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아이마다 다르겠지요..^^

아이마다 다르겠지요..^^
글쓴이 비탈 등록일 2004-04-30 10:52 조회수 2,250 댓글 2 http://www.suksuk.co.kr/momboard/BEC_001/13521

제가 제 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얘기를 들려드릴 때 제 아이의 상황에 대한 전제조건이 있었습니다.

제 아이는 이미 많은 영어동화책과 스토리북, 챕터북을 학습이 아닌 '즐거운 책읽기'로 3년간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체험을 했던 아이입니다.(주로 잠자리에서 엄마의 목소리로)

또 제가 읽기와 쓰기를 가르치지 않아 스스로 읽을 줄 모르고, 솔직히는 제가 가르치고 안 가르치고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가 유독 문자에 약하고 느리다고 해야 할까 한글도 아직 완벽히 못 쓰고 우리말책도 엄마랑 둘이 수다떨면서 읽는 것을 즐깁니다.

우리 시대 누구나 그랬듯이 저 또한 특별한 한글교육을 받지 않았어도 일찍 스스로 한글을 깨우치고 혼자 책읽기를 즐겼는데 제 아이들(그저 뛰어 노는 것만 좋아하는)이 이해가 안 되고 저게 무슨 글자인지 궁금하지도 않을까 답답해서 한글 익히는 문제집도 들이밀고 쉬운 책 읽고 줄거리도 말해 보라고 하고 글자놀이를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결론은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아이를 발견했고 엄마와 아이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오늘도 바쁜 아침시간에 열심히 받아쓰기 연습을 하는 아이 뒷통수에 '그러길래 작년에 엄마가 한글 가르쳐줄때 꾸준히 했으면 지금 이 고생 안 해도 되잖아'라고 못난 소리를 하고 말았습니다 ㅠ.ㅠ(그래도 스스로 노력해서 지금까지 쭉 100점 받아와서 스스로 자랑스러워 했었는데ㅠ.ㅠ 가끔 줏어담지 못하는 말을 쏟아내는 못난 엄마입니다)

또래에 비해 덩치만 컸지 정신연령이며 학습능력이 뒤지는 아이입니다. 아직도 애기처럼 읽고 싶은 책을 제게 들고 옵니다. 책을 읽어주면 시선이 글자에 가 있지 않고 그림을 보고 먼 곳을 쳐다보면서 상상에 빠집니다.

그런 아이에게 초등학교에 입학했다고 해서 어느날 갑자기 영어를 학습으로 접근해서 가르치고 스스로 읽기를 시도하고, 분명히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보이기도 하는 여러 방법(책 한권을 선택하여 집중해서 듣고 따라하고 반복해서 외우고 하는) 을 적용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그래 비효율적이고 당장 효과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천천히 지금처럼 꾸준히 나가자 라는 생각으로 챕터북 듣기를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오디오테잎보다는 엄마의 목소리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빠르고 정확한 발음에 노출을 시키고 싶다는 욕심으로 챕터북 오디오테잎 듣기를 했는데 못난 아들내미의 특성상 다른 아이들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하고 흥미있어 하고 스스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궁금해하는 아이가 아니어서

할 수 없이(?) 그동안 했던 것처럼 엄마가 읽어주는 것으로 먼저 의미파악을 하고 짧게 오디오테잎을 들어보면서 그 발음과 속도를 경험 해보는 방법을 선택한 것입니다.

오디오테잎의 내용을 파악시키고 모든 문장을 들리게 하고 싶다는 아직도 버리지 못한 제 욕심과 아무래도 그동안의 스토리북이나 쉬운 리더스북, 쉬운 챕터북에 비해서는 처음 나오는 단어도 있고 해서 아이가 물어보거나 문맥을 통해서 이해가 안 되는 중요한 단어나 문장에 대한 상황설명을 지난 글에서 썼듯이 할 수 밖에 없었고요.

스스로 읽기를 즐기기 시작하는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에게마저 '특정 챕터북으로' '모든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듣기를 시작해야 하는 나이'라는 뜻이 아니었답니다. 그런 활동들을 아이 스스로 즐기는 아이도 있겠고 그런 아이들에게는 당연히 그런 것이 흥미로운 영어 경험하기의 한 방법이 되겠지만요.

