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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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에 미국 어학연수 팀을 4주간 인솔하여 다녀왔습니다. 저로서는 무척이나 힘들고 스트레스가 심한 일이었으나 좋은 체험이 되었고 많은 것을 느낄 기회도 되었기 때문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진작 나누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 미루다 이제야 작정하고 글을 올립니다.
인솔교사중에서는 4, 5번이상 경험이 있으신 분들도 있으십니다.
저의 단 한번의 경험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만 다만 제가 개인적으로 느낀 것들이 그러했다라는 것을 염두에 두시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여름엔 그렇게 많은 수가 외국어학연수를 떠난 적이 없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따라서 수많은 기관에서 어학연수를 보냈을 것입니다.
제가 의뢰받은 단체는 미국,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등의 단기연수와 1년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기관이었는데, 제 판단으로는 인간적이고 양심적인 분들이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단기 연수는 주로 미국이 주류을 차지했습니다.
또 단기 연수는 학생들이 미국의 공립학교에서 직접 수업을 받 School Program과 한국학생들끼리 모여서 영어수업을 받는 ESL Program이 있으며, 이 두가지를 혼합한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두가지 모두 정규수업후 오후 프로그램을 따로 가지고, 홈스테이를 원칙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School Program은 학교수업에 직접 참여해야하므로 영어를 어느정도 잘 할 수 있어야만 효과가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초등학생 4, 5, 6학년 12명으로 구성된 School Program에 참여하는 팀을 인솔하여 미국 LA 근교의 시골(?)지역에 갔었습니다.
그 지역은 늘어나는 인구를 충당하기 어려워 모든 학교가 trimester(3학기)제를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학교는 일년 내내 쉬지 않고 돌아가고 학생들은 돌아가면서 방학을 하는 체계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규수업에 exchange student(교환학생)이라는 명목으로 대대적인 환영을 받으며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homestay 위주로 경험담을 나누어볼까 합니다.
첫날 미국인 담당교사의 집에 도착하여 홈스테이 배정을 받았습니다.
학생 한명이 한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데 2명이 한 집에 배정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host family는 4주간 우리 아이들과 한가족으로 생활하는데모두 자원봉사로 이루어집니다. 처음에는 정말 돈한푼 받지않는 자원봉사인지 의심이 갔었는데 정말 돈한푼 받지않고 자원봉사로 이루어지는 것이 확실하더군요.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또래 아이들이 있어 자신의 아이들에게 외국의 학생과 접하게 해주고 싶어서인 경우가 많았지만,
또래가 없는 경우도 있더군요.
host family는 미국인 담당교사가 직접 구하는데, 요즘 점점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더군요. 보통 한번 해본 가족이 또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에 왔던 우리학생이 문제를 일으키거나 했던 경우에는 다시 안하려 하기때문에 더 어렵다고 하더군요. (사실 우리 아이들이 homestay하는동안 별의별 문제를 다 일으킵니다.)
솔직히 말하면 어떤 host family가 걸릴지는 운에 맡길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들끼리도 누구는 잘 걸렸고 누구는 못걸렸고 등등 비교를 늘상하고 사소한 것에도 불평불만이 많습니다.
저는 단체와는 아무 관련이 없고 프로그램 자체와도 관련이
없고 단지 아이들의 인솔만을 의뢰받은 사람이지만
아이들의 그런 불평불만은 꽤나 제 귀에 거슬리더군요.
사실 모든 host family들이 다 똑 같이 해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host family들이 한달간 먹여주고 재워주고 빨래도 해주고 자신의 자녀와 똑같이, 아니 더 관심갖고 돌봐주려고 자원한 사람들입니다.
주말마다 자기돈 들여 아이들을 온갖 좋은데 데리고 다니며 아이에게 즐겁게 해주는 가족도 있고, 그런 것 못해주는 가족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모두 선량한 사람들입니다.
오리엔테이션때 예절교육을 하였는데도 아이들 때문에 제 얼굴이 화끈거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또, 불평불만이 많은 아이일수록 행동은 매우 무례하고 적응도 잘 못하더군요.
어떤 아이(5학년 여학생)는 제가 묵은 집(인솔교사도 원칙적으로homestay하는데 저는 미국인 담당교사의 집에 묵었습니다.) 옆집에 묵게되어서 첫날 밤에 미국인 담당교사와 함께 가보았습니다. 우리를 보자 아이는 울음을 터트리더군요.
무슨 일이 있냐고 했더니 그냥 엄마가 보고 싶어서 그렇다더군요.
