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낳고 전업주부로만 살아오면서,
남편과 아이만 바라보면서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하고
그 생활에 익숙해지고 만족을 느끼기도 하면서 살다가
통신의 주부동호회라는 돌파구를 찾아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활동하다가
거의 4년이 되어가는 그 시점에, 새로운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1999년 봄에 출판제의를 받고, 개인홈페이지를 만들고,
그해 겨울 책이 출판되고.... 히플러 홈도 책의 폭발적인 인기에 따라
급속하게 팽창하고... 그 와중에 쑥쑥닷컴의 작업에 들어가고...
2000년 6월, 쑥쑥이 처음 열리고, 그리고 현재의 여기까지 왔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그 기간 동안
처음 일을 제안 받았을 때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힘들고, 괴롭고, 보람되기도 하고, 우쭐하기도 하고,
눈물도 흘리다가, 어느 날은 웃다가...
아마도 쑥쑥은 제 자식 같은 느낌의 존재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자식농사 부모 마음대로 안 되듯이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고 가끔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고, 혹은 제 쪽에서 많이 신경 써주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고 다른 부모들 자식처럼 배불리 먹이고 입혀주지 못하는 것 같아 속이 상하기도 하고...
그래도 번듯하게 이 정도면 남부끄럽지 않은 자식으로 키워낸 부모 같은 마음이라고 하면
비유가 적절할 것 같습니다. 가끔은 남들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구석이 있고 내놓을 만한 것이 더 많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제 배로 낳은 자식처럼 소중하기만 합니다.
물론 저 혼자 키운 자식은 결코 아닙니다. 사실 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키웠다고 봐야지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고, 오히려 저보다도 더 쑥쑥을 아껴주시는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온 것 이구요.
숨 돌릴 틈새도 없이 살아온 것 같은데,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는 조금씩 제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나 봅니다. 가정관리학과에서도 아동학을 전공했다고는 하지만, 딱히 외국거주나 유학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영어실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운영자로서 이론적인 뒷받침을 할만한 학식이나 경력도 없기에 상대적으로 쑥쑥이 폄하되는 일들을 겪으면서, 막연히 모자란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오긴 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조언을 해주셨지만 구체적으로 실천할 용기가 없었던 일을 그래서 작년 겨울에 해치우고 말았습니다.
한 교육대학원의 조기영어교육과에서 입학허가를 받았거든요. 3월부터는 오랜만에 학생으로 돌아가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지금 심정으로서는 음.. 마냥 기쁘지만은 않습니다. 평생을 공부와는 담 쌓고 지내던 제 자신을 잘 알기에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고 봐야겠지요.
그런 일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드림미즈에서는 제게 특별휴가를 주었습니다. 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의 달콤한 휴식과 워밍업 기회라고나 할까요. 아마 쑥쑥 메인화면에 떠 있는 ‘쑥쑥닷컴에서 경력사원을 찾습니다.’라는 공지를 보고서 막연히 뭔가를 감지한 회원분들도 이미 계시겠지만요.^^ (쪽지 주신 모모님들.. 감사합니다.)
새롭게 쑥쑥의 운영을 도와주실 분은 지금 거의 결정된 상태입니다. 아마 저보다 훨씬 더 잘 해주실 분이랍니다. 거는 기대가 큽니다.
그렇다고 휴가기간 동안 쑥쑥과는 담 쌓고 지내냐.. 물론 그럴 수는 없지요. 하하. 오히려 게시판에 더 자주 나타나고 밀린 다이어리도 더 자주 쓸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재윤이, 그리고 며칠 후 입학할 혜윤이. 두 아이들의 자랑 섞인 (아니꼽더라도 이해해주시길..) 경험담도 올릴 수 있겠고 제 생각을 정리한 글도 올릴 수 있겠지요. 이렇게라도 많은 분들이 읽는 글에 약속을 해두어야 좀 더 바지런을 떨 것 같습니다. 또 새롭게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도 이곳에 접목시켜 생각을 정리하는 글도 올릴테구요.
현재의 심정은 많이 홀가분합니다. 지지고 볶고 하는 게시판을 완전히 떠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운영이라는 무거운 짐을 벗고 백의종군하는 회원이나 다름없이 글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신나는 일이거든요.
