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전 쑥쑥을 처음 알고 여러번 들어와 보다가, 너무 방대한 지식과 열정적이고 희생적인 부모님들의 넘치는 사랑에 주눅이 들어 저도 모르게 슬그머니 무시하고 지냈습니다.
제가 소극적이고 내성적이라 분명히 올바르고 도움이 될걸 알면서도, 그냥 모르척 회피하고 살고 싶었나 봅니다.
어휴 쓸데없이 말이 너무 길었네요.
먼저 제 소개부터 드리면 작은 일반 사무직 직장을 결혼전부터 계속 다니고 있고, 지금은 초2, 7살의 두아이를 두고 아둥바둥살고 있습니다.
워낙 없이 시작해서 먹고사는데 급급하다 보니, 아이들 교육이니 미래니 이런것들은 생각도 해보지 않고 벌써 이만큼의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두이이 모두 어릴 때부터 어린이집 종일반만 전전하며 저녁에 엄마가 데리러 오기를 컴컴한 창문을 통해 눈빠지게 기다리다가 이제 큰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공부가 재미있다기 보다는 종일 갇혀있지 않고 일찍 수업마치면 운동장에서 실컷 놀다가 피아노, 미술 학원등에서 대충 시간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되는 시간을 즐기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리 빨리 퇴근해서 집에 돌아와도 8시가 넘는 지라(신랑은 항상 10시가 넘어야 옵니다)
저녁먹고 씻고 하면 후딱 잠잘시간이 됩니다.
그래서 품에 안고 책을 읽어 준적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눈적도 잘 없습니다.
그래도 큰 아이는 혼자서 나름대로 잘 적응하고 열심히 하는 것 같아 신경쓰지 않고 있다가,
제가 너무 영어를 못했고(신랑도 마찬가지), 또 영어를 생활속에서 접하게 하는게 쉽지 않은지라
1학년 가을학기부터 과감하게 투자하여 동네에서 그런대로 인지도가 있다가 선전하는 **어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알파벳도 전혀 모르고 영어를 그때까지 접하지 않고 지냈는지라, 다소 걱정도 되었지만 아이가 재미있어해서(외국인이 가끔 들어와서 사탕을 주나 봅니다) 거금을 들여 몇 달째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워낙 영어를 모르는 지라 그냥 아이가 알파벳만 읽어도 잘하는구나 하고 만족하며 지냈나봅니다.
사실 학원에서 뭘 배우는지 한번도 점검해보지 않고 전적으로 학원의 인지도만 믿고 맡겼거든요,
그런데 어제는 아이의 노트를 보고 깜짝 놀랬습니다.
아주 쉬운 영어 회화도 모르고, 또 아직 알파벳,파닉스등을 배운적도 알지도 못하는 아이가
읽지도 못하고 뜻도 모르는 단어와 문장을 맹목적으로 10번씩-20번씩 쓰고 있었습니다. 노트에 빽빽하게......
제가 보기에는 너무 어려운 문장을요..
예를 들면" 파란 자켓을 입고 있는 우리 삼촌은 의사이다."
"노란 모자를 쓴 농부는 잘생겼다" 등등 .....
제가 깜짝 놀라 읽어보라고 하니 아이는 읽지도 못하고 뜻도 잘 모른다며, 그냥 써가면 된다고 씩 웃고, 열심히 따라쓰고 있더군요. 안해가면 혼난다고....
그래서 제가 쉬운 단어를 물어보았죠..
할머니가 뭐니? 헤어질 때 하는 인사는 뭘까? 등등...
아이는 그건 학원에서 안가르쳐 주어서 모른다며, 의기양양해 합니다.
순간 뒤통수가 퍽 한게...
제가 영어를 모르긴 해도 그래도 순서는 들기,읽기,말하기 가 쓰기보다는 우선이라도 알고 있었는데,,,
무식한 엄마덕분에 아이가 얼마나 어렵고 재미없게 영어를 따라 하고 있을까 생각하니 맘이 아팠습니다.
그간 그놈의 영어학원 보낸다고(매일 2시간씩 주5회수업-- 수업과 차타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3시간30분정도를 투자하느라) 아이가 배우고 싶어하는 미술수업이나, 컴퓨터학원등도 전혀 시키지 못하고 오로지 거금을 들여 학원차만 꼭꼭 태워보냈는데....참 한심하더군요.
