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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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현맘님...
꼭 제 어릴적 이야기 같군요.
ㅎㅎㅎ 제가 어릴 때 그랬답니다. 그리고 그런 제자신이 너무 싫었답니다.
너무 많이 떨어서 친구들이 너 떠는 건 백미터 밖에서도 다 보인다고 놀릴 정도였어요. 어떤 때는 분명 말을 하고 있는데 목소리는 전혀 안나오기도 하고...
님의 아이도 그런 자신의 모습 잘 알고 있을 것이고 그 모습에 만족하고 있진 않을 겁니다.
님의 아이는 아마도 완벽주의자일겁니다.
조금이라도 남에게 흠잡히는 말을 하게 될까, 자신이 한 발표가 스스로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때문에 발표시 떨게 되는 걸거예요.
아이는 나름대로 언젠가 거듭나게 될 그날을 꿈꾸며 끊임없이 소리없는 시도를 하고 있을겁니다.
사실 제 아들녀석도 발표만 하라그러면 끝없이 하늘로 치솟는 소프라노 목소리를 내며 제대로 말한마디 못합니다.
님의 아이나 제 아들녀석이 새롭게 태어나게 될 날까지는 어마어마한 세월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제 경우에는 초등 5학년때인가 부터 조금씩 새로운 시도를 시작하여 조금씩 스스로 성격개조(?)를 해나갔지요.
지금도 역시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은 어쩔 수 없으나
해야한다고 마음 먹은 일은 해냅니다.
청중이 미국인 일색이어도 농담해가면서 웃어가면서 해냅니다.^^
(잘하냐 잘못하냐는 둘째 문제입니다.)
님의 아이도 제 아들도 언젠가 타고난 성격을 깨고 나올 날이 있겠지요.
제가 자꾸 깨고 나온다는 은유법을 쓰는 이유는
아이 스스로의 자각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드라마 수업을 받게 하는게 도움이 되기도하고
동화구연, 웅변 교습을 받게 하는 게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본인 스스로의 절실한 자각, 변화해야겠다는 스스로의 의지 없이는
어떤 도움도 본질적인 부분까지 해결해 주진 못합니다.
일례로, 전 연극을 할 때는 긴장하지 않습니다.(이것도 많은 훈련과정을 거치고 나서의 일이지만...)
그 이유는 연극무대에서 말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연극을 할 땐 저 유게니로서가 아니라 극중인물로서 말하기 때문에
떨리지 않는거죠.
발표를 통해 내 내면이 드러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이지요.
그러면, 어떻게 아이 스스로 노력하게 만드냐가 문제인데요...
몇가지 엄마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순수한 제 개인의견입니다.)
1. 말을 잘하는 eloquent speaker들을 관찰하게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 주변에 말씀을 아주 잘하시는 분들을 몇분 선별하시어 아이로하여금
관찰하게 하십시요. 말씀 잘하시는 분들은 여러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적절한 목소리와 톤, 속도 조절, 세련된 어휘, 시선관리, 자세와 몸동작은 물론이거니와, 하고자 하는 말이 생각나지 않을 때 또는 질문에 적절히 대답할 수 없을 때의 위기대처법 또한 뛰어납니다.
(내성적인 아이들에게는 발표 잘 하시는 분들을 관찰하는게 pragmatic competence를 얻는데 매우 큰 역할을 합니다.)
아이로 하여금, 그분들이 그 경지에 이르시기 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었음을 알려줄 필요가 있겠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또는 어른들이), 저사람은 워낙 말을 잘하고 난 원래부터 (태어나기를) 말을 잘 못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많은 부분이 학습된 것입니다.
(꼭 정규교육을 통해 학습되었다기 보다는 대부분 'critical awareness를 통한 noticing'이 학습으로 이어진 것을 말합니다.)
