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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RE] 이렇게 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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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허현옥 등록일 2001-01-13 22:06 조회수 1,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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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전의 저의 모습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아서 정말 절실히 공감을 하고 이해가 갑니다. 저도 거의 같은 정도로, 아니 오히려 더 했습니다.
남편 뿐 아니라 시댁 식구들 까지 함께 하여 아이에게 조그만 문제가 있어도 그 이유가 저에게 있는 것처럼 하였고 방송에서 이중언어의 부작용에 대한 보도가 나오면 저에게 봐라는 식으로 단체로 눈으로 째려보고 하였습니다.
아이가 말이 늦는 것이 우리나라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에게 영어까지 해서 아이가 헷갈려서 저런다 하고, 이제 말이 트이기 시작하면서 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니, 영어를 함께 해서 그렇다 등등. .
그리고 어디 식구들 뿐입니까?
회사에서도 우연히 제가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친다는 것을 아는 동료와 말하다가, 요즘 우리 아이가 무슨 말인가 하는데 무슨 말을 하는 지 잘 못 알아들을 때가 있다고 하니, 무슨 엄마가 아이가 하는 이야기도 못 알아듣냐, 괜히 영어 가르친다고 하면서 이것도 저것도 다 못하게 하는 것 아니냐, 어떤 아이는 영어 가르치려는 엄마 등살에 스트레스 받아서 정신병원에 다닌다, 어떤 아이는 영어 배운다고 학원을 쓸고 다니더니 우리말 발음이 안 좋아서 교정하기 위해 병원에 다니는데 영어 학원비 보다 훨씬 돈을 더 쓰고있다더라 등등.
정말 끝도 없었어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요.
그러니 정말 반대를 무릅쓰고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외롭고 힘이 듭니까? 게다가 유아영어가 만만하게 쉽기나 합니까?
그 놈의 영어만이라도 잘 해도…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소신대로 굳굳하게 해 나갔습니다.
우선 stand up, sit down부터 시작을 했어요. 남편이나 시댁 식구들이 없을 때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에는 될 수 있으면 영어로 하려고 했고요.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날 시아버님이 집에 오셨는데 아이에게 옷을 입히다가 무의식 중에 stand up했더니 아이가 벌떡 일어서는 거예요.
남편과 시아버님이 깜짝 놀라더군요. 아이가 영어를 알아들으니까 너무나 신기했나 봅니다.
그래서 저는 어깨가 으쓱했지요.
그리고 '하면 되는구나' 라는 자신감도 갖게 되었고요. 그렇다고 그것이 허락을 뜻하는 것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전 그냥 남이 뭐라고 하건 말건 해야겠다고 생각이 되어서 밀고 나갔어요. 언젠가는 보람을 느낄 그 날이 오리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사실 중간중간 힘이 들 때는 원점으로 다시 돌아가서 꼭 해야 하나 하는 회의가 다시 들기도 한답니다. 주기가 있지요.
무엇보다 엄마의 단호한 결심이 필요해요. 이건 그저 한달 두 달 해서 효과를 보는 그런 단기 계획이 아니고 최소한 10년 이상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장기 플랜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엄마가 흔들리지 말아야 꾸준히 해 줄 수가 있겠지요.
어쨌든 저의 꾸준한 노력으로 지금은 이렇게 변했지요.
우리 남편은 날로 아이가 영어와 익숙해 지고 이해하는 것을 보면서 집에서 영어로 대화를 꾸준히 하면 영어가 빨리 늘겠다고 하면서 자신도 함께 영어로 말하겠다는 제안을 스스로 했고요, 말 해 놓고 쑥스러운지 영어를 공부해야겠다고 하더니 회사에서 일정 수준이 되면 제공 해 주는 영어수업에 참가하기위해 한동안 열심히 공부를 한 후 지금은 시험에 합격해서 하루에 3시간씩 영어수업에 참여하고 있지요, 공짜래요. 공부만 잘 하면 공짜인 것을 여태까지 안하고 있다가 아이한테서 자극을 받고 하더군요.
시댁 식구들은 우리 손자, 조카가 영어를 할 줄 안다고 자랑하고 다닙니다. 그리고 '저 녀석은 한국어로 하는 유아프로는 안 보려고 하고 쏼라 쏼라하는 프로가 나오면 움직이지도 않고 보려고 한다'고 웃으며 이야기 하시지요.
아주 많이 너그러워졌지요.
저도 일방적으로 퍼붓기만 한 몇 달간의 노력이 이제 슬슬 눈에 띄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덕분에 이용후기도 올려서 상으로 책과 비디오도 받았고요.
왜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냐고요?
하는 것이 안하는 것 보다 좋다고 생각하니까요.
모르는 것 보다는 아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니까요.
어릴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하니까요.
우리 아이가 커서 무엇이 될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어떤 것을 하려고 할 때 혹시 꼭 필요할지도 모르니까요.
어떤 기회가 왔을 때 영어를 못해서 안 된다는 소리 듣게 하고싶지 않아서요.
아이에게 외국어를 할 줄 앎으로 해서 자신감도 심어 주고 싶어서요.
뭐 그런거요. 너무 단순한가요?
님의 아이 아빠 말이 맞을 지도 모르지요.
일상 생활에서 영어가 꼭 필요하지는 않지요. 영어를 못해도 한국에서 사는데 는 지장이 없을 거예요.
그러니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슬슬 영어책 읽어주고 영어비디오 보여주면서 아이가 영어를 거북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만도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요즘에는 유치원에서도 영어시간이 있고 학교에 들어가도 수업이 있으니 너무 조바심내지 마세요.
저도 처음에 쑥쑥에 들어와 보고 나만 이렇게 넋을 놓고 있었구나 해서 부랴부랴 마음이 조급해져 영어책을 한꺼번에 잔뜩 샀을 정도니까요.
쑥쑥에 처음 와서 보면 다 그렇게 느끼게 될거예요.
그리고 그때 저를 이해하지 못하고 반대했던 남편과 시댁 식구들이 그렇게 미웠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가 현명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쩌면 저랑 그렇게 같은 상황인가요? 정말 그 고통을 동감합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해 보세요. 저처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자리에 없을 때 슬쩍 슬쩍 하세요. 그러다 어느 순간 아이에게 영어가 쌓여서 그것이 터져 나올 때, 그때는 제가 그랬던 것처럼 반대했던 그 분들도 이해를 하고 대견하게 생각 해 줄 겁니다.
그리고 혹시 내가 지금 아이에게 영어를 강요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면, 더 영어공부를 열심히 시켜야겠다는 조바심이 나면, 미래에 우리 아이가 영어와 전혀 관계가 없는 어떤 직업을 갖고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려 보세요.
그러면 많이 여유로워지지요.
영어공부를 꼭 시켜야 하는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안하는 것보다 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 좀 더 여유로워 질겁니다.
제 글이 님이 마음의 여유를 갖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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