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은창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은 놀이터에서 친구랑 놀기다
적당한 날씨와 마음이 맞는 친구만 있다면 날을 새고 놀 수도 있어 보인다.
미끄럼틀타기,그네타기,시소타기,철봉매달리기,자전거타기,땅파헤치기,
돌밭걷기,공놀이,잡기놀이,달리기,때때로 울먹이며 싸우는 일까지도 포함해서
그 좁은 놀이터에 아이의 넓은 세상이 있다.
얼마전부터는 친구가 없는데도 놀이터에 나가겠다고 해서 몇 번의 망설임 끝에 내보내고
창문을 통해 은창이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그다지 적극적이지 못한 아이는 무리지어 노는 아이들 틈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를 반복하면서 그 무리에 끼고자 한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그 무리의 특색이 보인다.
제 또래의 남자아이여야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잘 섞이지 못해 빙빙 도는 모습이 안쓰러워
결국 은송이를 데리고 나가던가 했는데
어느날부터인가는 그 시작과 계기를 알수 없는 사이에
내가 모르는 아이들과 놀고 있는 은창이를 발견하게 되었다.
내가 쑥쓰럼쟁이라고만 생각한 은창이의 달라진 모습에 흐뭇하고 약간은 쓸쓸해지도 했다.
이제 엄마가 도와주지 않아도 어떤 일에서는 제 앞가림을 해나가는 모습을 보니 말이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아이는 제가 할 일과 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가건만
무엇이 그리 중요하고 급하다고 자립심이라는 이름으로 아이의 등을 떠밀었던가 싶다.
더욱이 내가 원하는 시점과 상황에 관계없이 스스로 쑥쑥 커나가는 아이를 보면서
이렇게 쓸쓸한 기분도 느낄거면서 말이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노라면
정말 7살 남자아이의 건강함이 내게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보통엄마인 나는
무엇을 할까, 어떻게 할까를 계획하고 있으니
다만 아이와의 적절한 합의을 이끌어내는 것이 서로에게 현명한 처사라고
억지로 생각하고는 있는데...
그렇다면 엄마인 내가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건 어쩌면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자 하는 은창이의 원초적 본능보다도
훨씬 나약한 바람과 지속성을 지녔는지도 모른다.
시류에 영합하기 쉬운 귀와 눈, 그리고 연약한 마음...
이 모든 것은 단지 신나고 즐겁게 놀고자 하는 은창이의 순수하고 강한 열망에 비해
얼마나 무력한 것인가...
그러면서도 나는 끊임없이 듣고 걸러내고 결국에 남은 어떤 것들을 통해
아이의 성장을 돕고자 노력한다.
정말로 그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만은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은창이는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는 보통의 7살 남자아이다.
이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학교 입학이라는 말이 주는 어떤 준비과정에 있음과
그 준비과정에서 절대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미,
그리고 보통이라는 말을 너무 수준낮게 스스로 책정했는지는 모르지만
한글을 유창하게 읽지도 쓰지도 못한다.
다만 수학은 좀 좋아한다는 생각은 든다.
그 외에는 앞에서 말했듯이 그저 노는 것에 흠뻑 취해 사는,
까만 얼굴이 여름이 오기도 전에 더 익어가서 지중해 청년의 모습이다..
현재의 상황에 조급한 마음이 들려고 할 때마다 입밖으로 소리까지 내는
유아적 행동까지 불사?하며 스스로에게 스톱사인을 건다.."안돼...!! 충분해..."
은창이는 책보기를 좋아한다.(책읽기가 아닌..)
가끔 보면 읽는 것도 같지만 대개 그림과 분위기에 심취한다^^
엎드리거나 앉아서 보는 책들이 사방팔방에 널린다.
밤마다의 엄마가 읽어주는 책에 행복해한다.
그렇게 <듣기를 통한 독서가 한글학습의 발판>이 된다.
은창이는 얼마 안되는 집의 책들과 도서관에서 일주일에 빌리는 스무권 정도의 책,
주위 친구들에게서 빌리는 책들로 생활하고 있다.
두세달에 한번 엄마가 고르고 고른 책을 사서 보기도 한다.
요즘 은창이의 쓰기는 단 한가지다.
요즘이라고 말했듯이 전에는 서점에서 산 모학습지로 하루의 양을 정해 나가곤 했는데
그건 일주일 중 한두번만 시간이 되는대로 접해주고 있다.
