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게까지 안 자고 버티는(^^;) 아영이와 저녁잠을 푹 자고 난 혜영이가 심심하다고 조르는 통에 하고 싶어하던 찱흙 놀이를 꺼내 놓고 한 시간 정도 넘게 같이 만들면서 놀았습니다.
구입한지 몇 달 되긴 했는데 실제로 가지고 논 것 몇 번 안되요. 왜냐, 이유야 당연히 게으른 제가 뒷처리 하기 힘들어서죠. 그 찱흙은 왁스를 섞어서 굳지 않는 대신에 손에 기름기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색깔있는 것은 아니고 진짜 찱흙 색입니다. 그러니 만들어 놓아도 별 폼은 안 납니다.(쑥쑥의 무슨 찱흙 셋트 있던데, 색깔도 예쁘고)
사실 처음 살 때 포부야 좋았지요. 예전에 우리들이 흙 만지면서 놀았지만 요즘 애들 그런 거 언제 해 보겠냐, 만들기하면 손에 힘도 길러지고 머리도 좋아진다... 그치만 한 번 해 보고 나니 에고, 내가 왜 이걸 사서 이 고생을..하는 생각이 절로..
돌아다니면서 하는 둘째 때문에 요즘에는 신문 깔아 놓고 하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파편이 남습니다.
어쨋거나 어제는 찱흙으로 눈사람(Snow man)도 만들고 케이크, 사람, 블루(모양만!^^), 텔레토비, 바나나, 토끼와 당근(딸냄이 작품) 등등 여러가지를 만들면서 놀았습니다. (근데 영어는 한마디 정도 밖에 못 썻어요. 생일노래는 영어로 불렀네요.^m^ 기냥 편하게 놀았습니다.)
그리고 요즘 한창 숫자에 관심보이는 둘째를 위해 1,2,3.. 만들어 주었더니 금새 주물럭~ 대서 형체도 없이 사라져 버렸죠. A,B,C,D까지 만들어 준 것도 나중에는 A만 그나마 살아 남았습니다. 그녀석 손에 들어가서 남아 나는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ㅠㅠ
그리고.. 드디어 치우는 시간..
찱흙 봉지에 담아 가방에 넣고 신문지 치워 놓고, 휴지로 손 닦이고 화장실에 따듯한 물 받고 비누 칠해서 씻기고, 옷 버려서 옷 갈아 입히고..방 쓸고 닦고, 이불깔고... 에고나~ 남편 들어오는 11시 반쯤되니까 완전히 녹초됬습니다..
아이들은 미련이 남는지 오늘 또 하자지만 절대사양~ 자주 하게 해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기 하지만 어쩝니까.. 엄마가 귀찮다고 안해주다니, 저 참 안 좋은 엄마같습니다. 전에 읽은 글 생각나는데 아이를 위해 두부나 국수도 막 주무를 수 있게 해 준다던.. 저는 그렇게는 못 할 것 같습니다. 우유 쏟는다고 야단치고, 과자 돌아다니면서 먹는다고 야단치고, 밥 흘린다고 야단치고..
솔직히 진짜 야단 많이 치는 엄마입니다. 글 쓰다보면 어느정도 자신을 커버하는 미사여구로 치장되서 좋은 엄마로 비치지만 실상은 저, 한 성격 합니다. 때리는 건 안하는데 소리를 많이 질러요. 언제쯤 이 성격이 누그러질려나. 아이들에게 너그럽고 자상한 엄마 보면 부럽습니다. 우리 아이들 사랑안하는 것도 아닌데 자꾸 고함만 지르고..
쓰다보니 무슨 고백성 글 같네요. 이만 멈출랍니다. 여러분들은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시나요?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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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찱흙 놀이에 관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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