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이 되어서야 영어를 배웠지만 학교 수업만 받았는데도 중학교 졸업 전이면 파닉스 원리 그냥 터득했던 기억, 여러분도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수업 시간에 집중적으로 파닉스 원리를 배운 것도 아니고, 본문 뒤에 몇단어 모아 놓고 공통되는 발음 배운게 고작이었는대도요.
그래서 전 주명이에게 영어를 가르칠 때 '읽기' 보다는 '듣기'에 많이 주력했어요.
당연히 눈에 보이는 효과는 적었지만 '영어'를 이미 공부로 생각하던 주명이에게 파닉스를 집중적으로 가르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무엇보다 '읽기' 전에 먼저 많이 듣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사건이 하나 생겼어요.
작년 11월 쯤, 주명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더니 뭐가 그리 분한지 눈물까지 찔끔거리며 씩씩거리더라구요.
이유를 물었더니, 자기 짝궁이 느닷없이 영어 문장을 들이대면서 읽어 보라고 했는데 자기가 못 읽으니까 자기보고 '멍청한 돌대가리' 라고 했다나요.
"주명아, 네가 못 읽는 건 당연하지. 왜냐하면 엄마가 네게 읽는 걸 전혀 가르친 적이 없으니까. 이번 겨울 방학 땐 주명이도 읽기 배울까?"
라고 제가 말하니까, 훌쩍이며 고개만 연신 끄덕이더라구요.
별로 좋은 계기로 시작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아이에게 '영어 읽기'에 대한 동기 부여는 된 셈이라, 겨울 방학때 Learn To Read with Phonics를 아이랑 일주일에
2-3회 정도 하는 식으로 천천히 나갔습니다.
(이 시디롬의 내용은 공구 활용 예문에 자세히 리뷰되어있으니 내용 소개는 생략합니다.)
아이가 시디롬을 끝낸 다음날, 전 처음으로 아이의 읽기를 테스트 해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내용을 외운 책은 안되니까, 사둔 책 중에서 아직 한번도 읽어주지 않았던 Literacy Place 시리즈 'Hello'를 골랐습니다.
일단은 활자도 크고, 문형 반복도 많고 문장도 몇줄 안되는 거라 부담이 적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아이는 천천히 책을 읽어 나갔습니다.
물론 막히는 단어도 이따금 있었지만 비교적 또박 또박준 책의 절반 가량을 읽어 내려 나갔습니다.
아이가 책 읽기를 마쳤을 때, 전 아이를 꼭 껴안고
"엄만 네가 참 자랑스럽다. 참 잘 읽는구나."
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그러더군요.
"엄마, 저도 제가 이렇게 잘 읽을 줄 몰랐어요." 라고.
딸딸맘님도 저처럼 시디롬으로 시도를 해보셔요.
꼭 리더래빗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꼬랑지; 엄마들이 '읽기'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듣기','말하기','쓰기'에 비해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효과가 빠르고 크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읽기' 중요합니다.
하지만 '읽기'만을 위한 파닉스 학습은 반대합니다.
봄방학때 연년생(93,, 94년생) 조카가 놀러 왔습니다. 같이 온 시누이에게 물어봤더니 1년전부터 파닉스 학습으로 유명한 모학습지를 계속하고 있는데 아직도 파닉스 과정이 안끝났답니다.
뜨아악~
아마 우리 주명이를 이렇게 시켰다면 벌써 안한다고 도망갔을 겁니다.
전 학교 다니고 회사다니면서 영어 공부할때 가장 힘든게 '듣기' 였습니다.
특히, 전화상으로 중요한 계약 건에 대해 얘기할 때는 통화후 등줄기까지 땀이 흐르곤 했습니다. 단 한 문장이라도 잘못 알아들었다가는 회사에 불이익이 가는 일이었으니 그럴 수 밖에요.
차라리 얼굴을 마주 보고 얘기한다면 그 사람의 표정이라든가 다양한 제스츄어 때문에 훨씬 편하게 말할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전 쑥쑥 어머님들이 아이들에게 먼저 영어를 '많이'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어요.
요샌 교재가 널렸잖아요. 비디오도 많고 각종 교육용 영어 게임도 많잖습니까?
딸딸맘님의 글입니다.
> 저희 아이 이번 에 2학년 올라가거든요
> 씽크빅 영어하고있구요
> 파닉스 부분은 재미없어해서 뛰어넘고 그냥 생활영어하고있거든요
> 그러니까 글은 읽을줄 모르구요
> 그냥 대화는 할줄알아요(배운것에 대해서요)
> 그런데 그렇게 하면 장기적인 효과가 없다고해서요
> 배운것도 오래가지않는다고하고...
> 어떻게 해야할지요
> 다시 파닉스를 거쳐서 가는것이 맞을까요?
> 조언좀 부탁드려요
쑥쑥몰
> 
제 영어 공부의 2등 공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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