오로지 매일 하는 쓰기가 하나라는 것이다.
그것은 매주 교회에서 암송용으로 주는 성경말씀이다.
처음에는 암송 목적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쓰다보니 암송이 자연스럽게 되고 쓰는 연습도 되기에
결국 유치원 가기전에 한번 쓰는 일이 은창이의 쓰기 학습이 되었다.
그 양이라는 게...그저 서너어절로 이루어진 짧은 한문장이다.
학습이라 하기에 정말 부끄러운 양이지만 질적으로는 대단히 만족스럽다^^
도서목록도 작성케 했는데 힘들어 하는 것같아
요즘은 내가 따로 육아일기 코너에 정리해서 올려놓는다.
목적을 향해 갈 때 장애가 되는 어떤 것은 포기하거나 미룰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정리할 때 옆에서 책이름과 저자,옮긴이,출판사를 불러주는 것이 은창이의 몫이다.
그렇게 하면서 글과 그림의 작가가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는 것과
옮긴이에 대한 이해, 요상스런 이름의 출판사가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한번은 <웅진닷컴>을 <운진단껌>이라 읽어주는 바람에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아직도 웅진닷컴이 어려운 은창이가 귀엽다^^
여성회관에서 하는 구연동화 수업을 통해 말하기에도 자신이 붙은 듯 싶다.
은송이도 함께 듣는 수업이라 집에서 불렀던 노래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정말 재미있는 표현들이 넘쳐난다.
한글교육의 근간으로 책을 생각할 때 아이와 내가 좋아하는 책은 다음과 같다
*전래동화-->
개인적으로는 세계명작류보다 우리네 정서에 가까운 전래동화류를 더 선호한다.
오랫동안 구전되다가 책이라는 형태로 자리잡게 되기까지 환골탈퇴된 부분에 대해서는
각각의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할머니 무릎팍에서, 아빠의 등언저리에서 들었던 이야기는
참으로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과 함께 좋은 독서교육의 밑거름이 된다고 믿는다
최근에 보니 <청개구리 이야기>에 깔깔거리는 아이의 모습이 천진난만하다^^
(은송이는 슬르다고 울었지만..)
*글자가 없거나 글자가 적은 창작동화-->
처음에는 뭐 이런 책이 다 있나 싶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글자가 갖는 힘 이상으로 그림이 전하는 상상과 사고의 영역이 무한한 그 분야의 책들이
새롭고 신비롭기만 하다.
더욱이 글자가 없거나 적은 것이 좋은 한글 교육이 된다는 것은 뒤늦은 발견이었는데
글자가 많고 정해진 스토리가 나열된 어떤 책에서보다 아이와 주고 받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훨씬 다양하고 흥미롭게 진행되곤 한다.
같은 책인데 매번 바뀌는 이야기와 사건들..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잊혀진 공간의 작은 새 한 마리...
*사라져가는 동시,동요의 세계-->
우리 때는 노력이 아니어도 자연스런 동시와 동요가
이제는 노력을 해야 접할 수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하나의 노래는 하나의 이야기가 내재되어 있다.
노래를 부르고 난 후 이야기를 꾸밀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동시,동요는 책이 없는 순간에도 우리를 책 속으로 여행시키곤 한다
*종교적인 책들-->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지만 성경구절 암송을 통해
자연스런 읽기와 듣기,쓰기로까지 발전한다.
특별히 구약시대의 이야기는 신앙과 관련되기도 하지만
아이로 하여금 흥미진진한 세계로 인도한다
수학은..역시 책을 통하고 있다.
한참 <놀이수학>을 보길래 이번에 <논리수학>과 <개념수학>을 샀다.
이제는 놀이수학보다 논리수학의 한붓그리기에 흥미로워한다.
얼마전에는 탱그램을 하다가 조금 짜증을 부리기도 했지만 모르는 척 했다.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성급한 대응으로
자칫 너무 예민하고 조급한 아이가 될까 싶어서이다.
간단한 보드게임도 좋아라 하는데 가끔 자기가 질 것 같으면 치사해지는 순간이 오는데
나는 그것을 못참는다.
그래서 우리의 게임은 즐겁게 시작되었다가 다툼으로 끝나기 일쑤였는데
그건 내 잘못이 큰 듯 싶다.
