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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 6학년에 올라가는 딸을 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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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무아 등록일 2004-02-25 12:04 조회수 2,334 댓글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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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생각을 합니다..
내 우려를 훨~씬 뛰어넘어
사려깊고, 남 배려하는 아이로 자라주어 참 고맙고
한편으론..
너무나 맘이 편해서 늘 행복하니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전혀 노력하지 않는 것 같아
엄마맘에 욕심이 조금씩 솟기도 합니다..
처음 유치원에서 영어 알파벳을 접하고
발음을 제법 예쁘게 할 때의 그 행복했던 느낌도 기억이 나네요..
초등1학년때 처음으로 영어동화를 구경하고
이대로만 계속 1학년때 영어권 아이들의 1학년권장도서를 읽고
2학년때 2학년 책 읽고.. 이렇게 나간다면
그리 어려운 길도 아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떤 것도 ....
하지만..
그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요..
친구를 사귀고, 한글의 미묘한 어감을 느끼며 한글 동화에 빠지고
텔레비나 친척들, 사람들 만나는 데 행복함을 느끼며
조금 덜 편안한 영어로 쉽게 손이가는 게 아니더라구요..
2학년 3학년 계속 놀다가..
3학년 여름에 파닉스 한 권을 했는데..
참 힘겨워해서 때려쳐야 했구요..
스스로 뭔가를 하고싶어할 때 하게하고 싶었기때문에
학습으로서의 영어는 생각지도 않았고..
오히려 엄마가 영어에 많은 관심을 쏟을수록
괜히 딴청을 더 열심히 부리며 심통도 내고..
엄마 앞에서는 새로 산 영어책 거들떠도 보지 않다가..
나 없을 때 살짝 열어보는..
딸이..
고맙고, 미안합니다..
괜히 쑥쑥 이곳저곳을 다니며, 우리애 또래를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도대체 왜 찾는지.. 찾아서 뭘 할건지.. 잘 몰랐고..
상대평가 대상이나 경쟁상대로서.. 내지는 정보사냥으로서의 의미가..
크지 않았나.. 반성해봅니다..
비록 아직 동화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영어지만..
단어를 몰라도 느낌을 아는 딸에게
잘한다, 고맙다는 말보다는
단어가 부족하다..며
부족한 부분만 지적하고, 도와주지는 않았던 것도 같고..
초등1학년때의 영어나.. 초등3학년때나.. 지금 6학년이되는 지금이나..
조금씩.. 앞으로 가고는 있지만..
그 속도가.. 내 맘에 못 미쳐..
괜히 멀쩡한 애를
바보로 바라보는 내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여기 쑥쑥의 야무진 아이들처럼
실력이 뛰어난 아이가..
전국에 과연 얼마나 될까요??
1%?? 2%??
내 아이가 왜 그 1,2%안에 들어야 된다고 생각할까요??
영어가 아닌.. 인격적 존재로 볼 때
우리 아이는 1%안에 충분히 들고도 남을..
성숙한 인격첸데.. (우리 아이뿐 아니라 누구나 그렇죠..)
내가 가진 많은 것의 소중함보다.. 못가진 적은 걸 부러워하고
갖고 싶어하는 게 사람맘인것 같습니다..
어떤 부분이 부족할까??
그래서
뭘 어떻게 도와줄까??
라고 생각하기보다..
왜 저럴까? 내지는 저래가지고 언제가나.. 하고
조바심이나 내고 있는
엄마이니.. 부끄럽습니다..
감각적이고, 센스있고.. 뭐든 되게 빨리 받아들이는 나와 달리
약간은 둔하고, 느리고,
하지만 따뜻함과 긍정적인 맘을 가진 딸을 보며
내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처음 한타를 배운 날.. 150타를 치는 게 나고
몇 년이 지나도 150타 정도에 머무는 게 딸이지만
어느 날..
컴퓨터를 하다가..
타자가 방해가 되는 걸 알고는
해리포터 1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조금씩 조금씩 타자로 쳐서
결국 오늘.. 한 권을 다 쳐내는 딸을 보며
많이 참 많이 부끄럽습니다..
한 권을 다 치고나니, 속도도 빨라지고, 정확성도 높아졌다며
두 권째에 또 도전하는 딸이
어찌보면 답답하고 느리지만..
내가 가지지 못한 긍정적이고 실천할 수 있는 힘을 가졌기에
오히려
훨씬 멋지다고 생각되네요..
엄마의 욕심만 놓으면
오프라인에서의 우리 딸은
영어를 아주아주 잘하는 아이인 편이랍니다..
발음도 좋고, 하고싶은 말을 어쨌든 해내는..
그런 아이에게..
자꾸 잘하는 아이들만 들이밀어 비교해대고
겉으로는 아니지만, 속으로 조바심냈던 모습을
그 누가 아닌.. 나 스스로 알기에..
참으로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스스로 필요성을 느낄 때
충분히 얼마든 잘 할 수 있을 겁니다..
나는 중학교가서 영어를 배웠지만
그렇다고 못할 정도는 아니잖아요..
내가 정해놓은 기준에 못미칠 뿐이지..
나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영어를 배웠으니..
나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건데..
왜 못미더워하고.. 조바심내고 그런지..
참.. 욕심이 대단합니다..
편안하게 믿고 기다려주면
스스로
충분히 내적동기가 생길 때..
잘 해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나보다 훨씬 나은데도
어리다고 미숙하게만 보고
가르치려드는 게
잘못인 것 같습니다..
딸에게
그냥
존재함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낍니다..
오히려
엄마 그릇보다 훨씬 부쩍 커버려
엄마가 헤맬 때
위안을 주는 딸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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