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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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번님, 정말 아득했었죠?
저는 작년 여름 어느 주말에 혜영이는 유모차 태우고 아영이는 걸려서 보라매 공원 놀러 갔었거든요. 남편은 좀 늦게 퇴근한데서 거기로 만나기로 하구요.
주말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정말 많더군요. 아영이는 놀이터 보는 순간 바로 뛰어갔어요. 이쪽 저쪽 옳겨다니는 아이를 따라 다니면서 지켜 보고 있었는데 자꾸 아이들 속에 섞여 버리니 순간 순간 놓치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설마 잃어버릴까 했었어요. 그 안에서만 놀겠지 하구요..
근데 정말 어느 순간부터 아영이가 안 보이는 거예요.. 처음에는 진짜 설마 지가 어디갔을라구 하면서 놀이터를 몇 바퀴나 뱅뱅 돌다가 급기야 혹시 동물우리, 아니면 솜사탕 파는 곳이나 음료수 뽑아 먹는 곳으로 갔는가 싶어서 유모차 몰고 그 넓은 곳을 이곳저곳 빙빙 돌면서 찾아 보았지만 안 보였어요. 그때만큼 넓디넓은 공원이 싫어진 적이 없을 겁니다.
점점 불안해지다 못해 아무 생각 안나기 시작하더군요. 멍해지는거예요. 나중에는 불안하다는 것조차 안 느껴집니다. 그러기를 거의 한시간 이상이나 헤매다가 결국 아이 아빠에게 핸드폰 했어요. 아영이가 안 보인다구요. 어쩌면 좋으냐고 하려는데 남편이 왜 이제 전화 하냐고 버럭 야단치더군요.(하지만 자기도 저 기다리는 거 알면서 당구장 놀러간 것이 있어서 큰소리는 못치더군요)
아까 전화 왔는데 공원 관리실이라구, 아이 보호 하고 있으니 찾으러 오라는 연락이 왔답니다. 그 순간 다리에 힘이 쫙~ 풀려 버렸습니다.
그날 공원 나가면서 아이에게 달아 준 사진뱃지 뒤에 나가기 전에 생각나서 아빠 핸드폰 적어 놓지 않았다면 정말 아영이를 찾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관리실에서는 방송을 했다는데 정신나가버린 제 귀에는 안 들렸었어요. 공원이 넓어서 소리도 워낙 작았구요.
관리실에 가보니 왠 지저분한 애가 있더군요. 먼지 뒤집어 쓴데다가 울어서 온통 지저분.. 얼마나 지저분했으면 관리실 사람이 누가 일부러 갔다 버린 애 줄 알았답니다. 거기다 전화번호도 아이 사진뱃지 뒤에다 적어 놓아서 발견하지 못할 뻔했다고 하더군요.
화장실 가서 씻기고 남편 만나고 나서야 겨우 제정신이 돌아 왔구요, 시간이 흐른 뒤에 생각해 보면 할 수록 그때 만일 정말 나쁜 사람이 데려가 버리기라도 했다면 어쨋을까..별별 생각이 다 나더구요. 아이 잃어버린 그 순간에는 정말 아무 생각 안났었거든요.
나중에 아이에게 물어보니 절 찾다가 울고 있으니까 오토바이 탄 아저씨가 관리실에 데려다 주었대요. 누군지는 모르지만 아직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일로 사람 많은 곳 갈때는 필히 이름표 달아주어야 한다는 걸 절감했구요, 그 이후로 좀 복잡하다 싶은 곳에는 안 가게 되고, 공원에도 꼭 남편과 합께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장소를 지정해서 우리는 움직이지 않고 아이보고 여기에 있다고 가르쳐주지요. 그래도 저희 들이 번갈아가면서 아이에게 한번씩 가 봅니다.
아이 잃어버리는 것 순식간이니까 아이 둘 이상 데리고 다니는 분들은 정말 정신 바짝 차리셔요.. 엄마 잃어버린 아이나, 아이 잃어 버린 엄마나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됩니다.
주번님의 글입니다.
> 안녕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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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넘 추워서 꿈쩍도 하기 싫은 그런 날씨가 계속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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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은 가족과 재미있게 보내셨는지...
>
> 10년만의 추위라고 하니..굉장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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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주말인 어제요 울 아들을 하마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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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없게 잃어버릴뻔 했답니다.(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왜그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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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아영이를 잃어버린 어느 오후..[RE] 하마터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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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아영엄마 등록일 2001-01-15 12:00 조회수 1,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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