남편과 함께 할 때 아이는 항상 이기지는 않지만 항상 즐거워 하는 걸 보면 말이다.
너무 똑바른 상을 주입하려는 나의 엄격주의 경향...
이건 나도 점차로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다.
또 한가지 게임보다 순수한 역할놀이가 아이의 정서에 좋다는 말을 들었는데
소꿉놀이나 선생님놀이, 도서관놀이를 더 많이 해야겠다.
귀찮다고 다음으로 미루지 말고 한참동안 빈공간이었던 은창이의 사서공책에
내 이름과 대출할 책 이름을 올려야지....
수학도 사실 학습지를 했었었는데 내 공부와 관련하여 구입하게 된 초등학교 교과서를 보고
마음을 정리했다.
시간있을 때 학습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옥죄이기보다는
망망한 대해에서 표류하는 경험이 훨씬 재미있고 의미있으리라는 결론이다.
필요한 나침반과 지도를 때에 따라 줄 수 있는 안목과 노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
여전히 문제로 남기만 문제 틀렸다고 언성을 높이는 일보다는 재미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수학도 실험(활동)을 통해 접근하는 일이 다양할 수 있음을 알았다.
예전부터 있었던 것들이겠으나 사람은 있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자 하는 것만 본다고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을 이제야 발견한다.
하여 수학은 책이상의 활동으로 확대하고픈 마음이 간절하지만
액티비티한 것이 인색한 몸과 마음을 지녀서 참 힘든 부분이다.
*원리를 이해해요-->
<놀이수학>,<논리수학>,<개념수학>...정말 고마운 책들이다.
아이는 이 책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수학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사고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언제부터인가 제일 좋아하는 책으로 말해지고 유사영역인 과학책에도 부쩍 관심을 갖는다.
도서관에서 빌리는 책이 아무래도 아직은 창작이 많은데
그 중에서 수(과)학 부분에 제일 먼저 손이 간다.
*기탄사고력수학-->
연산을 하다가 접했는데 훨씬 낫다. 정해진 양은 없지만 아이가 스스로 하곤 한다.
결과에 대한 칭찬을 해주기에 적합하다.
*수학에서 이어진 과학의 끈-->
<우리 몸의 구멍>은 우리집에서 제일 오래된 책들 중 하나다.
이제는 은송이의 책으로 넘어갔다.
거기 맨 마지막에 나오는 애 업은 아줌마가 엄마란다.
<엄마가 알을 낳았대>는 정말 재미있고 유익한 성관련 과학책이다.
그것과 비교해서 <너랑 나랑 뭐가 다르지?>는 좀 남사스럽다^^;;
<샘의 신나는 과학시리즈>도 닳아가는 책이다.
샘이 곧 자기인 듯 샘처럼 그리고 놀고 말하곤 했다. 그림도 참 좋은 책이다
<달팽이 과학동화>는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는 책이다. 거의 매일밤 등장한다.
<천재소년 우가>는 내가 정말 피해가고 싶은 책이다.
한번 읽어주면 다른 책 읽어주기가 벅차다.
내가 달가워하지 않는 만화풍임에도 탁월한 선택이었음에 가슴이 뿌듯한 책이다.
영어는...
일주일에 한번 동화방 수업을 듣는다. 이 수업에서 다루는 책을 읽어주는 일이 중심이 된다.
컴퓨터게임을 하기 전에 Time fot Kids 시디롬을 보는 것을 먼저 해야 한다.
게임과 영어시디롬에 소요되는 시간은 총 40분을 넘지 않는다.
비디오는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며칠째 비디오가게에서 대여해온 해리포터만 보고 있다.
한글자막이라 나도 잘 보고 있다^^;;(드디어 4월 14일 인터넷으로 비밀의 방 구입..)
밤에 책읽는 시간에 한글책과 같은 비율로 영어책을 읽는다.
스토리북과 리딩북을 섞어 읽는다.
참 유치원에서도 일주일에 세 번 뮤지컬잉글리쉬라는 프로그램이 있는 걸로 안다.
집에서는 별로 신경쓰지 못하고 있다. 아이는 좋아하는 것 같다.
코스북으로 산 샤샤는 교재가 좋지만 내가 준비가 잘 안되어서 그다지 많이 하지 못하고 있다.
