문제집을 먼저 풀게 한다는 것은....뭔가 의미가 퇴색되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Jonathan 님도 수학 교과서와 영어 교과서에 대한 입장이 다르듯이
교과서도 다 특성이 있어서 무조건 언제 어떻게 활용해야한다...라는 답은 없으니
제 의견도 참고로만 하시고 적절히 사용한다고 편하게 생각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영어 비디오나 영어 방송 듣기는 당장에 안 들리더라도 영어의 감을 익히는데는 도움이 많이 됩니다.
아이가 익숙해질때까지 주변 상황을 잘 배려해주시면서 꾸준하게 이끌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언제나 느끼지만 Jonathan 님은 교육에 대해,그리고 삶에 대해 성실하고 건전하게 진지한 분이신 것 같아 참 좋습니다.
Jonathan님의 글입니다.
> 저의 아내의 원칙?입니다.
> '교과서를 먼저 공부시키지 마라.'
> 그래서 저는 우리 아이에게 아래같이 가르쳤습니다.
> 1)수학 교과서
> 학교 들어가기전 먼저 보지 않았습니다.
> 학교 들어가 지급받았을 때도 먼저 보지 않았습니다.
> 대신 참고서 한 권을 구해서 먼저학습?을 했습니다.
> 방법은 제가 먼저 설명하지 않습니다.우리 아이는 설명엔 질색입니다.
> 아이 스스로 책을 보고 문제를 풉니다.
>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학교 선생님에게 물어보라고 해버립니다.대신 체크를
> 해둡니다.
> 제가 설명해줄때도 있었는데 '핵심'을 못 끌어내어 주었는지 '아빠'는 말만
> 많다고 해주고 욕만 먹고 있지요.
> '핵심을 주는 법'을 꾸준히 연구해야겠습니다.
>
> 2)영어교과서 공부
> 이 부분에선 조언이 필요합니다.
> 지금 저의 아이는 6학년책 7과를 하고있는데 다일로그 전체를 듣고 쓰기를 스스로 다 하고 있습니다.
> 조만간 중학교 교과서를 구입할 것입니다. 출판사가 많다고 하는데 어떤 출판사
> 책이 글자가 크고 그림이 다가오는 책일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 여기서도 교과서를 먼저 공부시키지 마라했는데 제가 한 공부가 교과서를 시킨
> 셈일까요?
> 교과서엔 글자가 없잖아요?
> 전 듣고쓰기를 백지에 시켰으므로 책에 없는 내용을 했다고 싶고요,
> 게임부분은 절때 하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지도로 해야 시너지가 나겠기에
> 그렇습니다. 문제는 스스로 몇문장을 썼다고 좋아하므로 같이 칭찬해주고 있습니
> 다.
> 아뭏든 교과서를 하되 학교에 가서 그 책을 먼저 본 기억이 없게 해야하는데
> 영어부분에선 부득이 교과서를 보면서 한 셈이 되었습니다.
> 다만 아이가 어리니 3학년이 되어 배울때는 아마도 처음 보는 거와 다름없이
> 신선도 있게 선생님 말씀에 전적으로 집중하리라 믿습니다.
> 더불어 우리 아이와 영어교과서 먼저 학습은 가장싸게 영어회화를 진입하려는 저의 주머니 사정 의도와 관련이 깊었음을 말씀드립니다.
>
> 3)이제는 우리 아이와 '영어 TV,영화등 원어 듣기'에 들어갑니다.
> 어제 밤에 원어로 한 영화를 보았는데 하나도 안 들리더군요.
> 오늘 또 다른 원어영화 한 편을 준비했습니다.
> 저는 일단 감이 오는데 우리 아이는 어떨지 기대됩니다.
> 한 번에 뻥 뚫리면 참 좋겠는데요......
>
> 이 상 교과서 공부와 제가 할 일을 좀 생각해 봤습니다.
> 각 부분에 있어서 저에게 미진한 부분을 체크해 주신다면 참 고맙겠습니다.
| 교과서와 참고서의 차이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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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미리내 등록일 2004-02-12 21:56 조회수 2,847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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