우는 아이를 보고는 host mother가 참 난처해 하는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 아이는 그 다음날도 울고 매일 저녁 host family 앞에서 울었습니다.
낮에 한국 아이들을 만날때는 멀쩡하고 차 안에서는 가장 들썩거리며
신나게 떠들어대는 아이가 집에만 가면 우는 걸 보고 처음엔 안아주며
위로를 해주었지만 나중엔 너무나 화가 나더군요.
그 아이는 자기가 배정된 집이 별로 잘 사는 집이 아니라는 것도 불만이었고 아르헨티나계인 host father의 발음도 무지 불만이었고
입맛은 어찌나 까다로운지 제가 보기엔 먹을만 한 것도 못먹겠다고 까탈을 부렸습니다. 심지어 저녁식탁 앞에 앉기만 하면 먹지는 않고 엄마 보고 싶다고 운다는 얘기를 듣고 제가 얼마나 창피하고 속상했는지 모릅니다.
그집 host mother는 여러번 homestay 자원했었는데 이런적은 처음이라고 했어요. '부자집에서 온 아이라 우리처럼 가난한 집에 묵는 것이 싫은가보다'라구 말하는 것이 그 아이한테 오히려 상처받은 것 같았어요.
그 아이는 매일을 그렇게 지내다가 떠나는 날 아침에 집에 간다고 얼마나 좋아하던지요.
그 아이에겐 결국 거금들여 간 연수가 안가니만 못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정도는 덜하지만 그 외에도 평소 집에서 하던대로 행동해서 host family를 화나게 하는 아이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아이가 분명히 잘못했는데, 우리 아이들은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더군요.
한번은 전년도 프로그램에 들어있었던 박물관 견학이 빠져 있어 왜 빠져있냐고 미국인 교사에게 물었습니다. '작년에 아이들이 시끄럽게 굴고 올라가지 말라는데 올라가는 등 말썽을 부려서 박물관에서 쫓겨났다고, 그래서 올해는 프로그램에서 뺐다고' 하더군요.
제가 인솔하기로 결정했을때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아이들의 말에 최대한 기귀울여주리라 결심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안할수가 없더군요.
한국의 기관에서는 미국의 연수기관을 본사로 삼고 있는데
그 미국의 연수기관에서 각국의 학생들을 평가했을때
한국의 학생들이 가장 예의가 없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합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더이상 동방 예의지국이 아닌가봅니다.
이것은 제가 교사로서 평소 학생들을 겪으면서 느끼는 바이기도 합니다.
그럼, 괜찮은 아이들은 없었느냐구요?
물론, 있었죠.
말썽 안부리고 아주 적응 잘하고 너무 즐거워하고 학교생활도
적극적으로 했던 아이도 있었습니다.
가장 모범적이었던 한 아이는 영어도 잘하고
성격도 밝고 매사에 적극적이었으며 학교생활도 즐겁게 하였습니다.
불평도 거의 없었고 미국인들이 '여기 생활이 어떠냐?'하고
물어볼때마다 하는 대답이 "Everything is great."이었습니다.
이 아이에게 주어진 조건이 아까 말한 그 아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아이의 정신적 성숙도에 따라 상황을 이렇듯 전혀 다르게
받아 들이더군요.
이 아이는 서울로 떠나오는 날 더 있고싶다고 울었습니다.
이 아이의 부모는 들인 돈이 전혀 아깝지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영어실력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는데 몇명은 정말 영어를 잘했어요.
전반적으로 영어를 잘할수록 적응을 잘 하더군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물어본 결과 어릴때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이 잘 하더군요.
팀에서 영어를 가장 잘한 여학생 두명은 7살부터 영어를
꾸준히 했다고 하는데 발음도 완벽하고 listening은 거의 문제되지 않고 말도 아주 잘하더군요.
그러니 쑥쑥 게시판을 보면 늦었다고 조급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쑥쑥에서 유아영어하시는 분들은 전혀 늦은게 아니랍니다.
지금 두 돌도 채 안된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이번 경험을 통해서 하게된 가장 큰 결심은 "우리아이 예절교육은 확실히 시키겠다"였습니다.
또, 언젠가는 제 아이도 연수를 한번 정도는 보낼것입니다.
그러나 영어를 충분히 잘 할수 있고, 특히 정신적으로 어느정도
성숙되었다고 판단될 때 보낼 것입니다.
그랬을 때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아이에게도 좋은 체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여기까지 말씀드리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 [일반]초등학생 어학연수 인솔 경험기(1)- homestay 중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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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Brea 등록일 2001-01-15 16:16 조회수 1,2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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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초등학생 어학연수 인솔 경험기(1)- homestay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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