*사랑스러운 들쭉날쭉..스토리북들-->
사재기의 아픔이 서려있어서 더욱 사랑이 철철 넘치는 책들이 아닐 수 없다.
늘 활용면에서 한숨이 뒤따르지만..은창이는 그림이 다양하고 글씨가 적은 류를 선호한다^^;;
We're Going on a Bear Hunt/Today is Monday/Titch/Go Away, Big Green Monster
rain/I spy시리즈/Love You Forever/ The Snowman/Pete's a Pizza...
*Time for Kids-->
레벨업이 조금 가파른 감이 없지 않으나 런투리드보다 더 좋아하는 책이다.
다양한 논픽션의 세계가 담겨 있다
*런투리드-->
얼마전 아이에게 제일 좋아하는 영어책이 뭐냐고 했더니 런투리드라고 해서 좀 의아했다.
왜냐고 물었더니 잘 읽을 수 있어서라고 해서 한번 더 놀래고...
*리딩트리-->키퍼를 싫어하는 아이가 있을까?
그 밖에는 사실 이렇다할 활동이 없다.
미술도 접해주려고 관련책들을 살펴보지만 그 지속성에 스스로 의문을 가지는 터라
선뜻 접해주지를 못하고 그저 즉흥적으로 스케치북을 펼치는 수준이다.
얼마전 휴대용 이젤을 사주었더니 의자에 앉아 그리는 것에 무척 기분좋아라 한다.
음악은 음치이고 박치인 내가 정말 어쩌지를 못하는 부분이다.
시디나 테이프도 대개가 영어위주이다보니 더욱 문제이기도 하다.
그저 할 수 있는 것으로다 동요를 많이 불러주려고 하는데
그것도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칠 때가 허다하다.
다행히 구연동화 수업 중 접하게 되는 동요나 율동이 있어 집에서 함께 해보고는 한다.
요즘은한자에 대해 좀 고민을 하고 있다..아직 적절한 계획을 세우지는 못하고 있다
사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골치가 아파진다.
그럴 때면 다시 제자리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놀이터에서 얼굴이 벌개지도록 놀고 있는 은창이의 건강한 모습을 본다.
비록 클래식을 모르고 멋진 그림의 세계로 인도되지 못하지만
엉덩이춤을 추면서 노래하고 하얀보드칠판에 멋지게 흩날리는 기차의 연기를 그리면서
즐거워하지 않는가...
손톱에는 흙이 끼고 얼굴은 바람으로 거칠어지고 새옷이 금새 헌옷이 되곤 하지만
건강한 웃음이 있지 않은가....
이제 겨우 사월인데 은창이는 벌써 지중해변 청년으로 변해가고 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길렀던 곱슬머리를 결국 어제 잘랐다
늘상 땀이 범벅이 되어 떡이 되는 머리를 감당하기 힘든 까닭이다
그래도 갈색브릿지를 고집하는 바람에 꽁지처럼 남겨놓은 머리칼이 웃긴다
미용실을 나오면서 "시원하다"며 씽씽카를 몰고 가는 7살 남자아이...
유치원에서 돌아온 오후 2시부터 미용실에 간 삼십분을 빼고 온종일 놀이터에서 사는 녀석..
그렇게 노니 겨우 김치찌개 하나에도 밥 한그릇을 뚝딱 한다
더구나 우리 부부가 피해가는 돼지고기 비계를 애써 찾으면서 하는 말이,
"엄마..하얗게 쫄깃쫄깃한 고기, 저 주세요"
저녁에 책을 읽어주니 하품을 쉴새 없이 한다
책 읽어주는 엄마에게 미안해서 그런지 그래도 굳이 듣겠다고 한 녀석은 어느새
내 무릎에 픽 쓰러져서 침까지 흘리면서 잔다^^;;
그래..말과 생각만이 아니고 진짜로 몸과 마음,영혼이 건강한 아이로 커갈 수 있도록 애쓰고 돕자.
같이 뜀박질하면서 까르르 웃을 수 있도록 애쓰자.
두꺼비집을 만들면서 놀자.
골목길에서 무궁화꽃이 피었다고 외치자.
높다란 까치집을 보면서 비가 와도 까치가 춥지 않을까 걱정도 해보자.
휘어지도록 핀 목련에 탄성을 지르며 아름다워하자...
하나님이 주신 세상의 모든 것에 감사하고 신나하자...그렇게 같이 살자....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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