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 학교 보내고 작은애까지 오늘부터 유치원 개학을 해서
오랫만에 여유롭게(겨우내 느껴볼 수 없던^^;;) 차 한잔을 마주하며 EBS 생방송 60분 부모(월~금 오전 10시 방송)를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저처럼 이미 초등학부형인 분들도 그렇고
이번에 새로이 학부형 대열에 들어선 분들도 그렇고
한년초에 갖게 되는 막연한 '불안'의 실체 가운데
내 아이의 '담임 선생님은 어떤 분이실까?'라는 부분이 자못 클겁니다.
저 역시 2학년 첫날 아이보다 설레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하교한 아이에게 담임 선생님 성함을 물었습니다.
공교육에 대한 그리고 교사와 학부모 간의 '신뢰붕괴'는
그 시시비비를 떠나서 이미 '기정사실화'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곳 게시판에서
활발히 초등영어교육에 대해 고민과 정보교류를 하고 있는 그 저변에도
초등3학년부터 시작되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그것만으로 원하는 영어실력을 습득할 수 없다는)이 짙게 드리워 있는것은 아닐까요?
같은 학교 학부형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암암리에 선생님들에 대한 평가가 자연스레 오가게 되고
간혹 부정적인 평이 오가는 선생님이 아이의 담임을 맡을 경우엔
그 평이 진실이든 혹은 왜곡되었든간에 아이를 학교에 맡긴 부모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다루어지는 '촌지' 문제도
혹자는 받는쪽이 문제라고도 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주지 않으면 받을 수 없다'는 입장으로
'촌지 수수'못지 않게 '공여'측의 책임또한 무거움을 이야기 합니다.
(음...이문제는 '닭과 달걀' 이후로 가장 복잡미묘한 순위문제라 생각됩니다.....)
음.......괜히 서설이 길어졌는데요,
암튼 이번 주 내내 이 프로그램에서 [좋은 교사 좋은 부모]를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나 봅니다.
(아쉽게도 전 3일간 못보아서 vod서비스를 이용해야할까 봅니다.)
오늘 본 내용 중에 송인수선생님( 좋은 교사 운동 상임총무 / 전 구로고 교사)이
일선학교에서 근무할때 학기초 각 학부형들에게 보낸 '가정통신문'을 읽어주는데
읽는 사회자도 눈물을 보이더니만 보고 있는 제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더군요.
이제껏 '급식식단표'나 '재량휴일공고'등의 지극히 '사무적인 가정통신문'만 받아본 저로서는
그렇게 '진심어린 스승'께서 장문의 편지를 직접 써서 보낸 '가정통신문'이란게
존재하리란 짐작도 못해본 터라
그 분에 대한 존경과 아울러 아직도(?) 저런 선생님들이 많이 계실거란
'희망의 빛'을 발견한듯 했습니다.
(저는 '좋은교사 운동'이란 단체가 있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비로소 알았습니다.ㅡ.ㅡ;;)
실은 어제 큰애가 등교 첫날부터 선생님꼐 꾸지람(?)을 들은터라 생각이 참 많았었습니다.
왠일인지 '흰우유'를 못먹는 아이가
지난 일년 동안 학교 급식에 나오는 우유때문에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터라
(구역질을 하기도 하는데다 억지로 먹으려니 자연히 식사시간이 길어져서 굉장히 힘들어 했습니다.)
2학년 첫날 아예 '네스퀵 스틱형 포장'한개를 넣어주며
'이걸 타서 먹으면 초콜렛 냄새에 묻혀서 네가 싫어하는 '흰우유 비린내'가 덜 날거야.....
혹시 선생님께서 물어보시면 사정을 말씀 드려라..'하고 보냈습니다.
(우유 킬러인 엄마로서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지만
어쨌든 지극히 개인적인 입맛인지라.....)
오후에 하교한 아이가 하는 말이
'선생님께서 내일부터는 우리반 아이걸 모두 가져오거나 아니면 가져오지 말라고 하셨어요.'라며
'난 정말 못먹겠는데...선생님이 너무 야속해요'라는 말만 연발했습니다.
에미된 입장으로 '반입불가!'선언과 다름없는 선생님의 말씀에
좀 섭섭한 마음이 들더군요....
물론 단체 생활에서 개인적인 행동이 좋지 않다는걸 인정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군대도 아닌데 '구토'가 예견되는 식성까지 인정 못해주시는데대한 서운함이 제법 컸습니다.
그래 남편에게 딴에는 하소연을 한답시고 이야기를 하니
'거 정말 좋은 선생님이시네! 당신이 잘못한거야.
아이들은 학교에서 '우리'라는 단체 안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거야.
우하하하...정말 멋진 선생님인걸!
하주 현명한 처사를 하셨네 뭘....
당신이 오히려 죄송하다고 편지를 써야할것 같은데.'라더군요.....
그래서 결국은 오늘 학교 가는 아이 편에
미처 여러 아이들이 함께 생활한다는 사실까지 고려하지 못하고
선생님께서 급식지도를 하시는데 어려움을 드려 죄송하다는 편지를 써서 보냈습니다.
......................
이제 겨우 2학년..그리고 이틀째 다니는 학교생활이고
그만큼 짧은 학부형 노릇이지만
오늘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내가 먼저 선생님을 '진정한 멘토'로 인정하고
진심어린 믿음을 보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분명 아직 송인수 선생님 같은 분들이 많을거라고.....
절대다수일거라고....
혹은 아니더라도 그리 될거라고 믿고 말이지요.
암튼....학부형인 ..되신 분들이 꼭 보시면 좋을듯한 프로그램이라
소개글을 올렸습니다.