몇 달 동안 입이 근질근질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새로 오실 분이 완전히 결정될 때까지는 보류해두었던 발표입니다. 별 것도 없는 내용이지만..^^ 제게는 중요한 계기거든요.
이렇게 약속을 해두었으니 앞으로는 다이어리 자주자주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충성~~!
평생교육이란 말이 생각나는 군요. 히플러님, 오랫만에 맞는 휴식기동안 푹 쉬시구요.항상 건강하세요.저도 새학기부터는 유아교육 공부 시작했습니다.힘내서 열심히 공부합시다. 화이팅!!!
shawnmom
2004-02-16 12:57
많이많이 축하드립니다..........정말 멋져요. 영어교육뿐만 아니라 많은 주부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시는 role model이 되어주시는 히플러님...멋진 앞날을 기원합니다.
할아버지
2004-02-16 11:19
먼저 축하드립니다...공부는 평생동안 하는것...더 젊을때 여건이 허락하는한 마음껏 공부하십시요...50대중반에 6개월간 공부하여 공인중개사 시헝에 합격은 하였지만 일생에 가장 아팠던 몸살을 앓았답니다...젊을때 공부 마음껏 하십시요.
노랑맘
2004-02-16 10:37
자의반 타의반 인가요?
미달이
2004-02-16 09:50
전 눈치가 없나보네요. 히플러님이 운영자인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히플러님의 다이어리도있고 하길래 그냥 오랫동안 쑥쑥을 하셨나 보다 했지요... 히플러님 글 읽으면서 도움도 많이 됐구요. 저두 분발해서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네요. 아이와 엄마가 영어를 한국어만큼 할 수 있을때 까지 모두다 화이팅~~~! 우리도 좀 더 분발해서 열심히 하자구요~
훈이민이
2004-02-16 09:38
경력사원모집.. 그게 그런 뜻이었군요. 저는 나날이 사세가 확장되어가는 쑥쑥에서 사람 하나 더 뽑는줄 알았어용...히플러님, 대단한 도전(사실 히플러님께는 대단하지 않을지 몰라도) 축하드리고요. 지식의 옹달샘 마르지 않게 채워서 계속 저희도 채워주세요.
원이맘
2004-02-16 09:30
히플러님.이제 공식발표 하셨군요^^설레기도하면서 두렵기도 하실것 같아요.엄마라는 자리까지 겸해야 하니까요.길게는 아니지만 제가 매일 울면서 작년을 보냈던터라 엄마란 자리와 학생의 자리가 얼마나 겸직이 어려운지 짐작이 되어서요...그래도 히플러님은 저처럼 울기보다는 두주먹 불끈 쥐고 더 열심히 해내시리라 믿습니다.봄날의 캠퍼스는 힘이 들더라도 견딜 힘을 주겠죠?
young
2004-02-16 07:28
히플러님, 먼저 축하드려요. 공부에는 정해진 때가 없다고 하죠. 결심한 그 때가 right time인것 같습니다. 공부 열심히(?) 하시고 더욱 새롭게 원기충천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공부 욕심이 많은 사람인지라.. 이렇게 새롭게 공부 시작하신다니 부럽기도 하네요. ^^ 참, 그리고 정말 쑥쑥에 자주 오셔야 해요! 이제 운영자로서가 아니라 히플러님 개인회원 자격으로서의 많은 글들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 화이팅!
첼로
2004-02-15 22:14
새롭게 배움의 길을 가게 되었다니, 벅찬 마음과 두려움을 어느정도 감지하고도 남습니다. 제 나이도 이제 몇년만 있으면 40을 바라보지만, 아직도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습니다. 나이를 먹어도 누구를 가르치는 일보다는 배워야할 것들이 많은게 우리 인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선 축하하고요. 잠시 쉬었던 학생의 신분이 더욱 큰 발전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많은 학문적 시간을 듬뿍 만끽하고, 진보적이고도 생생한 경험담 많이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히플러님, 화이팅.