영어유치원을 꾸준히 다닌 아이들은 지금 이학원의 수업을 곧잘 따라하고 빨리 빨리 레벨도 올라간다는데, 우리아이는 너무 기초가 없어서 인지, 아직 몇 달째 가장 기초레벨이고, 또 매일저녁 1시간이상씩 모르는 문장 따라쓰고, 또 색칠공책이 있어서 그것 색칠하다가 저녁시간 다 보냅니다.
그간 바쁘게 살다보니, 또래 부모들과 대화도 못해보고 그냥 저의 어릴때만 생각하고 우물한 개구리처럼 아이를 맡기고 있었나봅니다.. 이런 제자신이 어찌나 바보같은지.....
비록 몇 달 학원을 다니긴 했지만 지금 과감하게 그만두고 다시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영어를 시작해야 할까요? 그렇게 할려면 저희 아이는 무엇부터 하면 좋을까요?
아님 비록 무슨말인지는 모르더라고 그간의 수업료가 아까우니, 계속 좀 더 보내보아야 할지?
오늘도 힘들게 영어노트 꺼내놓고 문장따라 적고, 인형색칠하느라 바쁠 아이가 눈에 밟혀서 여러 어머님들의 도움을 받고자 합니다.
한없이 무지하고 용기없는 엄마가 이렇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작은아이는 아직 아무것도 접해보지를 못했습니다. 한심하지요?.
저도 어디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를 모르겠네요.
너무 한심하다고 넘어가지 마시고, 좀 도와주세요.. 평생 영어와 담쌓고 사는 엄마를 닮게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요...
제가 영어학원에 근무해서 아는데 영어학원 돈에 비해서 너무 아깝습니다.특히 기초가 없는 아이들은요... 집에서 기초를 좀더 다지고 가야 아이도 스트레스 안받습니다.
건호진영맘
2004-04-30 02:35
몇달 째 기초 레벨인데 벌써 그렇게 어려운 문장들을 쓴다는 건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아마도 교사는 아이의 수준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이들의 연령대와 수업 시간을 맞추느라고 할 수 없이 끌고 나가고 있을 겁니다. 교사와 진지하게 상담을 하면 교사도 한 번 더 신경을 더 쓰게 되고 반배정도 다시 할 수 할 수 있을 겁니다. 진실은 통하는 것 아닌가요? 선생님도 인정하고 다시 신경써 주실 겁니다.
건호진영맘
2004-04-30 02:31
영어 선생님과 상담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해심심맘
2004-04-29 14:17
저희 아이는 초1인데 제가 진지하게 물었습니다. 영어학원 수업에 대해서 너의 생각을 말하라고....저도 인지도 믿고 학원에 1년가량 보냈는데 그것이 무척 실망스러운 수준이어서 아이의 의견을 묻고 바로 그만 뒀습니다. 아이가 즐거워하고 충분한 성취감을 느낀다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그냥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다닌다면 글쎄요... 그리고 요즘은 늦은 저녁이라도, 하루 30분이라도 엄마하고 같이 배운다는 마음으로 쉬운 영어동화책 보려구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 무지 피곤하지만 그것이 지금 제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심심맘
2004-04-29 14:08
저도 맞벌이 주부인데 읽으면서 눈물이 납니다. 누가 알겠습니까?
비탈
2004-04-27 18:27
같은 맞벌이 주부로서 특히 아이가 독감에 걸려 열이 펄펄 나면서도 종일반에서 제일 끝까지 남아 썰렁한 교실에서 혼자 비디오 보면서 절 기다리던 그 슬픈 저녁이 생각나서 눈물이 납니다. 전 친정엄마가 많이 도와주셨는데도 어쩌다 편찮으시거나 여행이라도 가시면 절절 맸는데 참 힘드시겠어요. 일단 쉽고 많이들 추천하시는 영어동화책 한권 골라서 저녁에 잠자리에서 한번이라도 읽어주시고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서 아침 시간을 이용하는 수 밖에 없을듯 해요. 저도 아침에 1시간(그중 30분은 밥먹으면서 비디오보기) 알차게 이용합니다. 화이팅~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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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 영어만 보면 주눅이 듭니다.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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