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지만 한참 웃었네요.ㅎㅎ
저의 아이는 귀지 뺄때 가만히 잘 누워있어서
귀지 빼는거 좋아하는 저에게 수시로 점검 당합니다.
그래서 저의 아이귀는 항상 깨끗.
소아과 의사가 너무 깨끗하다고 놀라더군요.
너무 고생하신 님에게 이런 얘기하니 죄송하네요.
그래도 글 너무 재미있었어요.^^
플란님의 글입니다.
> 여러분, 아기들 귓속 어떻게 관라하시나요?
> 아마 저처럼 겪으신 분들도 계실거예요.
> 그래도 혹 모르시는 분들 위해 한번 제가 어제 오늘 탈진한 야그 좀 할랍니다.
>
> 요즘 우리 두 아들은 감기바이러스성 발진까지 돋아서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요. 홍역이 아닌가 하고 잠시 놀랐다가, 설마했다가...
> 결국 감기라는 판정받고 안심..
> 근데 문제는 예서 그치지 않고, 우리 고집쟁이, 말썽꾸러기 작은 아들 재환이(26개월)로부터 비롯되었으니...
>
> 귓밥이 많아서 좀 꺼내달라고 했죠, 의사선상님께...
>
> 근데 모니터로 보이는 재환이 귓구멍에(근데 웬 아기 귓구멍이 그리도 지저분하냐??) 하얀 알갱이하나가 보이더라구요. 아차!! 싶은게... 마라카스(알쥬?)가 깨져서 속에 있던 알맹이들이 흩어졌었거든요. 꼭 쌀알 반개만한 것들이...
>
> 치운다고 치웠는데.. 어느 틈에 하나를 귀에 넣었던 모양임다.
>
> 울 재환이, 사생결단하고 발악하는데, 한 덩치하는 신랑, 간호사 둘, 저까지 달려들어도 못당하겠더이다. 웬 기운이 그리도 센지...
>
> 의사는 진땀 뻘뻘 흘리고.. 어찌나 미안하던지...
> 결국 실패했슴다.
>
> 바로 연초에도 비슷한 사건이 하나 있었쥬. 그땐 사과부스러기를 콧구멍에 넣어서 그거 빼느라 얼마나 진땀뺐는지... 그땐 신랑 혼자서 감당했는데, 결국은 시내 이비인후과까지 출동했답니다.
>
> 갔다와서 애아빠는 완전 탈진하고, 도리어 재환인 꺅꺅거리며 잘만 놉디다. 고얀 녀석..
>
> 그 담날 물리치료차 병원에 들렀다가 모든 간호사들에게 인사받느라 민망했다우. 재환이 콧곳에 있는 사과 뺐냐, 밖에서 환자들이 더 놀라더라, 기타등등..
>
> 사실, 큰 아들은 거의 그런 장난 안하고 자랐거덩요. 한방소화제 한알 콧구멍에 넣어서 녹아 내리는걸 코핀줄 알고 기겁했던 일은 한번 있었지만..
>
> 방심했던게 사실임다. 내 잘못이쥬.
> 어구~ 내 탓이요, 내 탓이요!!(가슴 두드리며)
>
> 두려운 맘으로 오늘 다시 병원에 향했슴다.
> 재환인 병원입구에도 가기전에 벌써 자지러짐.. 지가 별수 있나요? 아빠에게 강제로 업혀서 갔쥬.
>
>
> 의사선상님, 진땀 뻘뻘 흘리며 겨우겨우 알맹이 끄집어냈슴다. 근데 반대편 귀에서 끝없이 귓밥이 나오더군요.
>
> 애는 거의 죽을둥살둥 발버둥치고..
>
> 콩알만한 귓밥 서너개 빼고 났는데, 오래묵은 게 하나 있다면서 난감해 하더군요.
>
> 별수 없이 포기...
>
> 재환이 머리카락은 온통 땀으로 뒤범범, 신랑 역시 땀을 줄줄...
>
> 의사선상님, 거의 탈진, 망연자실...
>
> 할 수 없이 이비인후과로 향했슴다. 지난번 재환이 콧구멍의 사과조각 뺏던 곳이죠.
>
> 의사선상님, 재환이 보자마자, "왜 또왔냐??"
> 역시 이비인후과는 다르더이다. 벌써 도구부터...
> 아주 작은 갈코리며, 섬세하고 길쭉한 집개며, 귀에 비추는 후레쉬(?)까지...
>
> 비교적 간단하게 꺼냈슴다.
>
> 그런데 여러분, 전 이번에 난생 첨 '아연실색', '아찔함'이 무언지 실감했슴다. 그 아득함이란...
>
> 어떻게 아기귓속에서 그런 크기의, 그런 색깔의 귓밥이 나올 수 있는지..
>
> 귓속이 그렇게 넓고도 깊은 세계인지 첨 알았답니다.
>
> 갑자기 큰 아들 귓속도 궁금해지더이다.
>
> 재환이 울음소리에 기가 질린 녀석을 붙들어 앉고 울며불며 아우성치는 그 거구녀석의 귓속에서도 수없이 많은 귓밥을 꺼냈답니다.
> 얼떨결에 봉변당했쥬.
>
>
> 여러분덜~
> 아이들 귀속, 신경씁시다!!!
> 귓밥이 오래되서 굳으면 주변 조직에도 영향을 준답니다.
>
> 절,절,절대로 면봉에 오일 묻히지 말랍니다. 귀속이 젤 싫어하는건 물보다 오일이래요.
>
> 그것도 모르고 여기저기서 본대로(정말 괜찮은 육아지침서에서 본건데... ㅠ.ㅠ) 오일 묻혀 닦아줬는데, 그게 아니랍니다.
> 잘못했다가는 치료가 더욱더 힘들어질 수도 있답니다.
> 아무것도 묻히지 말고 그냥 면봉으로 입구만 살살 돌려주래요.
>
> 기회있으면 이비인후과에 가서 아기들 귓속 한번 청소해주세요.
>
> 한번씩 깨끗히 하고 나면 귓밥도 잘 안생긴답니다요.
>
>
>
> 이것으로 탈진한 엄마야그 마칩니다
>
쑥쑥몰
> 
최신
이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