지금도 잠자리에서 약 30분간은 여전히 다른 책들을 접합니다. 그 중에서도 ort 특히 매직키로 인해 하게 되는 모험이야기는 졸린 눈을 부릅떠가면서 열광하면서 듣고 저도 목소리톤이나 간단한 제스츄어만을 사용하고 특별한 설명은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서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 어떨때는 저를 능가합니다. 저는 읽어도 읽어도 그 당시에만 반짝하고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는데(심지어는 수십번 읽었던 ort에서 Biff와 Chip이 누군지 헷갈리고 윌마와 윌프중에서 누가 여자아인지도 -.-;;;)

아이는 동화책에서 읽은 표현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어제는 샤워 시키면서 Is it too hot? too cold? 물어보고는 적당해?라고 하고 싶었는데 생각이 안 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just right이라고 합니다. 분명 어느 책에선가 혹은 어느 비디오에선가 들어서 알고 있겠고 저도 분명 같이 들었겠지만 제 머리속에서 새로운 영어는 잠시 머물렀다가 금방 빠져 나가는데 아이는 다릅니다)

제가 그동안 택했던 영어책들은 대부분 90% 정도는 쑥쑥 공동구매를 통해 구입한 책, 비디오, 씨디롬 등입니다.

그외에 저희 학교 도서관에서 있는 리더스북(An I Can Read, 캠브릿지 리딩), 명작동화(펭귄영리더스), 챕터북(매직트리하우스, 주니비 존스 등등)을 대여해서 읽어줬습니다.

동네 도서관에도 찾아보면 예상외로 많은 영어동화책과 스토리북, 리더스북, 챕터북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아니면 가까운 영어서점에 가서 직접 보실 수 있습니다.

제 아이는 영어를 영어라고 생각하지 않고 우리말책과 똑같이 엄마가 읽어주는 재미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우리말책도 그렇고 영어책도 그렇고 엄마랑 부대끼면서 읽는 활동 자체를 좋아하고 책의 종류는 거의 가리지 않습니다.(심지어는 백과사전 읽어주는 것도 좋아합니다 -,.-)

아이마다 다르겠죠. 백이면 백명이 다 다르니 특정 챕터북을 추천해 드리지 못하는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아이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돈만 버렸다고 원망들을까봐^^).

챕터북을 읽는 방법도 저처럼 엄마가 적극 개입해서, 혹은 아이 스스로, 혹은 오디오테잎에 의존해서...백이면 백명 다 아이가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서두르지 않고 폭넓게 꾸준히(조금씩은 아닌것 같아요^^) 접하다 보면 아이가 선호하는 책의 종류와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이 엄마 눈에 보입니다.

어제 한번 놀랐던 것은...제 딴에는 제가 은근슬쩍 아이에게 영어의 단계를 높이고 있는 은밀한 제 계획을 아이 모르게 접근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아이가 그럽니다. '엄마, 매직스쿨버스 다음에는 스파이더맨 보자.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영어가 매직스쿨버스보다 더 빠르고 많으니까'(허거덕!)(비디오 얘기)

영어도 영어지만 우리말책이라도 스스로 읽는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합니다. 좀 편해지려구요^^ 가뜩이나 하루종일 낮에 말하는 직업인데 집에 와서도 밤 늦게까지 목소리를 사용하는 것이 힘이 드네요. 요즘 만화책은 읽기 시작했습니다.

또 궂이 챕터북이 아니라도 아이의 성향과 그동안의 영어경험의 양과 질에 맞추어 쉬운 스토리북, 혹은 미국초등학교교과서, 심지어는 영자신문, 백과사전이라도 아이에게 맞는 책이 각양각색일 것입니다.

전에 썼던 글에 나오는 챕터북은 매직트리하우스인데 그 외에도 잠자리에서 비슷한 수준의 책, 때로는 더 쉬운 책, 너무 많이 읽어서 거의 외우다시피 한 책들을 엄마 목소리로 읽어주고 있습니다.

제 아이가 영어를 잘한다거나 뛰어나다거나 하는 상황이 절대 절대 절대 아니어서 더 자신있게 추천드리지 못합니다. 쑥쑥의 다른 아이들 중 정말 입이 떡 벌어지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직접 만나보고 놀라워 하기만 했었는데...그 아이들의 부모님이 제 글을 읽을까봐 창피함에 떨고 있습니다.

제 경우엔 아이에게 가장 효과적(영어를 잘 하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영어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기까지)이었던 방법은 잠자리에서 영어책 읽어주기와 부족하기 짝이 없지만 생활영어의 사용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횡설수설 써서 제가 전하고픈 이야기가 잘 전달되었는지...
혹시 오해는 없을지 걱정이네요...

열성맘님의 글입니다.
> 비탈님의 글 정말 감동적으로 읽었어요. 눈물나는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 나도 그렇게 할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네요.
>
> 초1 이구요.영어에 흥미있어해요.
> 저도 챕터북을 시작할까하는데요.
> 흥미를 잃지 않고 접근할수 있는 쉬운 것으로 고르려고 사이트만 계속
> 뒤지고 있어요. 머리아파 죽겠어요.
>
> 지금하고 계시는 챕터북 좀 알려주세요. 꼭이요.
> 좀 뭐하시면 [email protected] 으로 보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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