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 
| 2년전쯤의 일로 기억된다. 둘째꼬마가 프리스쿨에 다니던 어느날...평소처럼 아이를 데리러 12시에 갔는데 아이의 가방을 걸어놓는곳에 웬 봉지와 함께 메모가 남겨져있었다. 웬 메모지? 생각하며 메모를 펼쳐드는 순간... 'Kevin had an accident today' 갑자기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아이의 교실로 뛰어갔는데....많은 아이들 틈에서 당당히 눈에 띈 우리집 꼬마....아이는 멀쩡히 친구들과 놀고 있었다. 엄청난 안도의 한숨을 내 쉬며 도대체 무슨일인가 다시 메모가 들어있던 봉지를 열어보니, 물에 젖은 아이 옷이 담겨져 있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아이가 바지에 쉬를 한것이었다. 바지에 쉬한것을 accident라는 단어로 쓸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던것이다. 우리나라 말에도 '바지에 오줌을 쌌어요'라든가 '바지에 실수를 했어요'정도로만 얘기하지 '바지에 사고를 쳤어요' 이렇게 까지 얘기하지는 않는데 말이다.. 그날 accident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던 생각만 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고 어려울때가 아이가 다쳤을때나 아플때 인데 accident라는 단어를 보고 가슴이 철렁해던것은 어찌보면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 학교에서 못 알아듣고 당황하는 경우는 선생님 뿐만은 아니다. 쬐그만 아이들이 또박또박 말하지 않고 중얼중얼 거릴때는 거의 대부분은 못 알아듣는다. 나이가 어릴수록 더 심해지는법. 첫째 아이가 프리스쿨을 다닐때 못하는 영어로 학교에 가서 이런저런 일을 한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의 영어가 어찌나 안들리던지...정말 당황스러웠다. 한번은 간식을 먹는시간이었는데 아이들마다 간식을 나누어주고는 흘리지 않고 잘 먹나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한 꼬마아이가 나를 부르더니 뭐라고 한마디를 했다. 무지 짧은 문장이었는데 나는 그걸 못 알아듣고 'what?' 하고 되물었더니 그 미국 꼬마아이가 그때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다시 얘기해줬다..그런데 문제는 두번을 얘기했는데도 내가 못 알아듣고 다시 'what?'이라고 또 되물은것이다. 아이가 짜증이 났는지 나를 똑바로 쳐다보기만 하길래 할수없이 옆에 있던 선생님한테 얘가 뭐라고 한거냐고 물었더니 그 꼬마가 다시 하는말이, 'We will go outside after snack?'이라고 했던것이다. 스낵 다 먹고 밖에 놀이터에 나가서 놀거냐고 물어본건데 그 단순한 문장을 알아듣지 못하고 스낵먹는 아이한테 what? what?하고 물었으니 그어린 꼬마아이도 도대체 이 어른이 왜 자기말을 못 알아듣나 황당했을것이다. 아이들이 쓰는 화장실 용어또한 처음 듣는 사람에게는 황당한 표현들이 많다. 'I want to go to POTTY.''화장실 가고 싶어요' 라는 말을 'I want to go to a PARTY.'라고 알아듣고 이 꼬마가 갑자기 웬 파티? 에 가고 싶다는건지 황당했던 기억들은 흔히 있는일이다. 우리가 말하는 소변,대변의 단어도 아이들은 우리나라 말처럼 '응아''쉬'라는 표현으로 쓰기때문에 'poop' 과 'pee pee'라고 쓴다. 학교에 가서 자원봉사를 하고 싶어도 아이들 말을 못알아들어서 당황하는 경우가 생길까봐 겁이나서 지금까지 학교에 자원봉사한번 가질 않았다. 더군다나 어린 꼬마아이들은 같은 한국아이라도 아이들만의 언어나 발음때문에 못알아듣는 경우가 많은데 그 어려운 영어를 유아발음으로 해버리니 못알아듣는건 나로선 당연한 일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아이들이 나한테 무슨말을 할때는 귀를 더 쫑긋세우고 그 아이의 얼굴옆에 바짝대고 듣는다....이 아이가 하는말을 절대로 못알아듣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라고 다짐하면서... |
copyright(c)Aekyung Song
am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