못보신 분들은 vod 서비스 이용하셔도 돈 아깝다는 생각 안 하실것 같습니다.
저희 엄마도 흰 우유를 못 드세요. 전에 tv에서 보니까 동양인에게 우유 소화효소가 부족해서 잘 안 받는데요. 사람마다 체질이 달라 잘 먹는사람도 많지만 못 먹는게 비정상은 아니에요. 아직도 우유로 고생하나요? 우유를 집으로 못 가졍면 네스퀵을 어머님이 다르게 포장해서 보내주시면 어떨까요? 선생님께 사정도 다시 잘 말씀드리고요.
해피투게더
2004-03-04 17:19
챙겨 봐야 겠네요... 불안함 가실 수 있게... 선생님을 믿을 수 있게... 참 예쁘시고 차분해 보이는 선생님을 맘껏 품지 못했다는 건 여기저기에서 주워 들어 갖게 된 편견들의 영향이라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선생님과의 교류가 이루어지길 바라면... 이루어지겠지요... 참 고생하시는 분들인데 얕은 소견으로 매도해 버리는 일만큼은 하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 또 다짐 합니다^^ 좋은 음악 좋은 방송 소개 감사드리며.
해피투게더
2004-03-04 17:16
음악과 함께 잠시 생각을 합니다. 위에 쓰신 글도 읽었구요. 생각케 하는 군요^^ 큰 아이 키도 작아 2번인 아이가 책가방을 메고 두시간 수업을 이틀 받았습니다. 살갑기만 하던 유치원 선생님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선생님... 초보 학부모로서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청소했다는 엄마도 있었지만 저도 몸 힘든 건 둘째고 그 행동 하나도 조심스러워 그냥 왔구요. ㅠㅠ 나서기 싫어 하는 어미로 인하여 아이가 불이익 받는 일만 없기를 기도할 뿐이네요.ㅠㅠ 제 시간에 방송 보기는 어렵고 저도 인터넷으로 1,000원을 투자해서 꼬옥
지영맘
2004-03-04 17:01
하지만 우유를 먹지 못할 수도 있는거 아닌가요? 선생님께 전화 혹은 편지로 우리아이는 흰우유 알레르기가 있다거나 여하튼 몸에서 안받는다던가 해서 못먹는다고 하면 안되나요? 우리 아이는 선생님께서 못먹겠으면 집에 가져가라고 하셨다던데. 그런것까지 선생님 지시에 따라야한다니 아이들도 선생님도 정말 피곤하지 않을까 싶네요.
舊원이맘
2004-03-04 15:51
ㅎㅎ..new원이맘님.무례라니요.쑥쑥 초창기만 해도 아이들 이름에 그리도 '원'자가 많을줄 제가 미처 짐작도 못했답니다.학교 다닐때도 제 이름이 흔해 늘A.B이런 구분자를 따라 붙이고 다녔던 터라 익숙한걸요.그리고 레모네이드님..흰우유에 비호감을 느끼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나 보네요.저는물보다 우유를 좋아하는지라 전혀 짐작 못했거든요..게재가 닿을때 한번 선생님께 집에 가져오는 방향으로 양해를 구해봐야겠습니다.역시 선배님이라 다르시네요.감사합니다~
원이맘
2004-03-04 14:56
피곤스럽습니다. 너나없이 소중한 우리아이들..입학식날,또 오늘..벌써부터 교실청소를 자처하는 엄마들 속에서 나도 선뜻 뛰어들고싶었지만 너무 극성으로 보일거라는 생각에 슬그머니 빠져나왔습니다. 다들 목숨보다 소중한 아이들을 위해서 궂은 일을 마다않는 모정이겠지요. 참..사람사는 세상은 힘이듭니다. 믿는 만큼 아이들은 자란다고 하는데...왠지 내아이는 왜이리도 못미더운지...차차 적응이 되겠지요. 후후
원이맘
2004-03-04 14:53
먼제.. 뒤늦게 들어와 원이맘을 기냥 써버린 무례함(?)을 용서해주세요. 제가 알아서 바꿔야 했는데...죄송스럽습니다. 저도 부모교육파일을 항상 즐겨보면서 어찌보면 헤프다 싶을정도로 눈물을 많이 흘리고 있습니다. 제딸 '다원'이는 이번에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입학식이 어제였는데 갑자기 감기가 걸려 병원에 가보니 급성 중이염에 비염이라네요..제딴에는 큰 변화의식이었나봅니다. 어제오늘 학교에가서 조금은 무서워보이시는 선생님에게서 장점을 찾아내려고 많이도 애썼고 우리아이가 실수나 하지않을까 두려운 마음에 저역시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이
레모네이드
2004-03-04 14:03
네스퀵은...다른 아이들이 먹고싶어하니까 못가져오게 하는 것도 있고, 저학년 애들은 가루넣다가 흘리고...넣고 흔들다가 우유 흘리고...그래서 못가져오게 하는거에요^^; 고학년 선생님들은 가져오게 하는 분이 가~끔 계십니다만..
레모네이드
2004-03-04 14:01
이번 주에는 신입생특집을 한다고 들었지만 다른 때에도 부부나 가족 자녀문제에 관한 좋은 주제가 많답니다. 같은 시간 연예인들 가십이 판치는 다른 공중파와는 확실히 구별되죠. 흰우유 못먹는 아이, 종종 있는데...커서는 먹기도 하는데 지금 혼나가며 먹게되면 질리게 되요. 선생님께 우유를 집에 가져올 수 있도록 양해를 구하세요. 딸아이가 전에 다니던 학교에선 딸기, 검은콩, 바나나 우유도 번갈아가며 나왔는데, 지금 학교는 줄창 흰우유만 나온다고 딸아이 입이 이만큼 나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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