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성적으로 효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금방 영어를 사용해야만 하는 외국으로 여행이라도 가는 것도 아니고
기타 등등 동기부여를 받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가시적인 무언가가 금방 나타나는 것도 아닌데
엄마의 설명과 칭찬만으로 3-4년의 과정을 지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스스로 우러나는 흥미로 그 힘든 과정을 끝마치는 것이
좀 더 철이 들고 당장 눈 앞에 수능이 닥친 고등학생이 3년간 마음 독하게 먹고
열심히 공부에 매진해서 소위 일류대학에 합격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바늘구멍 통과하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같은 초등학생이라도 초1-초4 정도까지는
몇개월 정도 지나면 아이가 지쳐하고 하기 싫어하고 괴로와하고
설사 듣기와 말하기가 된다고 해도 득만큼 실도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초5 정도의 철이 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루 해당 시간이 최소한 30분을 넘지 않아야
3-4년의 그 힘든 과정을 마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
하다가 영어에 질려서 중간에 그만두면 죽도 밥도 안되고
오히려 시작하지 않은것만 못한 부작용이 있지 않을지......
초등학생이 아니라 성인이라도
충분히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스스로 내적동기부여에 의해서 굳은 결심으로
이를 악물고 시작하더라도 3-4년간의 과정을 끝마칠 어른도 몇퍼센트가 채 되지 않을 듯 싶은데...
특히 영어에 익숙하지 않고 처음 시작하는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너무 큰 고역이 아닐지요.
제 큰 아이의 경우 의도적인 영어듣기로 제가 잡은 시기는 6개월입니다.
귀가 뚫리고 입이 뚫리는 것이 목적이라기보다는
솔직히 처음에는 엄마가 직장생활하면서 퇴근 후 지친 몸으로 수퍼우먼으로 변신하여
읽어주는 영어책들에 집중하지 않아 동생보다도 훨씬 뒤떨어지는 결과를 보여준
큰아이에 대한 '벌'의 의미도 있었습니다.
초4라면 어느정도 집중이 가능하다는 판단아래
영어테잎 듣기를 어떤식으로 해야 듣기와 읽기가 가능하게 되는가를
스스로 터득하게 하려는 목적도 있었구요
4개월만에 아이 속은 모르겠지만(겉으로는 좋다고 합니다) 엄마인 제가 더 지쳐감을 느낍니다.
작은 아이의 경우
듣기는 소정의 성과를 보이고 있고 말하기는 제 생활영어에 가끔 대답하는 정도이고
가끔 자기도 모르게 혼잣말로 테잎등에서 들은 영어를 중얼거리는 정도입니다
(말이 안되는 영어가 아니고 거의 정확합니다)
읽기와 쓰기는 본격적으로 시도하지 않았는데 조금씩 하고 있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영어를, 영어동화책과 스토리북, 챕터북, 영어비디오를 너무너무 좋아하고 즐거워한다는 점입니다.
'영어'라고 특별히 다르게 인식하지 않고 우리말 책이던 영어책이던 구분하지 않고 좋아합니다.
말하기가 안되더라도 아이와 함께 영어책을 붙들고 있는 시간이
아이도 저도 둘 다 행복하고 웃음으로 시작해서 웃음으로 끝나지요.
선택의 기로에 서서
아무래도 저는 의지가 강하지 못하여 말하기를 과감하게 포기를 하더라도
그냥 지금처럼 계속 다양한 영어책과 우리말책 속에 빠져있는 쪽을 선택할거 같습니다.
(슬슬 학습용 씨디나 워크북 부담스럽지 않게 병행하면서)
아울러 큰 아이도 지금의 방법에 대한 분량과 시간을 좀 줄여서
저도 함께 참여하면서(제가 지친다면 아이는 표현을 안 하더라도 지쳤을테니까요)
나머지 2개월을 보내고 난 후 그 다음 계획을 새롭게 새울 생각입니다.
지금까지는 새로 구입한 어학기의 기능이 신기하고 목소리 녹음하는 등의 활동이
아이에게 신선함을 준거 같은데 이제 그 약발(?)이 다 할 날이 멀지 않았을겁니다.
(처음엔 저도 흥미롭고 재미있었거든요)
그리고 아무리 동생에 비해 결과가 안 좋았다고 하더라도
죽이 되었던 밥이 되었던 영어를 3년간 꾸준히 한 아이였고 전혀 초보는 아니었는데...
하루에 두문장 따라하기에 대한 방법으로
저처럼 단순무식한 방법 말고 아이와 신나게 춤을 추면서 랩이나 챈트로 바꾸어서 30번 반복
노래로 맘대로 작곡해서 30번 반복
누가 더 정확히 외웠나 내기하면서 10번 반복
동생에게 읽어주면서(읽는 것이 아니라 외워서 하는 거겠지요)10번 반복
등의 방법으로 조금이라도 아이가 지치지 않는 방법을 개발해야겠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교재를 마치고는
다시 가랑비로 돌아가고 필요에 의해서 방학때만 레벨을 높여서 짧게 집중적으로
시도해 보는 방법도 생각해보고 있고요.(작은아이는 4학년까지는 안 시킬 계획입니다)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면서도
듣기와 읽기 쓰기만 성공해도 맞벌이 엄마로서 최선을 다한 결과일테니
말하기는 나중에 지가 필요한 상황이 오면 스스로 노력해서 성취하라고 하지요.
설마 지금의 듣기가 완전히 무용지물이 되진 않겠지요.
참, 지금 하고 있는 의도적인 듣기...홀라당 잊어버리면 그 시간과 노력이 너무 아까우니
잊지 않도록 복습차원으로 테잎을 가끔 들려줄 계획입니다.
