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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당분간 ...

글쓴이 파란마음

등록일 2001-01-15 23:50

조회수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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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쉴려구요.
여기 못들어 온지도 벌서 일주일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 마음이 정리가 안 되네요.
내가 여기 안 들어 온다고 궁금해 하셨던 분도 없을 것 같지만 내게 워낙 쑥쑥은 큰 자리를 차지했었기에 이렇게 나마 글을 올립니다.

영어에 점점 자신이 없어져 가고는 있었지만 그건 이유가 아니구...
지난 화요일에 작은 오빠가 이세상을 저버리고 그만 떠나갔답니다.
세상살이 허망하단 말이 정말 실감나는군요.
34살.이제 명절 세면 35이 되는데 젊은 나이에,그것도 아직 뱃속에 아이를 남겨둔 채 그렇게 갈 수 있다는게 아직도 믿기지 않네요.
이제 큰 아이는 15개월이고,둘째가 일월말 예정인데...
울 오빤 엄청 애처가 였어요. 엄마가 아파서 김장을 못해주자 자기가 김장까지 다 해주고...아이도 엄청 이뻐했는데...울 둘째 새언니,불쌍해서 어떻게 해요.평상시 하는 행동이 기막혀 미워했었는데...이젠 어떻게 살아갈까...너무 불쌍해서...너무 불쌍해서...불쌍해...
자식이 다섯이나 되지만 워낙 작은 오빠가 알뚤쌀뜰 살펴주어 엄마,아버지가 의지를 많이 했었는데...
어찌 그리 쉽게 떠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삼오제 끝나고 친정 집에 갔더니 곳곳에 오빠의 흔적이 너무 많더군요.다른 형제들은 그냥 보고 넘기는 것도 오빠는 세심하게 신경써서...엄마 아버지가 더 힘들어요.
엄마가 차가울 거라고 지난 크리스마스땐 변기카버까지 바꿔 놓고 가고...그렇게도 자상한 오빠가 어찌 그리 큰 짐을 나머지 식구에게 더 맡기고 갔는지...
이렇게 일찍 갈 거면 큰 자리를 차지하지나 말던지...아니면 명절이나 세고 식구들에게 얼굴이라도 보여주고 가지...목소리라도 한 번 들려주고 가지...너무 원망 스러워요.
친구들과 가볍게 한 잔하고 거실에서 혼자 자다 그리된거라 더 안타깝네요.가는 길이 얼마나 쓸쓸했을까...얼마나 건강하던 사람인데 심장마비라니요...그나마 가는 마지막 얼굴이 편안해서...하지만..
오빠가 사람이 엄청 좋아요.성실하구요.
그래서 가는 길,친구들과 동료들이 엄청 많이 왔어요.
엄마 아버지 가는 길에 올 사람들,자기가 다 부른거죠.....
전 편상시 우리 장례문화를 안좋게 봤는데요,내가 겪어보니 그게 아닌 것 같네요.
상 당한 집에서 술 먹고 화투치고..너무 민망한 일 이라고 생각했는데...그게 아니네요. 가는 사람 곁에서 지켜주는 그 분들이 너무 고맙더라구요...울 오빠 쓸쓸할까봐 향불 지펴주는 그 사람들..너무 고맙네요.

차라리 평상시 아프시던 엄마나 연로하신 아버지에게 일어난 일이라면 .... 이렇겐 안 힘들것 같은데...
아이구,지금 너무 생각이 복잡해서 내가 무슨 얘길 했는지도 모르겟네요.산 사람은 어떻게든 산다고 지금 이렇게 흐르는 눈물도 멈출날이 오겠죠...간 사람만 불쌍하네요.먼저 간 그 사람이 너무 불쌍하네요.
어찌 그리 젊은 나이에 가게 됐는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그동안 건강하세요,모두들......
나와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모두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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