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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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0, 2004
How Soft and Fuzzy He Is!
작년 여름에 짧은 기간으로 미국 출장을 다녀와야 했습니다. 항공편에 따라 좌우되지만, 목적지까지는 한 두번은 꼭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9.11 사태 후인지라 세관을 지나는데 검문이 이만저만이 아니더군요. 노트북 컴퓨터는 별도로 스캔을 해야했고, 신발에 통굽이 있는 관계로 엑스레이 검사를 받아야했습니다.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엔젤의 글쓰기코너 친구들이 생각나 간단한 안부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여정이 짧기도 했지만 답장을 받으리란 생각은 미처 못하였습니다.
얼마 후 편지가 와 있다는 소식과 더불어 한국으로 재발송을 해주겠다는 지인들의 전화를 받았지만, 겨울까지 보관해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경현이의 답장은 한학기 동안 그렇게 미국에 머물러 있다가 이번 겨울에 제 손에 도착했습니다.
꼬불꼬불 쓰여진 글씨가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여름 방학에 매미 4마리 잡았다가 놓아준 한문장의 이야기가 저에게는 어찌나 긴 동화처럼 느껴지던지 가슴 속에 오래도록 남게 되었습니다.
얼마 후 또 한통의 답장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난 번에 한글 편지를 받아서 답장도 한글이었다는 설명을 들은지라, 크리스마스 카드는 영문으로 써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경현이의 답장은 영문이었습니다.
경현이 편지는 편지 형식의 틀을 잘 갖추고 있습니다. 받는 사람과 보내는사람이 명확하고, 더불어 놓치기 쉬운 날짜가 명시되어 있어 놀랐습니다.
또한 문장의 규칙도 잘 따르고 있습니다. 대문자로 시작하여 마침 부호가 정확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이름 역시 꼬박꼬박 대문자로 표기한 점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경현이의 편지에서 집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보이지만, 어린 아이의 마음이 담긴 글을 조목조목 따지고 넘어간다는 것은 죄를 짓는 일처럼 느껴집니다.
나중에 경현이의 언어에 대한 안목이 성장하면 혼자서도 충분히 인지 할 수 있는 부분들이라 생각합니다. 그때까지 기다리렵니다.
마침 게으름을 부리던 차에 경현이에게 답장을 썼습니다. 경현이가 장염으로 고생하고 있다기에 Get Well Card를 보냅니다. 경현이게서 또 어떠한 글이 날라 올지 가슴 설레입니다.
손으로 쓰는 저의 필체는 필기체가 많아서 아이들이 알아보기 힘들어 합니다. 필기체로 쓰지 않으려고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몇줄 안되는 글을 쓰고도 손목이 꽤 아팠습니다.
이번에는 경현이가 저의 답장을 눈여겨 보고 날짜의 위치와 순서를 바로 잡아 쓰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기타 문장 부호는 서서히 잡혀 가리라 믿습니다.
경현이는 올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며, 쑥쑥의 회원이신 여름이맘님 아드님입니다. 경현이와의 만남은 엔젤의 글쓰기 코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바쁘신 시간 틈내어 글과 그림 올려주신 어머님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경현이의 편지를 다이어리에 올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점과 아드님 편지를 잊지 않고 우편으로 보내 주시는 여름이맘님께 이 자리를 통해 다시한번 고마움을 보냅니다.
붙임말) 글쓰기 코너에서 만남이 시작 되었지만 경현이의 영어에 노출된 기간이 얼마만큼인지, 어느정도 수준의 책을 얼마나 읽어왔는지, 어휘력은 어느 단계인지는 물어 보지 못하였습니다. 7살 나이에 이 정도의 능력을 보면서 자랑스러울 뿐입니다. 어머님의 노력과 뒷받침이 많았을 것으로 추측해 봅니다.
저는 유아와 어린이 언어 교육에는 아는바나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쑥쑥을 알게된 이후로 어린이 언어 교육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경험을 쌓고 있는 중입니다. 경험이 결실을 맺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애경라지 
펜 프렌드 경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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