이정희
2004-02-15 22:01
음, 황금같은 휴가를 드디어 드디어 얻으셨군요. 경력사원 모집글이 오랫동안 떠 있길래, 쉽지 않나 보다 했었는데 아주 아주 축하드립니다. 1학기때 하도 오랫만에 하는 공부이기에 모든게 어벙벙 하거든요. 그러니 미리 선배 찾아서 준비해야 할 것도 좀 챙기시는게 좋구요, 무엇보다 중간고사기간 부터 정신없어지니, 지금 휴가 얻으셨을때 보고 싶은책도 보고, 여행도 가시고, 애들이랑 좋은 공연도 실컷 보세요. 그래야 그 약발로 한 학기 버틸수 있을 겁니다. 공부는 코피 터지게! 놀때는 뒤도 안돌아 보고 신나게! 축하 드려요.
두 아들 맘
2004-02-15 17:23
따뜻한 말씨와 배려해주시는 그 맘씨에 너무 감사했었어요 더큰 발전을 위해 나아가시려는 히플러님의 모습이 정말 멋져 보이십니다.여러가지로 감사드리구요 항상 행복하세요 그리고 열심히 하세요 그 좋은 모습은 언제나 간직하실거지요? 축하드립니다.^^
두 아들 맘
2004-02-15 17:08
상큼하고 귀여운 모습과 시원시원한 웃음속에서 자유스러움 마져 느끼게 하셨던 히플러님과의 첫만남이 문득 문득 생각나기도 했었는데... 그동안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려고 발돋음 하고 계시었군요 많이 많이 축하드려요^^
쟈스민
2004-02-15 16:42
쑥쑥의 한달은 일년과 맞먹는 세월이지요....근데..3년동안(?^^)의 휴가라니 ...섭섭하지만 그동안 미뤄둔 일도 하시면서 원기충전 하셔서 더 큰 힘을 발휘해주시리라 기대합니다..공부 시작하게 되신거 축하드립니다. 늘 앞서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사하고 존경 스럽습니다. 공부 하시느라 코피낼까 ^^ 두려우니 보약한채 드시고, 건강 잘 챙기세요. 게시판에서 더 자주 뵙기를 기대합니다.
김형란
2004-02-15 16:24
제 나이엔 '선사고 후대책'외엔 대책이 없을 듯 한데 '사고'도 쳐본 사람이 치는 것 같아서 말이지요~.ㅠ.ㅠ 아이와 함께 학생이 되는 대단한 용기에도(전 그렇게 못할 것 같거든요.) 감동받았구요, 하여간 정말 축하 축하드립니다~.
김형란
2004-02-15 16:21
'경력사원'모집이라는 말에 얼핏 스치는 찰나적 생각에 '그럴리가~"했었는데, 음~ 저 이제 '자리'깔고 앉아도 되겠습니다.(^_^) 히플러님같으신 분도 '지적인 갈증'을 느끼시는데 목말라 죽을 것 같아야 정상일 것 같은 저같은 사람은 가사와 육아와 직장일만 핑게대고 있으니 참~.... 그런데요, 사실은 저도 영어공우 좀 제대로 '빡씨게'(제 제자들에게 배운 표현입니다.^_^)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제법 심각하게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써니맘
2004-02-15 15:21
저도 쑥쑥을 통해서 저의 진로계획을 세웠고 지금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중이랍니다. 무엇인가에 아직도 도전할수 있다는 것 자체가 용기 아니겠습니까. 앞으로 온라인에서 자주 만나구요. 대한민국 아줌마. 쑥쑥 아줌마들 화이팅 외쳐봅니다...화팅~~!!
리앤지
2004-02-15 15:21
히플러님의 더나은 발전을 위한 발걸음을 축복은 하겠지만 히플러님의 부재가 그냥 그렇게 제 가슴을 서럽게 하는건 왜일까요?? 약속하셨으니 약속대로 꼭 자주 나오셔야 그 서운함이 다행스러움으로 승화될듯 싶네요.~ 히플러님..늘 건강하시구요 더 나은 총(?) 알 장전하셔서 금의환향하시길 바라옵니다~그럼..소녀 이만 물러가옵니다..총총~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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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2년만의 다이어리) 쑥쑥에서의 휴가를 받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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