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4, 중3 아들 둘을 둔 아빠입니다. 직업상 영어와 다소 관련이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해서 영어 공부에 대해서 나름대로 생각해 볼때가 많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영어공부는 더욱 그렇습니다. 은별님을 글을 읽다 보니 제가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늘 글을 읽기만 하다가 오늘은 글을 써봅니다.
우리가 영어라고 통틀어 말을 하지만 세계의 영어는 하나가 아닙니다. 영국에서 미국으로 그리고 많은 식민지로 영어가 퍼져 나갔고 그후에 교통과 통신, 인터넷의 발달로 의사 소통을 위해서 영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영어는 이제 미국말도 영국말도 아닌 전세계 공용어로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입니다. 실제 모국어로 영어를 쓰는 사람보다 제2언어(L2)로 영어를 쓰는 사람들이 수십배 많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어느 특정국가의 문화와 결합된언어로서의 영어가 아닌 서로다른 문화와 언어권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의 의사를 소통하기 위한 도구로써의 영어를 EIL(English as an International Language)라고 합니다. EIL로써의 영어는 특정 문화에 고착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쓰여지는 나라에 따라 많은 변형이 발생합니다. 이또한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합니다.
한국도 비록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지는 않으나 영어학습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다 보니 많은 한국식영어(콩글리쉬)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콩글리쉬를 잘못된 영어로 수치스럽게 생각하지만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하고 있는 싱가포르, 남아공등은 그들만의 영어에 대한 사전을 펴낼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EIL로써의영어가 자국의 문화와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새로운 언어의 변형을 언어의 역동성 정도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간 우리나라의 영어교육 특히 말하기는 매우 열악한 수준입니다. 여러맘님들께서 잘 아시다 시피 영어 말하기를 제대로 구사하는 영어 선생님이 매우 부족하고 일상생활에서 영어 말하기를 접할수 없는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환경의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영어를 모국어로 배운 사람 수준으로 가르치는 일은 가능하지도 해서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은별님이 지적하셨듯이 "영어"가 전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너무나 많은 시간을 아이들 영어교육에 투자를 하시는데 제 사견으로는 너무 과도한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직업상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 외국에서 오래 공부하고 들어와서 국내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일들을 하시는 선생님들입니다. 이분들이 대부분 영어와 한글을 거의 자유롭게 구사하는 바이링구얼(많은 부모님들이 원하시는 능력이죠)이지만 사실 영어를 가르치는일 외에 특별한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말을 배우는 것은 매우 어려운일이기 때문에 두가지 말을 모두 잘한다는 것은 무언가 다른것을 못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이링구얼의 영어선생님들이 대부분 영어선생님이 되기를 원치는 않았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저와 같이 일을 하는 영어선생님들의 대부분은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이 영어선생님이 아닙니다. 원하는 다른 일이 있었으나 그 분야에서 원하는 잡을 얻지 못해서 영어선생님이 된 경우가 참 많습니다.
언어는 지식과 함께 자라납니다. 자라나면서 공부를 하다보면 영어로된 원서를 읽을일이 많습니다. 그럴때 부담없이 읽을수 있는 정도의 실력만 갖춰나가면서 듣기, 말하기, 쓰기는 매일 아주 조금씩 하는 버릇만 들여두면 좋을것으로 생각합니다.(듣기, 말하기, 쓰기를 모두 해서 하루 20분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조금씩 하되 꾸준히 하는것이 방법입니다. 즉 자신의 지식이 자라남과 함께 그러한 지식을 표현할수 있는 능력도 같이 구비해 나가는 것이지요.
제가 본 많은 부모님들은 초등학교때 과도하게 많은 영어공부를 시키십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중학교, 고등학교진학함에 따라 학교공부에 떠밀려 듣기나, 말하기 같은 부분은 전혀 못하게 됩니다. 맘님들이 아시다 시피 듣기나 말하기, 특히 말하기는 네이티브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올려놔도 사용하지 않으면 2년이면 거의 능력을 상실합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전혀 부담을 가지지 않을만큼 아주 조금씩 시키되 적어도 고등학교 졸업때까지는 무슨일이 있어도 해야만 하는 꾸준한 공부로 정착을 시키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실상 아이들이 자신의 듣기, 말하기를 실제로 사용하기 시작하는 시기는 최소한 대학생이 되어서야 가능하기 때문에 이때까지 거의 10년이상을 두고 아주 천천히 조금씩 끈기를 가지고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쓰다보니 글이 두서가 없습니다.^^ 원래의 논점도 다소 벗어난 느낌도 드는군요. T_T
결론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것은 한국말을 쓰지않는 모든 전세계인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분명한 투자가치가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너무 의사소통이상의 과도한 투자도 필요가 없지 않나하는것이 저의 소견입니다. 물론 그 의사소통의 수준이 어디까지냐는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만...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공감하는 부분이 많구요. 콩글리쉬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자국의 문화와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새로운 언어의 변형을 이해하는 측면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국가의 특정 영어 만이 정통 영어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는 발상인데, 그 나라 사람이 그런 주장을 한다면 모를까. 우리 측에서 조차 콩글리쉬를 부끄러워 하고 특정 국가의 영어를 배우는 것에 과도한 투자를 한다면... 심하게 표현해서 사대주의적 발상일 수 있지 않을까요? 인식을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님의 답변 감사합니다.
shawnmom
2004-06-30 17:48
구구절절 공감하는 내용이 정말 많습니다. 좋은 조언 감사드립니다.
비탈
2004-06-30 11:09
Creol English, Singlish 처럼..영어의 변형이 많아질수록 전세계인 누구에게나 통하는 하나의 기준을 정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정통영어가 중요시될수도ㅠ.ㅠ 어렵네요...월드컵때 "Fighting"이라는 콩글리쉬를 따라 말하는 외국인들을 보면서 뿌듯해한(?) 기억이 납니다ㅎㅎㅎ궂이 영어자체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읽는 다양한 영어책의 재미와 맛을 알기에 영어외에 다른언어로 된 동화책까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사람으로서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