계획이라는 것이 예정에 없는 수정과 보완을 반복하는 것이니
후에 제 계획이 수정되면 그때 또 고견을 여쭙겠습니다.
말하기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을 조성해주지 못하면서
그저 듣기(테잎, 비디오, 씨디)와 엄마가 읽어주기만으로
왜 말하기가 안되나 조바심 내지 않고 초연해 질 수 있을거 같습니다.
모구거님의 글로 그 원인을 파악했고 완전히 납득했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기대할께요.
혹시 시작하시는 다른 분들의 중간결과보고(?)도 기다립니다.
(제가 또 귀는 얇아서리 금방 계획을 수정할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현장에서 그동안 관찰하신 성공한 아이들의 경우
슬럼프를 슬기롭게 넘기는 노하우 같은 것도 듣고 싶어요.
여담이지만 전 초1부터 초5까지 피아노를 배웠는데
처음에 그 재미있던 것이 5년을 하다보니 지겹고 싫어졌었습니다.
그걸 모르신 어머니가 하필 딱 그 슬럼프 시기였던 5학년때 피아노를 사 주시고
본전생각이 나서 그러셨는지 하루 1시간 연습을 강요하시는 바람에
그 이후 수많은 투쟁(?) 끝에 영영 피아노와 작별을 했어요
물론 지금은 후회하지요. 엄마 말 듣고 2년만 더 했어도 왠만한 곡 칠 수 있었을텐데
지금은 아예 못 치는 것은 아니지만 딱 2년 만큼이 아쉽거든요.
제가 집에 피아노를 사놓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도 학교에서 합주부 멜로디 한 파트를 맡아 필요하면서도 학교에서의 연습만으로 버티지요.
참 저희 큰놈(?) 이 영어를 꾸준히 한 계기가 된것이 친정이나 시댁에 들르면 암기한 책(영어) 을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외우게 합니다. 잘했다고 박수 쳐주고 용돈주시고 대견해 하시며 칭찬과 더불어 격려까지 잊지 않고 요런 방법을 아직도 쓰고 있답니다. 쓰기가 잘 안되는 아들 이틀전 제가 그림으로 단련하는 6단계 영어회화 트레이닝 이라는 책을 구입했죠 아이에게 시킬려고 구입할까했는데 애 아빠왈 저보고 하랍니다. 엄마가 공부 하면 아이는 스스로 관심을 가진다구요 ^^;;; 맞는말 입죠 제가 테잎듣고 듣기가 안되어서 반복해서 자꾸 테잎을 들으니 큰놈(?)이 옆에서 절 가르쳐 주네요 ㅎㅎㅎ 아들아 너 쓰기조금 더 분발해서 이책 엄마랑 같이 하자 야 너무 재미있네(^0^) 꼬심
꾸뻥이
2004-06-16 15:09
비탈님 반가와서 글 올립니다. 저도 이제 몸이 조금은 나아졌습니다. 직장다니시면서 아이들 신경쓰기가 정말 힘드실줄 압니다. 저는 주부지만 집에서 아이들과 같이 다른 하루하루를 보내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참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아요 하루 종일 부지런떨고 지금도 김치절여놓고 쑥쑥에 들어왔습니다. 큰놈 오락할때 저도 컴 한번 켜봤죠 비탈님 힘 내시고 아쟈~~~~~~
채린맘
2004-06-16 14:01
아직 유아엄마지만 초등게시판에서 글들을 읽다보면 어떤 경외감 마저 듭니다. 아이가 자라면 엄마의 고민도 함께 자란다지요... 앞으로 가시는 발자취도 계속 올려주실거죠? 님의 글 언제나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비탈
2004-06-16 08:54
미리내님 저도 반갑습니다. 보통 11시 늦어도 12시에는 잠이 드는데 요즘 생각이 많아서ㅎㅎ 작은아이 초등학교 입학하고 보니 시간배정도 다시해야 하고 영어와 우리말 비중도 다시 정해야 하고 맨날 갈팡질팡 이랬다 저랬다 방향을 못 잡고 있습니다(계획표의 여왕답게 생활계획표만 짠게 몇차롄지ㅎㅎ) 큰 아이야 학교 끝나고 피아노 갔다오면 4시, 숙제하고 복습 예습하고 밥먹고 나면 영어할 시간이 딱 나오는데 작은 놈은 학교도 일찍 끝나는데 혼자 집에서 제가 시켜 놓은 것 잘 해 놓지도 못하는 나이고 종일반 유치부에 비해서 오히려 시간이 너무 많아져서 그 시간 어찌 보내야 할지 시행착오중입니다. 퇴근해서 보면 맨날 잠들어 있어요ㅠ.ㅠ(밤에는 잠 못 이루고) 검도 시간을 옮겨야 될듯ㅎㅎ 미리내님 좋은 경험담이나 조언 많이 많이 부탁드려요~~ 플리즈, 플리즈~~~
미리내
2004-06-16 01:17
비탈님ㅎㅎㅎ,모구거님 답글이 아니라 실망하셨겠지만...늦은 시간에 반가워서요. 요즘 고민이 많으신가봐요.저도 그렇습니다. 방향 잘 잡기가 참 고민스러운 부분이군요. 저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자연스러운 (엄마의 입장에서는 의도된) 반복을 하는 편입니다. 아이는 눈치채지 못하지만....아무래도 말하기를 수월하게 느끼는군요. 저도 모구거님 답글 기다리며 이젠 잠 들랍니다.Good night!(벌써 잠자리에 드셨을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