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마음님의 글을 읽고 나니,지난 달의 제 눈물겨운 추억만들기가 생각납니다. 전 이제 5살된 아들의 시야를 넓여주고, 다양한 경험을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1월초에 서울로 4시간동안 기차를 타고 오빠네까지 1시간30분동안 지하철을 3번이나 갈아타서 무거운 짐을 들고,20분이나 걸어서 도착했습니다. 서울에 사는 제 새언니는 서울사람들에겐 별거아니라고 했지만, 혼자서 아이를 데리고 이렇게 멀리 온 건 처음이라 전 힘들었습니다. 친정언니랑 합세한 저는 그 다음날 부터 Coex의 방송어드벤처,용인에버랜드,삼성어린이박물관을 다녀보았습니다.
그렇게 눈이 많이 오는 것도 처음보았지만, 그 눈내리는 날 아이신발이 젖을까봐 업고서 박물관을 찾아다닌다고 진땀을 흘리고,지점토로 아이와 함께 눈사람과 나무도 만드니, 그 후로는 아이가 늘 "엄마 다음에도 눈사람 만들자"고 즐거워하는 걸 보니 그 수고로움이 보람스러웠습니다.
전엔 사자와 호랑이를 무척이나 무서워하던 아이가 에버랜드의 사파리를 2번돌아보곤 그 맹수들이 또 보고 싶다며 흥분했습니다.
방송어드벤처에서는 이종사촌누나가 앵커체험을 하는 걸 보고 좋아하더니 뉴스데스크앵커석에 앉아 내려오질 않으려 했고, 집에 와서는 뉴스를 곧잘 봅니다.
솔직히 하루에 2군데는 가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 데 지방과는 너무나 차이나는 수준높고 알찬 전시때문에 한군데도 다 보질못했습니다. 그런점에서는 서울시민들이 무척 부러웠어요. 제아이는 너무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해서 다음에 또 오자고 약속까지 받더군요.
이 일정의 하일라이트는 단연코 폭설로 14시간걸린 귀가과정입니다. 고속도로는 눈이 얼어 큰 차 작은 차 할것없이 기어가다 서다를 반복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국도로 내린 오빠의 차에는 언니와 두 딸,저와 제 아이 그리고 친정엄마가 마음을 조리고 숨죽이며 있었고, 지나가는 차 한 대도 없는 천안국도에서 우리차는 빙그르르 미끄러져 논두렁으로 떨어질 것만 같았습니다. 아,이래서 명절때 서울사람들의 귀향길이 힘들겠구나 하며 이해가 되더군요.
여하튼 무사히 서울여행을 마친 저로선 아이와 저 모두에게 참 유익한 겨울휴가였습니다. 이 두서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마음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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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아이와의 추억만들기
> 제가 힘들때마다 제게는 가장큰 위로가 되는 것들이 있었답니다.
> 김삿갓 방랑자가 흘러나오는 토요일 한낮
> 학교에서 돌아오는 우리 를 맞아주시던
> 두팔벌린 아버지의 함박웃음.
> 졸린눈을 비비며 배웠던 너덜너덜해진 낡은 천자문책.
> 아버지 무릎에 앉아 들었던 옛날옛날에로 시작하는 많은 이야기들.
>
> 내용은 기억나지 않아도
> 아버지의 음성과 그 눈빛과 내게 주셨던 사랑은
> 아직도 곁에 있는 듯 생생합니다.
>
> 언젠가 신문에 이런 기사가 실렸더군요.
> 치매에 걸릴 빈도가 높은 사람은 되새길 추억이 적은 사람이라구요.
>
> 전 지금 아이와 추억을 만들고 있답니다.
> 내가 나이들어
> 내아이가 늙어버린 나를 대신해 책을 읽고 글을 써줄 때
> 전 옆에서 생각할 겁니다.
> 저걸 나랑 같이 배웠었지.
> 그땐 참 힘들었었지. 아니 힘들기는 얼마나 재미있었다구.....
> 니가 말이다. 내가 우유팩으로 글자딱지를 만들어 주었더니
> 넌 글쎄 그 딱지 치기를 얼마나 좋아 했었던지
> 그 딱지들을 무슨 보물 다루듯 했었단다.
> 기억나니? .....
> 수다를 떨겠지요.
> 나른한 오후 되새김질을 하는 소처럼
> 옛날을 되씹기위해 추억을 만들고 있답니다.
>
> 그 추억을 오로지 아이와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 수많은 유혹에 흔들렸어도
> 꿋꿋하게 아이와 단둘이서 한글을 떼고 책읽기를 했답니다.
> 맨날 책읽어 달라고 졸졸 쫒아다니던 아들 녀석이
> 혼자서 막힘없이 책한권을 뚝딱 읽어내는 모습을 보았을 때,
> 무심코 책을 읽던 아이와 눈이 마주쳤을 때
> 아이는 자랑스러움으로 저는 대견함으로
> 우리는 한동안 말없이 웃기만 했답니다.
>
> 그 크나큰 성취감과 기쁨은
> 다른 누군가의 몫이 아닌 오로지 저와 아이와 차지였거든요.
> 그 사실이 저를 더 자랑스럽게 만들었답니다.
>
>
>
쑥쑥몰
> 
우리동네 할인점에서 20만원이예요....어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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