Critical awareness... 정말 중요합니다. 아이 스스로 'notice' (나와 남의 다른 점을 구체적으로 보게 되는 것, 내가 내모습을 정말 제대로 돌아보는 것, 그리고 내게 발전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 것) 하게 된다면 전 반 이상은 된 것 이라고 봅니다.
critical awareness = acquiring a new set of eyes 와 같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깨닫고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면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됩니다.
그러면 세상 모든 것이 훨씬 더 접근가능하게 보이게 될 겁니다.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구체적'으로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된다는 것이지요.
2. 이제 아이 스스로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면 구체적으로 도전거리를 만들어 보세요.
아이와 대화를 통해 협상(?)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언제까지 어떻게 발표를 할 것이고
그 발표에서는 그 전 발표하던 모습과는 다른
어떤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겠다 하는 내용의 협상말이지요.
사실 말이 협상이지 아이 스스로 목표선정하는 것과 가까와야합니다.
(엄마가 impose하는 성격을 띠면 안되지요.)
구체적인 목표란... 아이 스스로의 problem analysis를 통해 정해 질 수 있겠습니다. (어휘선택에 관해서 일 수도, 문장구조에 관한 것일 수도, 목소리 관리에 관한 것일 수도, 발표하는 순서에 관한 것일 수도(다른 아이들이 발표하기 전에 제일 먼저 발표하기... 등등) 또 기타 여러 세부사항에 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 다음은, 정해진 목표의 성취여부에 따라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셔도 좋고
기존 목표를 다른 각도에서 다시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런 과정을 거치는 이유가
'네가 못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게 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엄마가 안달하기 때문에 엄마를 위해 한다는 생각으로 하게 하시지 말고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서 진정 원해서 하도록 도와주세요.
누구에게나 발전할 여지(room to grow)는 있는 법이니까요.
아직 아이가 별 관심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적절한 시기가 올 때까지 기다리시는게 전 옳다고 봅니다.
저도 그래서 아직은 기다리는 편이구요.
그리고 또 한가지 잊은게 있는데요.
'말'을 잘하는 사람이란 '생각'을 잘하는 사람과 일맥상통합니다.
평소 비판적인 사고를 하도록 이끌어 주시고
독서가 필수불가결한건 말할 필요도 없지요.
엄마아빠랑 논리적으로 얘기해보는 (일상생활 중에) 연습도 많이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논리적인 사고가 가능하다면
남들 앞에 떨지않고 당당하게 발표하는 능력은
아이가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현실화 할 수 있으므로
당장은 바탕을 쌓는 쪽에 더 신경을 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제가 우리글을 제대로 안읽은지 오랜 된 티가 너무 나는 군요.
섞어쓰는 영어 용서하세요. 아직은 영어도 우리말도 제대로 못하는 절름발이 bilingual입니다....
지현맘님의 글입니다.
> 저희 아이는 초1입니다. 근데 선생님이 갑자기 발표를 시키거나 여러 친구들 앞
> 에서 자기 소개를 할때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울상이 되어버립니다. 7살
> 때 학원선생님도 그런 말씀을 하시길래 많이 걱정했는데 사뭇 걱정입니다. 그래
> 서 학교에서 돌아오면 오늘은 발표했니? 자꾸 물어보게 됩니다.
> 아이에게 이것도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말을 하지 않을수 없읍니다.
> 어떻게 하면 아이가 자신감 있게 여러 사람 앞에서도 자기 생각을 애기 할수 있을까요 고학년이 되도 계속 그럴까봐 걱정입니다.
>
> 근데 또 1:1로 얘기할땐 아주 잘 한답니다. 선생님도 똑똑한 아이라고 걱정할 필요 없다고 하시는데... 다른 것은 걱정이 없는데 여러 사람앞에서 주목받을때 긴장해서 울상이 되거나 얼음이 되어버립니다..
>
> 어떤 방법으로 도와줘야 할지 막막한 엄맙니다. 좀 많이많이 도와주세요
>
>
| 발표할때 얼음이 되어버리는 아이 어떻게 도와줘야 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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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유게니 등록일 2004-04-15 04:54 조회수 1,850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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