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간 후 맞았던 첫 여름방학 무렵에 영어를 처음으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 때, 저도 학원 어머니 영어 교실(한국인 강사)에 등록했구요.
거의 친목 모임이 되다시피한 그 모임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는 거의 날라리 학생으로 들다날다 하지만요.^^;;;
독학하다가, 외국인 강사가 가르치는 어학원에 다니다가 했지만,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아이가 영어를 배우고 싶다는 데 a,b,c...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 지 부터 겁이 나고, 간단한 숙제를 가져와도 까막눈인 엄마로서는 어떻게 도와줄지도 모르겠더군요.
학교 다닐 때 영어 실력에 비해 영어 시험은 비교적 잘 보는 편이었지만, 그런 찍기 실력으로 무장한 엄마가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한 것이 제가 영어 다시 배우기를 시작한 결정적 이유였을 것입니다.
그렇게 삼년.
아이는 아이대로, 저는 저대로 영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에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늦다는 분도 있던데, 별로 그런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우리 말을 잘 하고 우리 글을 많이 읽고 쓰는 것이 영어를 배우는 데에 확실히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특히 듣기 공부를 열심히 하는 편인데, 최근엔 영화 속의 영어 대사가 쬐끔 귀에 들어오고 있어요.
근데, 단어로는 들리는 데 문장으로는 안 들리는 일이 훨씬 많네요. 문법 실력이 모자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컴퓨터를 켠 후에는 끄기 전까지 영어 사이트에 꼭 들러요. 즐겨찾기 해 놓은 외국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읽어 보는 거죠. 인쇄를 해서 읽어 보기도 하는 데, 그 보다는 습관적으로 관심있는 페이지를 여러번 읽어보는 게 나은 것 같아요.(인쇄용지 절약!)
어제는 테잎듣고 받아 쓰기를 처음으로 했습니다.
처음 듣는 내용으로 5줄 정도의 짧은 문장이었는 데 아이랑 둘이 시합하듯이 했지요.
저의 영어 공부 파트너인 울 아이는 엄마가 테잎 듣고, 소리내서 책 읽고 하는 적극적인 모습에 대해 오버한다며 뭐라 하더니, 요즘엔 집에서 영어를 쓰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엉터리지만)영어로 얘기하면 자기도 받아 주거든요.^^
아이 숙제를 도와 주려고 시작한 영어가 이젠 아이와 별도로 저의 즐거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 당시엔 넘 늦었다 싶었는 데, 일단 시작하고 보니까 그래도 일찍 시작했다 싶어요.
혹시 지금 시작하려는 분이 계시다면 용기를 내시길 바래요.
영어 뿐이 아니라 다른 어떤 것도 마찬가지겠지요.
이 곳 쑥쑥에 처음 왔을때만 해도 남의 나라 얘기 듣듯이 여러 어머님들이 올리신 자료들을 읽는 처지였어요. 영어는 아주 먼 나라 얘기였죠. 하지만 꾸준히 드나들다보니 영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점점 친숙해지더군요. 또 영어에 관심을 가지다보니 영어 자체에 대한 욕심도 생기네요. 영어 자체에 관한 목표는 아니지만 영어를 통한 목표도 새로 생겼어요. 아이 학원에 가면 원어민과의 상담도 자청하고 제가 배우는 강사에게는 짧지만 편지도 보내곤 해요. 상대방은 황당하겠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연습은 찾아서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열심히 하면 된다...이렇게 생각합니다.^^
김형란
2004-07-28 00:10
정말 그래요, 서로맘님. '시작이 반'이지요. 그런데 왜 저는 그 중요한 '시작'이 제대로 안되는걸까요? 늘 영어 언저리를 맴돌지만 언제니 '앞부분만 손 때 묻은 '성문 영문법'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답니다.(ㅠ.ㅠ) 영어 잘 하시는 분들께 맨날 '어떻게 귀를 뚫으셨나요?"하고 하나마나한 질문만 일삼구요. 계속해서 영어를 공부하도록 밀어주는 가장 중요한 추진력은 '목표'인 것 같아요. 영어를 몰라도 아주 크게 불편할 일은 없는 제 상황이 '목표'를 흐리게 만드는가 싶기도 합니다. 거창하고도 먼 미래의 목표를 좀 더 구체적이고도 단기적인 목표로 바꾸고, 그리고 '시작'을 해야겠지요. 서로맘님의 영어 공부 이야기 자주 들려주세요~. 먼저 간 사람들과 함께 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언제나 힘과 희망과 위로가 되니까요.
서로맘
2004-07-27 18:43
롱헤어님도 홧팅! 입니다.^^ 그리고 Chang님. 전체적인 문장에 대해 그 의미를 잘 알 수 없는 것은 문법 때문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으흠....열심히 듣고 읽다보면 극복할 수 있다는 말씀이죠? 용기를 가지고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영어는 그다지 논리적이지는 않은 언어로 보이네요. 만약 논리적인 언어라면 문법으로 많은 부분을 해결 할 수 있을텐데...영어를 잘 하는 데에는 무수한 '반복'과 '끈기'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그 때문(비논리적 체계)이 아닐까 싶습니다.
Chang
2004-07-27 12:20
서로맘님 듣기에서 문장이 들리지 않는 것은 문법과 관련이 없답니다. 많이 들으셔서 듣기가 되면 단어가 다 들리지만 뜻을 모르는 단계가 오게 됩니다. 즉 읽기를 할 때와 마찬가지가 됩니다. 읽기에서 기본적인 발음법을 익히면 하면 다 읽을 수 있지만 모르는 단어가 있고 전체적인 문장의 뜻을 모를 때도 있지요. 들리는 것과 뜻을 아는것과는 별개의 문제가 됩니다. 꾸준히 들으시고 꾸준히 읽으시면 다 들리고 뜻도 다 아시게 될것입니다.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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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맘 
영어에 푹 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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