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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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맘님 저도 반갑습니다.
이렇게 반갑게 맞아주시니 고맙습니다.
윤형맘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특히 올해에는 건강한 아기 출산하시고요.
윤형이가 아들이니 기왕이면 딸이면 더 좋겠지만
(딸 키우는 재미가 여간 좋은게 아니라서.... 호호)
신께서 하시는 일이니 어쩔 수 없고요.
다 아시는 얘기겠지만 얘기가 나온김에
제왕절개 얘기 좀 더 하자면요.
저는 첫애땐 부분마취(척추마취)했고
두번째는 전신마취했습니다.
첫애때는 무통마취 안 했고
두번째는 무통마취 했습니다.
그래서 그 차이점들을 경험으로 조금 알죠.
전문적인건 아니고 그냥 제 느낌으로요.
부분마취는 등을 새우처럼 구부리고 척추에다가(등뒤 허리부분)
합니다. 수술하는 동안 정신이 말짱하게 깨어있고
아기의 울음소리도 듣고 아기 모습도 쳐다 볼 수 있습니다.
수술집도시 수술실에 은은하게 틀어놓은 음악소리도
조용히 따라부를 정도였으니까요. 너무 긴장이 되서
처음에 흥얼흥얼 따라불렀었습니다.
두번째에 한 전신마취는 산소호흡기 같은거 입에 갖다대고
숨 크게 들여마시면 마취되는 거였습니다.
당연히 아무 기억도 없죠.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을 느끼고 싶어
부분마취 해달라고 수술하기전 입원했을때
담당 레지던트 선생님께 부탁했는데
집도하시는 박사님께 말씀드려보겠다고 하고는
수술실에 들어가니 전신마취 하는 바람에
나중에 많이 화가 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안해준건지
병원마다 방침이 다른건지는 잘 모르겠고요.
이미 끝난 마당이라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았습니다.
암튼 저는 아기가 탄생하는 순간 깨어있을 수 있어서
부분마취가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단 수술후 차이점은
부분마취는 마취가 깨어날때 허리가 많이 아팠구요.
(다른 분들도 이런 말씀 많이 하시대요)
퇴원해서 집에 와서도 한동안 허리가 좀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원래 허리가 좀 부실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서도...
그리고 전신마취는 폐에 생긴 가래를 뱉어내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안그래도 수술부위가 땡기고 아픈데 가래 뱉어내기가 어디 쉬어야죠?
하마터면 그것땜에 폐렴이 될 수도 있다고 나중에 병원에서
어찌나 겁을 주던지 수술부위 움켜쥐고 눈물 줄줄 흘려가며
가래 뱉어내는데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무통마취는 처음 출산때는
갑자기 당한 일이라 잘 몰라서 못했고, 해달라는 소리도 못했고
(그 병원에서 해주는 지 안해주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구요)
두번째는 그런게 있다는 소리를 들어서
출산하려고 입원했을 당시 아까 그 레지던트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그렇게 해주시겠다고 하더군요.
비용은 그당시 한 15만원 정도 추가했던것 같고요.
그 의사선생님께 직접 여쭤본건 아니지만
들리는 입소문으로는 회복이 약간 더딜수도 있는데
일장일단이 있다고 하더군요.
마취에서 깨어날 때 쯤부터 확실히 덜 아프고
그러다 보니 운동을 빨리 해서
(운동이라니 좀 우습네요. 혼자서 일어나 서서 걷는걸 말하는 겁니다)
깨스가 일찍 나오고 음식을 일찍 섭취할 수 있어 오히려
좋다는 얘기도 들었구요.
암튼 저는 겁도 많고 처음 수술때 수술후
너무 아프고 한 사흘을 고열에 시달리고 여러가지로 경과가 좋지않아
(여러차례 수혈받고 수혈 중 부작용으로 쇼크상태 비슷하게까지도 갔었고)
그냥 무통마취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수술실 들어가보니 무통마취가
첫아기때 했던 부분 마취와 마찬가지고 등에다 하는거더군요.
그래서 이 무통마취와 중복이 되서 부분마취를 할 수 없어
전신마취을 했나 하는 생각도 나중에 들더군요.
암튼 그건 전문적인 거라, 또 자세히 안 여쭤봐서 잘 모르겠고서리...
이 무통마취는 마취약을 조금씩 계속 투약되게 매달아놓고
수술후 2~3일 정도 지난후에 그걸 떼어낸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신기할 정도로 덜 아프더군요.
전혀 안 아픈건 아닌데 참을만 할 정도로만 아프더라구요.
첫애때 왜 진작에 이런걸 안했을까 생각날 정도로
(내가 뭘 몰라 해달라 소리를 안해서 안해준건지
부분마취하면서는 원래 못하는건지는 며느리도 모르지만서도)
한결 덜 아프더라구요.
두번째 출산때는 한낮 2시경에 수술하고 그날밤 자고 일어난뒤
다음날 아침 8시경에 혼자서 침대에서 일어나서
(물론 아프기는 했습니다. 이를 악물고 일어났죠)
그길로 병원 복도를 왔다갔다 걸어다녔습니다.
첫애때 비교하면 놀라운 발전이었죠.
