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에 와서 처음 듣게 된 용어가 연따라는 것입니다. 사전에도 안 나오길래 이곳 게시판을 뒤져서 설명을 찾아 봤습니다. “연속해서 따라 하기”의 준말이더군요. 원래 원류(?)는 다른 사이트에서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리스닝(듣기 연습)의 한 방법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원래 이 “연따”방법은 영어로 표현하면 “Shadowing”이라고 합니다. 언어 교육학에서 널리 쓰이지는 않지만 가끔 등장하는 단어 입니다. 원래는 인지심리학에서 주의집중(attention)을 설명 할 때 나오는 용어 입니다. 간단히 인지심리학에서 하는 주의집중 실험에 관해서 설명을 드리면…
“”실험자에게 헤드폰을 씌웁니다. 이 헤드폰은 양쪽에서 서로 다른 내용의 말이 나옵니다.(말하는 사람도 틀립니다.) 실험자에게 양쪽에서 들리는 말 중에서 한 사람 말만 따라 하라고 합니다.(이것을 “Shadowing” 이라고 합니다. 문장단위 또는 단어단위로 연속해서 따라 합니다.) 실험자는 처음에는 양쪽에 다른 말이 나와서 혼란스러워 하지만 곧 한쪽을 정해서 잘 따라 합니다. 실험이 끝난 후 시험자에게 따라 하지 않았던 다른 말에 대해서 물어보면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 사람의 주의력에 대한 시험입니다. 즉 인간은 집중하는 것 외의 나머지 것은 기억하지 못한다는 실험입니다.””
Shadowing을 듣기 훈련에 사용하는 방법은 일본에서 처음 개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인들이 갑작스럽게 집중적으로 듣기훈련을 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주 용도는 토익시험을 봐서 단기간에 고득점할 필요가 있는 직장인을 상대로 많이 쓰는 방법입니다.(토익시험은 리스닝이 절반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것이 최근에 국내 토익열품을 타고 국내에도 상륙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테이프 하나를 정해서 수십번을 흘려듣고 그다음 집중듣고, “연따”하고 “정따”합니다.(테이프 뽀개기로 부릅니다.-테이프가 뽀개질 때까지 반복해서 듣는 다는 의미 라고 합니다.) 수많은 증언에 의해서 이 방법은 토익에서 단기간에 리스닝 점수를 올리는데 효과가 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인 의견은 이러한 방법은 단기적인 시험을 위해서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리스닝 실력을 늘이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책을 수십번, 수백번 읽는 다고 해서 읽는 능력이 향상되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언어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표현을 듣고 이해하려면 다양한 것을 많이 듣는 쪽이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즉, 같은 테이프를 수십번듣는 것 보다는 비슷한 수준의 다른 내용의 테이프를 여러 개 듣는 쪽이 훨씬 유익하고 효율도 있고 리스닝 실력도 장기적인 향상을 바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높은 토익점수를 획득하고도 쉬운 영화 한편을 자막 없이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실제 영화에 나오는 대사는 토익 시험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다양한 많은 컨텐츠로 듣기를 접하지 않으면 아마도 영원히 영화를 자막없이 보기는 힘들지도 모릅니다. 초등, 중등학생중에서도 이런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이 꽤 있습니다. 학원, 학교에서 높은 영어 성적을 올리지만 정작 인터뷰를 통해서 주제에서 갑자기 벗어나는 질문을 던지면 두번, 세번 말해줘도 듣지를 못하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짧은 기간안에 영어를 잘하는 방법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입니다. 평생 자신이 경험하고 공부하는 모든 것들이 영어로 표현될 수 있어야 하기에 “조금씩, 꾸준히” 이 두 가지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습니다. 테이프가 뽀개질 때까지 반복해서 듣는 방법이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평생 그렇게 할 수 있는 시간과 의지를 가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어느 한시기만 이 방법으로 수준위에 올려 놓으면 그 다음은 쉬울 것이라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언어에 대한 사람의 망각 능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테이프를 뽀개는 방법으로 단기간에 리스닝 수준을 설사 올릴 수 있다 가정 하더라도 그것을 망각하는 것은 더 빠른 시간 안에 가능합니다.
예전에 한번 제 정체(?)에 대해서 말씀 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초등4학년, 중학교3학년 남자아이 둘을 둔 아빠입니다. 영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애들은 중이 자기 머리를 못 깎는다고 여기 맘님들에 비하면 거의 자유방임 수준입니다. 제 관점은 어차피 영어공부는 학교에서 많이 시키기 때문에 집에서는 영어에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미가 있으려면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깨달아야 하겠죠. 그 이유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로 시키는 것은 하루에 한번은 아무리 짧게라도 영어로 말을 하게 합니다.(학교에서 이걸 시키지 않더군요)
꾸뻥이
2004-07-28 15:00
chang 님 저도 연따 정따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그냥 6년간 자연스럽게 팝송도 틀어주고 교재도 아이와 상의해서 선택하고 자연스럽게 집에서 흘려듣기 식으로 틀어놓다 보니 어느 순간에 아이가 줄줄줄 연결해서 따라 하더군요 지금 11권째 들어갑니다.(300단어수록) 했던 책으로 정따를 할려니 아이가 이제는 시시해 하네여 ^^ 그렇다고 아이가 거기에 집중해서 듣는것도 아닌데 이제 연따가 쉽다고 하니 정따도 한문장 끝나고 따라하고를 한단원씩 하루에 하고있지요 이제 슬슬 놀아가면서 영어를 하고 있는 아들입니다. 예전부터 학습이라 생각하지 않고 놀면서 느낄수 있게 꾸준히 해서인지 지금도 정따 아이가 놀아가면서 쉽게 하고 있답니다. 테이프 뽀사질 정도로 틀지는 않았는데 아이가 편하게 받아들일 정도의 환경제공이 제일 큰것 같고 또하나 꾸준히 조금씩 유도한것이 크게 작용한것도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체리맘
2004-07-27 15:21
정말 핵심을 알기 쉽게 잘 짚어서 말씀해 주시네요. 자녀 영어 교육에 대해서도 공개해주세요
태민맘
2004-07-27 15:10
그동안 연따에 대해서 궁금했는데^^ 정말로 들릴까? 하며 나한테 써봐? 했는데 우띠 chang님의 마지막 말이 강탑니다. '어느 한시기만 이 방법으로 수준위에 올려 놓으면 그 다음은 쉬울 것이라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언어에 대한 사람의 망각 능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ㅋㅋ 좋은글 고맙습니다.
쑥쑥몰
> 
Chang 
연따에 대하여...
최신
이전