그당시(지금도 그럴려나) 세브란스 병실의 산모들은
거의가 노산이라(다들 30대 후반내지는 40줄)
제가 젤로 영계였는데
(첫애때 다른 병원에서는 병원복도에서 만나는 산모중 제가 제일 나이 많았었는데)
역시 젊어서 다르다고 다들 부러운 눈초리였습니다.
사실 좀 아팠지만 이 악물고 그렇게 씩씩하게 걸어다녀서
첫애때는 젤 늦게까지 안나와서 애먹였던(이런 지저분한 말 자꾸 해도되나?)
깨스도 일찍 나와주었고 그래서 물도 일찍 마시고
식사도 일찍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나 무통마취를 해서 제일 좋았던 건
침대에서 일어날때, 전번 출산때는 이레저레 너무 아파 힘을 주다보니
손목이 다 망가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무통마취를 하고보니 그게 덜하더라구요.
의학적으로 확실히 뭐가 좋은건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으나
제 경우엔 무통마취 이거 좋았습니다.
좀더 오랫동안 한쪽 다리에 감각이 얼얼하고
내 다리같지 않고 무거웠다는 것 하나만 빼고는요.
그리고 한가지 더, 저는 두번다 수술만 하고나면
심각할 정도로 빈혈이 심해져서
여러번 수혈을 받았는데
처음 수술후 수혈받다 몹시 고생해서
두번째 출산후 수혈시엔
(그때도 안한다고 버티다가 그러다가는 제가 위험하다고
회복도 더디고-빈혈이 심하면 상처도 잘 아문다고 하대요-
퇴원하다말고 쓰러질수도 있고 아예 퇴원자체를 안 시켜준다고
겁을 주는 바람에)
예전에 수혈받다 고생한 경험을 얘기했더니
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진 암환자들에게만
주로 쓰는 방법인데 피를 백혈구를 걸러서
(나중에 원자력 병원에 있는 남동생에게 물어보니 '필터링'이라더나
뭐라나 그 녀석 원래 자세한 얘기를 잘 안해줘서)
수혈받으라고, 거의 백혈구에서 거부반응내지는 부작용이 일어난다고
그래서 시키는대로 그렇게 했더니 정말로 예전에 수혈받으며
열오르던 증상이나 그외 심각했던 많은 증상들이 나타나지 않더군요.
(사실은 남동생이 먼저 힌트를 줘서 제쪽에서 먼저 넌지시 말을 꺼내보기는 했지만)
그런데 이렇게 수혈받으면 암환자 외에는 의료보험이 안되서
좀 많이 비싸더군요. 그나마 병원에서는 특별히 해주는 거라고
하던데, 예전에 수혈받다 고생한 적 있다고 빡빡 우기면 해주기는
할 것 같은 분위기더라구요. 먼젓번 병원이 다른 곳이라 병원측에서
사실인지 확인해 보는 것 같지도 않았구요. 확인해 본다 하더라도
그 얘기는 사실이기는 했지만.
웃긴 얘기하나 하면서 긴 얘기 마무리하면
수혈받는동안에요, 드라큐라의 심정이 이해가 되더라구요.
뿌옇고 노리끼리 했던 세상이 선명해지고
푹푹 꺼지던 땅이 제자리로 솟아오르고
나른했던 몸이 막 기운이 나는게
'이게 바로 피맛인가 보다....?'
어떻게 그렇게 그 순간에 바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건지 참...
별 도움 안되는 얘기 길게 했습니다.
당사자들은 관심이 있을 수도 있어서....
그럼 이만 총총
윤형맘님의 글입니다.
>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지나가는 여인님 답변을 들으니까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네요. (뭔 소리???^^)
>
> 저도 윤형이 머리가 크다는 이유로...
>
> 그 전에 초음파로 아이 상태를 확인할 때부터 수술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말은 들었는데, 그래도 한 15시간 진통한 끝에 결국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자궁문은 다 열렸는데 애 머리가 역시 끼어 나오질 않는다나... 흑흑... 정말 아팠습니다... 낳고 보니 머리 하나는 정말 크더군요. 지금도 또래 아이들이 쓰는 모자는 쓰지 못합니다. ^^
>
> 둘째를 갖게 되면서 그때 고생할 것 다하고 결국 출산의 절정을 맛보지 못하고 배를 가른 것이 못내 아쉬워 자연분만을 할 수 없을까 생각했는데, 또 들리는 말로는 만 3년이 지나지 않으면 파열 위험이 더 있다고도 하더군요.
>
> 솔직히 분만 전의 진통을 다시 겪는다는 것도 좀 겁나긴 하지만, 수술 뒤의 후유증이나 수술 자국에 대한 묘한 공포도 그에 못지 않거든요. 제왕절개 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
> 아무튼, 지금 제 생각은 무리하지 않고 일단 병원에서 시키는대로 할 생각이예요. 또 전에부터 절 담당했던 분이 어지간하면 제왕절개를 권하지 않는 분으로 유명한지라 믿고 맡기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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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고민하고 있던 문제가 나와 반갑네요.
>
> 질문과 답변 모두 잘 들었습니다.
>
> 추신: 지나가는 여인님 요즘 좀 뜸하시던데요... 오랜만에 뵈니 기분이 좋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일반][RE]윤형맘님 저도 반갑고 제왕절개 몇가지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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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지나가는여인 등록일 2001-01-27 19:06 조회수 1,0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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